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 ‘메린’이 살해 당한지 일 년, 아침에 눈을 떠보니 이마에 뿔이 돋아 났다
첫사랑이자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했던 ‘메린’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자 알리바이가 없던 ‘이그’(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가장 유력한 살인 용의자로 지목 받게 된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지만 사람들의 의심과 경멸 속에 절망만이 남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난 ‘이그’는 자신의 머리에 죄의 상징과도 같은 뿔이 돋아 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경악한다. 놀라움도 잠시, 자신의 뿔을 마주한 인간은 그들의 가장 잔혹한 본성과 추악한 진실을 숨김없이 드러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 저주받은 능력을 통해 사랑하는 연인을 죽이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진짜 살인범을 찾아 내기로 결심하는데…
가장 신성모독적인 것이 우리의 가장 성스러운 것일 때…
“이그나티우스 마틴 페리시는 밤새 부어라 마셔라 들이켜고 온갖 추잡한 짓거리를 해댔다. 아침에 지끈거리는 머리로 일어나, 관자놀이에 손을 대보니 익숙하지 못한 무엇이 느껴졌다. 끝이 뾰족한 혹 같은 것.” 주인공 이그가 양 관자놀이에 돋아난 뿔 두 개를 발견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일 년 전, 심약하기만 했던 그에게 구원과도 같았던 여자친구 메린이 살해된 뒤로 이그의 삶은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음에도 이그는 제1용의자로 취급받고, 가족과 친구들은 그에게서 등을 돌려버린다. 마침 그녀의 기일이 가까워와 절망적인 마음으로 온갖 신성모독 행위를 저지른 이그는 뿔을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처럼 받아들인다. 그러나 뿔에는 기이한 힘이 있었으니 사람의 마음에 품은 가장 추악한 욕망을 드러내게 하는 것. 경찰, 의사, 종교인, 성직자에 가족까지… 앞다투어 이그를 찾아 욕망을 고백하고 허락을 구한다. 메린의 죽음과 뿔이 서로 무관하지 않음을 깨달은 이그는 뿔과 함께 진범을 찾아 나서고, 마침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들이 메린을 살해했고 그에게 죄를 돌렸음을 알게 되는데….
선과 악, 죄와 벌에 대한 발칙하고도 도발적인 정의!
평범하고 선량했던 한 남자, 성인 이그나티우스의 이름을 가진 젊은이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배신과 침묵으로 연인을 잃고 손가락질을 받았다. 사람들이 그를 악마라고 불렀을 때, 그는 진정한 악마로 다시 태어났다. 그러면서 사람들 마음속의 악도 볼 수 있게 된다. 악마의 전형적 상징으로 등장하는 뿔. 영어로 ‘Horns’는 이그의 머리에 돋아난 악마의 표식을 가리키는 동시에 이그의 아버지와 형이 연주하는 트럼펫(뿔나팔)을 의미하는 속어이기도 하다. 악마의 무기와 천사의 악기가 공존하는 것이다. 선과 악, 죄와 벌이 나누어지기보다는 서로 섞인 채 공존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다. 특히 줄곧 등장하는 INXS의 노래 ‘내 안의 악마The Devil Inside’와 롤링 스톤스의 ‘악마에게 동정을Sympathy for the Devil’은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두 개의 주제곡이다. 모든 이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악한 욕망과 그 악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을 향한 연민을 노래한 팝뮤직 또한 독서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다크판타지와 로큰롤, 공포소설과 성장소설을 넘나드는 《뿔》로 만난다!
세계적인 작가 스티븐 킹의 아들임을 숨기기 위해 ‘조셉 힐스트롬 킹’이라는 본명 대신 필명으로 데뷔작을 투고한 조 힐. 아버지의 명성을 피해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내놓은 첫 단편소설집 《20세기 고스트》로 그는 브리티시 판타지상과 인터내셔널 호러길드상, 세계 최고의 호러소설에 주어지는 브램 스토커상을 수상하면서 순식간에 장르문학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뒤이어 내놓은 장편 《하트 모양 상자》 또한 전미 언론의 열띤 격찬을 받으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조 힐의 대중작가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전작 《하트 모양 상자》와 마찬가지로 《뿔》 또한 일종의 초자연적 호러로 시작되어 스릴러적 구성을 선보인다. 그러나 뜻밖에도 첫머리에 범인을 밝히면서 주인공 이그의 동선을 따라 콜롬보적 탐정물로 전개되던 소설은 어린 시절과 현재를 넘나들며 노스탤지어 가득한 성장소설로 이어지고 마침내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로 끝난다. 대중문화와 하위문화는 물론 종교에 이르기까지 금기의 영역을 거침없이 아우르며 질문을 던지는 소설 《뿔》. 인간의 가장 추악한 욕망을 밑바닥까지 해부하는 소설 《뿔》은 어쩌면 현대인이 잃어버린 사랑과 구원을 가장 대담한 방식으로 일깨우는 소설인지도 모른다. 가장 신성모독적인 것이 때로는 우리의 가장 성스러운 것이기에.
