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mony of Imaginary Color and Idea, Pylones
상상을 초월하는 컬러와 아이디어의 세계, 필론

형광 핑크색 갑옷으로 무장한 로봇이 키친 타이머로 변신한다. 은색 치마를 입은 여자 인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 종류의 칼날을 가진 강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발랄한 컬러와 기발한 상상력이 넘치는 아이디어의 세계, 필론이 그리는 동화 속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열 평 남짓한 매장. 얼핏 보면 작아 보이지만 매장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신기한 동화 속 세상이 눈앞에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비비드한 컬러와 상상력을 물씬 자극하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제품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품 제조업체 필론(Pylones)의 명동 1호점이다.

즐거운 요리, 재기발랄한 생활
필론은 1985년 프랑스에서 디자이너인 쟈끄 기요메(Jacque Guillemet)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현재 파리와 뉴욕, 도쿄, 이스탄불, 홍콩, 암스테르담 등 전 세계 주요 대도시에 3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필론의 제품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태어나는데, 키친웨어부터 키즈, 오피스, 뷰티, 데커레이션, 액세서리, 아웃사이드, 러버에 이르기까지 여덟 개 카테고리의 생활용품을 생산해 선보이고 있다. 필론 제품들의 가장 큰 특징은 프랑스의 감각과 실용주의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필론만의 독특하고 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완성해내고 있다는 점. 제품 하나하나가 팝아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의 생동감은 요리를 즐겁게, 생활을 재기발랄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의미 있는 것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고정관념 비틀기를 통해 심심하고 재미없는 일상용품들을 생명력 넘치는 디자인 제품으로 재탄생 시킨다는 점이다.

필론은 자신들만의 이런 아이덴티티를 지속시키기 위해 전체 수익의 1%를 적립, 독특한 안목과 기발한 상상력, 잠재적 디자인을 가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필론의 제품들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상품에 따라 미세한 흠집이 있거나 페인팅 처리가 다소 매끄럽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수작업으로 탄생된 많은 제품들이 그렇듯 이런 현상은 똑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다는, 수작업 제품만의 장점으로 더해진다.

필론 제 1호점, 명동 매장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미 많이 운영되고 있는 필론의 매장이 한국에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2008년이다. 필론의 한국총판인 필론파리스가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필론의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지만 명동점에는 온라인에서 판매되지 않는 소량판매 제품들까지 구비되어 있다. 명동에 1호점이 문을 연 이후 N서울타워와 잠실 교보문고, 신세계 센텀시티 등에 또 다른 매장이 문을 열긴 했지만 규모 면에서 보면 명동 매장이 가장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 안에는 그야말로 상상력을 한없이 자극하는 제품들이 가득하다. 외계에서 온 오징어 모양의 휘스크, 설탕이 굳지 않게 흔들 수 있는 슈가 셰이커, 고무 날개 손잡이가 달린 에스프레소 컵, 키 판을 잡고 수영하는 여인을 형상화한 스푼, 만세를 하고 있는 남녀 모양의 샐러드 서버 세트, 노나라는 이름을 가진 은빛 치마의 강판 여인, 우산으로 변신하는 드레스 입은 여인, 다람쥐가 살고 있는 화분(물이 부족하면 다람쥐가 나무속으로 숨어 버린다), 케이크 트레이를 본 따 만든 브레드 빈, 재를 털고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재가 안으로 들어가 없어지는 재떨이, 하이힐 모양의 구두 주걱 등 아이디어가 눈에 띄는 제품들은 열거하기에만도 숨이 찰 지경이다. 이와 함께 유아용 턱받이나 윈도우 클리너, 머리빗, 손톱 깎기, 열쇠 걸이 등 컬러풀한 감각을 살리면서도 실용성을 놓치지 않은 제품들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제품의 가격은 온라인 쇼핑몰과 동일하지만 매장에서는 매주 다른 아이템을 선정해 진행하는 10~2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1년에 한 번 전 품목을 20~50% 할인해서 판매하는 패밀리 세일 - 올해의 경우 지난 8월 말, 온라인 쇼핑몰과 명동의 1호점에서만 진행했다 - 을 하기도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추석과 설 당일을 제외하고는 연중 내내 문을 연다.

글 김영리 기자 | 사진 조중민 | 취재협조 필론파리스(02-569-3686 www.pylones.kr), 필론 명동점(02-752-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