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와 손을 마주 잡고 그렇게 같이 가면 얼마나 좋겠소.. "
<은교>에서 말하길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라고 했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늙기 마련이고 그렇게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기 마련인 것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나이가 든다고 해서 그 큰 '사랑'의 본질적인 가치는 결코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이 작품속 부부의 모습처럼 말이죠.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함께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노부부의 모습속에 진정으로 크고 진심이 가득 묻어나는 가장 순수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여전히 연애 초기의 연인처럼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가고 있었던 노부부
89세의 할머니와 98세 할아버지 두 분의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 눈오면 눈싸움 하시고, 낙엽을 쓸다가 낙엽으로 장난도 치시고 참 알콩달콩 귀여우셨던 두 분 >
89세의 할머니와 98세의 할아버지 단 두분이서 오순도순 살고 있는 강원도 산골의 어느 집에는 웃음이 가득합니다. 결혼한지 7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두 분은 연애 초기의 연인처럼 풋풋함이 가득 묻어나고 그 연인들처럼 닭살스러운 애정 행각(?)을 서슴치 않으실만큼 여전히 알콩달콩한 모습이니까요. 그렇게 두 분은 서로를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고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을 맛있게 먹어주시는 할아버지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장 행복하다고 하실만큼 세상에 부러울 것 없이 아름다운 부부였습니다. 하지만 무심한 세월은 그 부부가 원치 않았던 순간으로 조금씩 조금씩 그들을 데리고 갑니다.
탄생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순리
하지만 이 아름다운 부부에게 그 자연의 순리는 너무나도 힘든 것이었습니다
< ▲ 결혼한지 75년이나 되셨지만 서로에 대한 지극한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었습니다 >
예전에는 기운이 넘치셨던 할아버지였지만 한 해 한 해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쇠약해져만 가고 그런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할머니는 그저 안타깝고 불안하기도 한데, 탄생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것이 당연한 자연의 순리이긴 하지만 이 부부에게 그 '순리'는 너무나도 힘든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거스를 수는 없었던 그 자연의 순리를 부부는 조금씩 조금씩 준비해가게 되죠. 그런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다큐멘터리이지만 여타의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그 어떤 코멘트나 자막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카메라는 그저 이 부부의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고 두 분의 행동과 말 그리고 두 분이 느끼는 감정에 그 어떤 부가적인 이야기를 첨가하지 않는 것이죠. 다시 말해서 그 어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100% 천연 재료로 만든 요리와도 같은 영화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무척이나 순수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면서 그 어떤 것보다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곤 하는 '진심'과 궁극적인 아름다움이 가득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지극히 아름답고 애틋했던 두 사람의 진심이 가득 담겨있는 영화
그래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던 영화
< ▲ 하지만 이 아름다운 노부부 역시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
그래서 그럴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서로에게 표현하는 그 지극한 마음들이 너무나도 애틋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이별을 조금씩 준비해가는 부부가 느끼는 그 슬픔, 그리고 무척이나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가슴 한켠에는 큰 상처로 남아있었던 먼저 떠나 보낸 아이들에 대해 부모님이었기 때문에 느끼게 되는 미안한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영화였기 때문인데 그저 아름답다, 그리고 슬프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런게 정말 진정으로 소중한 사랑이겠죠. 그리고 아무리 많은 자식들이 있다고 한들 의지할 곳이라곤 오로지 두 사람뿐이었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모습에서 우리 부모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구요. 참.. 계실 때 잘해야 하는 법입니다. 나중에 후회해봐야 이미 떠나시고 없으니..
그 어떤 글로도 이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그 소중한 가치를
온전히 표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할 것 같은 두 사람의 사랑, 직접 보고 느껴보시기를.. >
이처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참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글로도 이 영화가 담아내고 있는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가치들을 제대로 표현하기란 어려울 것 같네요. 그래서 그럴까요. 현재 소규모 개봉관에서 상영중이지만 규모있는 영화들을 제치고 당당히 박스오피스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한데 이 영화는 그만큼 직접 보고 느껴보셔야 하는 영화입니다. 그 어떤 꾸밈이 없는 순수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 어떤 가식도 느껴지지 않는 지극한 진심이 가득 묻어나는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할머니 부디 건강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