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함과 자연스러움의 대명사, 무지

자연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편안한 색감, 소재의 특성을 그대로 살린 무뚝뚝하지만 정겨운 질감, 단순하지만 사용하기 편한 디자인. 일상에서 사용되는 생활용품을 만드는 무지는 이처럼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살려 편안하고 따뜻한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다. 화려하고 튀는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차가운 느낌의 모던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디자인 취향이 ‘집’이라는 공간에 적용되면 누구나 한 가지 원칙을 갖게 된다. 집은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풀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일본 무인양품의 토탈 생활용품 브랜드인 무지(Muji)의 제품들은 이 원칙에서 출발했다. 생산과정의 간소화와 깨끗한 소재, 포장의 간략화를 통해 심플한 디자인과 경제적인 가격으로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이다.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 무지

무지는 1980년 12월, 일본에서 9개의 가정용품과 31개의 식품을 처음 출시하면서 탄생했다. 무지가 생산하는 제품의 특징은 그들이 가진 원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개성과 유행을 상품화하지 않고 지구 차원의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이 디자인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강한 개성보다는 ‘전체적으로 이래서 좋다’는 편안한 쓰임새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첫 제품을 출시한 이후 무지는 자연스러움을 최대한 살린 소재와, 표백과 염색을 하지 않고 만든 제품 시리즈 등을 생산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해 나갔다. 그리고 이와 함께 일본 내 직영점과 백화점 형 대형 매장의 수를 꾸준히 늘렸다. 1986년부터는 해외 판로 개척과 국제적인 네트워크 확대에 힘을 쏟기 시작하면서 1991년 영국 런던에 해외 무지 1호점을 오픈했다. 1993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생산 제품 다양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주방용품과 욕실용품, 세탁용품 등의 생활용품 전반은 물론 가구, 문구류, 의복영역, 란제리, 임부복, 아동복, 어린이용 가구 등 제품 라인을 대부분의 일상생활용품 분야로 확대시켜나갔다.

2003년에는 롯데상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에, 2004년에는 스웨덴과 이탈리아에 진출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도 지속했다. 2005년에는 무지가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정을 받게 되는 계기가 생긴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독일 이프 디자인 어워드(If Design Awards)의 5개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게 된 것. 이를 계기로 무지는 자체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하기에 이르렀으며 2006년 52개국의 4,800여 개의 디자인이 응모한 ‘무지 어워드’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한국에서 직접 만나는 무지의 제품들 무지 



제품의 특징은 세 가지이다. 우선 소재의 특징을 들 수 있다. 무지는 전 세계에서 조달하는 원재료와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철 소재, 품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버려지는 물건 등을 활용해 맛있고 건강한 식품과 착용감이 좋은 의복, 사용하기 편리한 생활용품들을 생산한다. 두 번째로는 다듬거나 광을 내는 등 상품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상품 본래의 질과 관계없는 불필요한 작업을 생략한 생산과정의 간소화를 통해 경제적인 가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과도한 포장을 하지 않거나 일괄 포장을 하는 등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쓰레기를 줄이는 포장의 간략화를 들 수 있다.

무지의 제품들은 그래서 베이지색, 갈색, 회색, 흰색 등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컬러와 투박하지만 정겨운 질감을 지닌다. 또,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만 있는 시계처럼 본래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들, 오래 사용한 후에는 행주나 화장실 매트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스타월처럼 기능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무지 매장에서는 무지 전체 생산품의 약 70% 정도를 만나볼 수 있는데 대부분 실용성을 살린 특징들이 잘 드러난 제품들이다. 몸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의류와 재생지를 사용한 문구류, 부드러운 소재의 질감을 살린 패브릭 제품과 단순한 디자인의 가구들, 화려한 무늬와 컬러를 일체 배제한 주방용품 등을 만나볼 수 있는 것.
 
지난 2003년 11월 잠실 롯데 영플라자에 처음 오픈한 무지 1호점을 시작으로 2006년 4, 5호점을 오픈하는 등 매장 수를 꾸준히 늘려왔고, 현재는 9호점인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10호점인 롯데마트 송파점까지 모두 10개의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내에 수입되지 않는 제품을 주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가구의 경우 카탈로그에 있는 제품을 보고 주문할 수 있다. 롯데 멤버스 회원인 경우 10% 적립이 가능하며 수시로 진행하는 10~20% 할인 행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김영리 기자｜사진 조중민｜취재협조 무인양품(02-2632-8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