엑소더스 Exodus 란 '출애굽', 이집트에서 400년간 노예살이를 하던 히브리인들이 애굽에서 나옴, 탈출함을 말합니다.
옛날 영화 <십계>, <모세>를 기억하며 이번에 리들리 스콧이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로 불후의 명작 리스트 반열에 오를 대작을 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실망입니다.(물론 영화는 기대치가 얼마였는지에 따라 평점이 매우 달라지지만요)이 영화가 기독교적이지 않을 거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고, 그럴 것이라는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 섭섭한 마음을 피할 길이 없네요.
고대 이집트를 묘사한 미술 아름답습니다. (BC13세기?)
관능적이고 화려하고 섬세하고......의상에서 악세사리, 파라오의 궁전과 도시 모두 허투루 볼 것이 없었어요.
'부와 명예와 권력을 가진 남자, 자칭 신이라 부르는 남자' 람세스와 나이트가운 멋졌어요 ㅎ 그닥 리얼 액션도 안보여주면서 포스 하나로 끝내주더군요 (왜 영화에서는 나쁜남자, 팜파탈이 매력적으로보이는지 ㅋ 율브리너도 람세스로 나왔을 때 한 멋 했죠 ) 그시대의 애굽 여인들 미모나 의상이나 21세기의 눈으로 봐도 참 아름답습니다.
12세 관람가 등급이라 잔인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아무도 관람등급은 '얼마나 피가 낭자하느냐' 의 수위로 매겨지죠? 히브리인 노예를 채찍하고 살륙하는 잔인한 신, 전투신들이 등급에 맞게 많이 잔인하지 않아서 저는 좋았습니다. 무서운 영화를 못보는 지라 ㅠ.ㅠ
리들리 스콧 답게 람세스와 모세의 갈등과 대결구도를 전투적으로 묘사했더군요,
(성경에 모세가 히브리인의 군사력을 증강하고 게릴라식 전투를 펼쳤다는 이야기는 없지만ㅠ) 스펙터클한 사이즈의 영화에요. 4천명 이상 동원되었다는 엑스트라로 실사감을 주면서도 입체감이 들면서 웅장해요, '쪽수 우월의 법칙' 은 항상 통한다는데, 애굽이 히브리인들의 번식력을 두려워하여 학대한 것처럼 그시대 세계사를 써내려간 이집트의 람세스가 가지는 병력과 부와 사치의 사이즈 또한 넘치도록 스크린에서 번득였습니다.
고전을 좋아해서인지 고전의 화려한 의상과 미술, 강력한 군사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남성적인 파워를 보면 희열을 느껴요, 그래서, 헐리웃의 스펙터클한 영화들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ㅎ
리들리스콧의 <엑소더스>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재앙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과학적 고증을 통해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발생한 천재지변이었다고 설명하더군요. 당시 10대 재앙을 동물의 먹이사슬이 엉키면서 피바다가 시작되고 -> 각종 병충해 및 가축질병에 -> 인간에게까지 밀려왔다는 식의 추론을 갖고 있어요.
성경에 10가지 재앙은 이렇습니다. 1. 물이 피가 되고 2. 개구리떼가 올라오고 3. 티끌이 이가 되고.......
그런데, 4번째 재앙부터는 다릅니다. 애굽에는 재앙이 내리고 히브리인들이 사는 고센지방엔 재앙이 미치치 않아요!
4. 파리떼가 득실되고 5. 가축들이 죽고 6. 악성종기가 발병하고 7. 우박이 내리고 8. 메뚜기 떼가 들끓고 9. 흑암이 덮고 10. 장자들이 죽지만, 여호와를 믿는 이스라엘 민족들에게는 재앙이 내리지 않습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의 애굽을 요구하며 람세스와 애굽에 내린 10가지 재앙 중에 개구리, 이, 메뚜기 등은 애굽인들이 믿었던 신이랍니다. 그들의 신이 그들을 구원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엑소더스>는 비성경적인 정도가 아니라 성경에 충실한 부분이 거의 없어요.
출애굽하는 히브리인들은 은금패물을 걸고 의복을 입고 애굽인들이 보는 가운데에 '위대해' 보였습니다. 이 영화에서처럼 패잔병이나 범죄자 추방되듯이 야유를 받으며 나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홍해 마른 땅을건너갔죠 ㅠ.ㅠ
아무튼 리들리스콧의 <엑소더스> 는 옛날영화 <십계>,< 모세> 처럼 성경에 충실한 영화는 아니에요. '신의 대리인'으로 나오는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화들짝 놀랬어요, 꿈에 나올까봐 두렵습니다 후들;;
아무튼 늘 그렇듯이 His Story를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을 조금 하실 거에요.
굳이 딴지를 또 걸자면 지난 영화 <Son of God> 에서 Son 앞에 정관사 The 를 안붙여 그분의 신격을 폄하하였다는데, 여기서도 Gods라고 God의 레벨에 god들을 동급으로 매기는 걸 보면 제목에서부터 감독과 제작진의 신심을 알 수 있죠.
영화는 오로지 영화로만 보라는 지인들의 가르침에 충실하고도 허무한 느낌 들어요.
그럴 줄은 알았지만, 저는 최소한 '출애굽' 장면 만큼은 스크린에서 보는 감동으로 되새김하고 싶었는데, 홍해를 건너는 데서도 감독과 저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다른 것을 믿는 거 같아 ...... 뛰어난 영화미술과 최고배역들의 최고연기에도 불구하고<엑소더스:신들과 왕들 Exodus: Gods and Kings, 2014> 제 기대치에서 보면 참 섭섭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