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9등급'이지만, '땐'스 스'뽀'츠는 잘하고 싶다!

구조조정이 시작된 조선소에 취업을 준비하는 거제여상 학생들.

그곳에 다른 꿈을 꾸는 소녀들이 있다.

완뚜쓰리뽀 앤 완뚜쓰리뽀!

열여덟 소녀들의 '땐뽀'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참고 : http://www.djuna.kr/xe/review/13319882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4327

처음 ‘땐뽀걸즈’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는 고등학교 소년 혹은 소녀가 등장하는 전형적인 일본(청춘)영화라고 생각했다. 듣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알아보니 거제도에 있는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 땐뽀(댄스스포츠) 반에 관한 다큐멘터리였고(영화로 만들어지기 전 KBS에서 방영까지 했었고) 단순히 거제여상 소녀들이 땐뽀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웃음과 갈등 그리고 성장 등에 관한 내용만이 아닌 거제도의 조선업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는 몰락의 모습 또한 살펴보고 있다.

거제도라는 외곽지역

조선업으로 한때 흥했지만 갑작스러운 불황과 구조조정으로 휘청거리는 지역

노동자의 도시 남성들의 도시

그곳에서 살아가는 18살 소녀들

꿈도 희망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당장 취업을 생각해야 하는 처지

선생님의 권유로 우연한 기회로 고등학교에서 시작한 땐뽀

소녀들에게 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그것에 대해서 자세히 묻거나 직접적으로 알려주려고 하기 보다는 ‘땐...’은 그저 선생님과 학생들이 어떻게 춤을 하나씩 가르쳐가고 배우는지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그 과정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소녀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겨질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 최선을 다하고 진지하다가도 장난스러워지는 모습도 보이는 그 모습 자체를 바라보도록 해준다.

그리고 그런 소녀들을 혼내고 어르고 달래고 때로는 어리숙하게 보이기도 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서 소녀들의 마음속에 큰 존재로 자리 잡는 선생의 모습 또한 깊은 인상을 주게 된다.

꿈

춤

취업에 대한 고민

소녀들 사이의 갈등과 다툼 그리고 화해

웃음과 눈물

각자 다른 처지와 사연들

소녀들의 고민들을 되도록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해주려는 ‘땐...’은 소녀들이 금연을 다짐하거나 숙취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술기운을 달아나게 해주려고 선생님이 숙취해소음료를 건네는 모습들에서 어떤 강조를 하려고 하기 보다는 그냥 편하게 일상처럼 보여줌으로써 색다른 놀라움을 보여주고 있다.

좋지 않은 집안환경에 대해서 미처 알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는 자책도 하고 아이들에게 다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웃고 즐기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아이들을 이끌려고 하는 선생의 모습과 개성 넘치는 소녀들이 서로 웃고 떠들고 다투고 그리고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하는 모습에서, 유별나고 특이하다고 말할 수 있는 선생이고 평범한 모습들 가득하지만 그 어떤 고등학생도 평범할 수 없기 때문에 독특한 학생들이지만 그들이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서 어려움 없이 서로를 말할 수 있는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런 따뜻함을 많이 볼 수 있지만 그런 모습들을 보다가도 그들의 모습에서 어떤 희망으로 가득하기보다는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움도 느끼게 된다. 거제도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당장 생각나고 그로 인해 있을지도 모를 소녀들의 암울한 앞날을 걱정하게 된다. 잘 되리라 잘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세상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소녀들이 땐뽀에 열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때때로 보여주는 거제도의 우울한 현실을 생각한다면 ‘땐...’이 살펴보는 방식이 뭔가 알맞지 않은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당장 앞으로 있을 일들을 모르는 척 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뭐가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혼란스러움까지 모두 함께 다루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다루려고 하지만 그 모두를 잘 해냈다고 말하기에는 약간의 아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다는 점 때문에 ‘땐...’을 나무라고 싶진 않다. 절망하지 않고 춤을 추고 있는 소녀들의 모습에서 어떤 근심을 하게 되지만 너무 걱정만하면 지금을 놓칠 수도 있고 낙관과 긍정을 잃을 수도 있으니 그들이 겪을 삶의 험난함을 잘 이겨나가길 바랄 뿐이다.

고민들이 늘어갈 것이고 힘겨움도 많아질 것이지만 소녀들이 지금과 같은 웃음을 앞으로도 잃지 않길 바랄 뿐이다.

한껏 찌푸린 표정을 하고 걱정으로 가득한 거제도의 (어른들의) 모습과 소녀들이 밝은 모습이 계속해서 대비되고 있고 소녀들의 가족들과 소녀들의 꿈과 여러 갈등까지 조금은 어수선하게 다뤄지고 있는 ‘땐...’은 산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충분히 볼만하고 여러 가지가 매끄럽게 이어지진 못하다는 생각이지만 이걸 보다보면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게 되고 어색하기도 하고 어설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춤추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소녀들의 모습처럼 이 다큐멘터리 또한 모든 게 잘 꾸며지진 않았어도 소녀들을 지켜보며 좋은 진행과 끝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다보면 소녀들만이 아닌 거제도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는 다큐멘터리였다.

참고 : ‘땐...’은 처음에는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2017.04.13 방송)로 방영된 것을 영화용으로 새롭게 편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상세한 설명(내레이션과 인터뷰)으로 채워진 TV 방영용 편집이 더 좋은 것 같다. 영화는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거제도의 어둡고 우울한 풍경을 잘 담아내지도 못하고 있다. 영화용은 아무런 설명 없이 거제도를 보여주고 어느 정도 눈치 챌 수 있게만 했다면 TV용은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