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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우다가 정든다더니만.. "

헐리우드 가족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복합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들입니다. 복합 가족이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자녀를 두고 있는 남자와 여자가 재혼을 하면서 완전한 남이었던 그 자녀들까지 가족이 되는 구성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복합 가족은 당연히 헐리우드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죠.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새롭게 만들어지는(?) 가족의 형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니까요. 이 작품 <덕수리 5형제>는 바로 그 '복합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고 있던 어머니, 그리고 아들 둘을 두고 있던 아버지

두 분이 결혼하고 막둥이까지 낳게 되면서 탄생하게 된 덕수리의 다섯 남매 !

< ▲ 만나기만 하면 죽어라 싸웁니다. 그야말로 물과 기름 같았던 네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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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두고 있던 어머니와 아들 둘을 두고 있던 아버지가 느즈막하게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됐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가족, 여기에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는 늦둥이가 태어나게 되면서 다섯 남매가 완성이 됐는데 그 막둥이와 부모님이 네 남매 사이의 교집합이긴 하지만 원래는 남이었던 네 남매는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거립니다. 특히나 완전히 대비가 되는 성격은 그들이 한 가족이 될 수 없는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에 마주치는 것조차 꺼려했던 이들이었지만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을 맞아 부름을 받고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집에 모이게 되죠. 그런데 그들을 한 자리에 불러모았던 부모님은 어디 가셨는지 연락이 안되는데, 조금씩 불안감을 느끼던 그들은 부모님이 실종되었음을 직감하고 직접 부모님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쉽게 짐작이 되는 이야기 흐름, 때문에 영화는 그 속에 변주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장르 혼합은 요즘에 종종 보게 되는 것 같네요

< ▲ 그런데 부모님이 실종되면서 이들은 힘을 합칠 수 밖에 없었죠​

막내가 들고 있는 저 5만원짜리에는 단서가 있었구요 >​

이런 대략적인 줄거리만 보더라도 <덕수리 5형제>의 이야기는 쉽게 짐작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면서 만나기만 하면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었던 이들이 '부모님의 실종'이라는 큰 사건에 직면하게 되면서 직접 부모님을 찾아나서게 되는 과정속에 조금씩 조금씩 진짜 가족이 되어갈 것이라는 것은 뭐 당연한 수순이기도 할테니까요. 그래서 이 작품은 그 당연한 수순에 지난 8월에 개봉했던 <내 연애의 기억>과 같은 영화처럼 코미디에 스릴러적인 요소라는 두가지 장르를 혼합하면서 변주를 가하고 있는데 그런 시도가 크게 인상적으로 다가오지는 못한 작품입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에 '송새벽'이 출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네요.

하지만 웃음 타율이 약한 '코미디', 허술한 이야기의 '스릴러'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영화가 되어버리고 말았던 <덕수리 5형제>

< ▲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흐름은 뭐 쉽게 예측 가능한 것이기도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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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작품의 '코미디'는 그 타율이 약합니다. 몇몇 상황들과 몇몇 대사들을 통해서 웃음을 유발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작품의 웃음 빈도는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던 것이죠. 게다가 중후반부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부모님의 행방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가미되는 '스릴러'적인 요소들은 그 이야기가 많이 허술하고 편집점 역시 어색하게만 느껴집니다. 그저 '반전' 하나에만 힘을 싣으려고 하다보니 전체적인 이야기의 짜임새는 느슨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는데 이렇다보니 '코미디'의 매력도 부족하고 '스릴러'의 매력도 부족하며 이들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의 감정선 역시 그다지 와닿지가 않습니다.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영화로만 느껴지던 <덕수리 5형제>, 게다가 영화가 취하고 있는 설정 역시 조금은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네요. 그 물과 기름같던 이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기 위해서는 꼭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어린 시절 추억의 만화 '독수리 5형제'를 떠올리게 하던 몇몇 장면들과 음악 !

다만 지극히 단편적으로만 느껴지는 캐릭터들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 ▲ 경찰로 등장하는 우리의 기린, 최근작 '좋은 친구들'과는 또 다른 캐릭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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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의 캐릭터들은 지극히 단편적인 캐릭터에 불과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혼을 한 뒤 15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첫째 '수교'(윤상현)는 여전히 윤리적이고 올바른 인물로 그려지지만 그저 어리버리하게만 보일뿐이고 둘째 '동수'(송새벽)는 왜 15년동안 화가 나있는지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셋째 '현정'(이아이)과 넷째 '수근'(찬성) 역시 그 한결같은 캐릭터는 쭉 이어지는데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았던 막내 '수정'(김지민) 역시 그 존재감이 미약하게만 느껴지다보니 이 다섯 남매 캐릭터에서는 별 매력을 느낄 수도 없었습니다. 다만 추억의 만화 '독수리 5형제'에서 살짝 차용한 것 같은 몇 장면들은 살짝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만들어주긴 했었는데 영화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지만 '독수리 5형제'의 그 메인 타이틀곡을 변형한 영화의 음악 만큼은 제법 중독성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