1. [혼스]의 원작 소설 '뿔'의 작가 조 힐과 세계적인 작가 스티븐 킹의 관계는?
원작 소설 '뿔'을 낭독하는 작가 조 힐.
2014년 샌디에고 코믹콘에 참석한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 다니엘 래드클리프, 작가 조 힐. (왼쪽부터)
영화 [혼스]는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 '뿔'이 원작인 작품으로, 사랑하는 연인 '메린'(주노 템플)을 잃고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던 '이그'(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뿔과 그 능력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게 되면서 연인을 죽인 진짜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지난 2010년 출간된 원작 소설은 머리에 난 뿔이라는 충격적인 소재는 물론,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파격적 전개를 띤다. 연인을 의문의 죽음으로 몰고 간 진실을 좇기 시작한 '이그'의 동선을 따라 전개되는 소설 '뿔'은 인간의 가장 추악한 욕망을 밑바닥까지 해부하며 사랑과 구원을 가장 대담한 방식으로 일깨웠다고 평가받았다. 이에 뉴욕타임스 6주 연속 베스트셀러 등극을 시작으로 전 세계 22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단숨에 평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작 작가 조 힐의 독특한 이력 또한 눈길을 끈다. 그는 사실 세계적인 작가 스티븐 킹의 아들로,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셉 힐스트롬 킹'이라는 본명 대신 필명 '조 힐'로 데뷔작을 투고했다. 아버지의 명성을 피해 미국이 아닌 영국에서 내놓은 첫 단편 소설집 '20세기 고스트'로 그는 브리티시 판타지상과 인터내셔널 호러길드상, 세계 최고의 호러소설에 주어지는 브램 스토커상을 수상하면서 순식간에 장르문학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뒤이어 내놓은 장편 '하트 모양 상자' 또한 전미 언론의 열띤 격찬을 받으며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대중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후 자신의 소설 '뿔'이 할리우드 판타지 영화계 대표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주연을 맡아 영화화가 결정되자 조 힐은 영화 [혼스]에 공동 책임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리며 촬영 현장은 물론 시사 행사에도 함께 참석하며 조언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스크린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혼스]는 파격적인 설정과 스릴 넘치는 전개가 한시도 쉬지 않고 몰아치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혼스] 속 '리'(맥스 밍겔라)와 '이그'(다니엘 래드클리프).
절규하는 '이그'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했던 연인 '메린'이 의문의 죽임을 당한 이후, '이그'의 머리 위에 어느 날 갑자기 돋아난 뿔은 타인의 마음속에 있는 진심을 읽어 낸다. 뿔이 생긴 '이그'를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으로만 하던 생각들을 입 밖으로 내어놓게 되며, '이그'는 자신의 손이 닿는 사람들의 과거까지 모두 읽어내게 된다. 이러한 특별한 능력을 통해 사람들이 속죄할 때마다 진실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고 결국 그들의 추악한 본성을 깨닫게 된다.
뿔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가장 깊은 비밀까지 털어놓게 하는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그'가 추구하는 자기 구원의 가장 큰 동기는 사랑이다. 의문의 죽임을 당한 연인과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당하는 누명을 쓰게 되면서 절망 속에 갇힌 자신의 상황까지,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악마의 도움이 필요하게 되는 것. 이처럼 '이그'는 진실을 밝힐 악마의 뿔을 단 채 진범을 추적해나가기 시작한다.
[혼스] 속 '이그'.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
지난 10여 년간 [해리 포터] 시리즈로 대표되어 온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이후 관객들에게 각인된 한 가지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작품, 각기 다른 캐릭터로의 변신을 보이며 영화와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 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우먼 인 블랙]에서는 아내를 잃고 홀로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이자 마을의 실체를 파헤치는 변호사로, 연극 '에쿠우스'에서는 누드 연기도 마다치 않으며 열연을 펼쳤다. 지난 10월 개봉한 [킬 유어 달링]에서는 미국의 문학적 아이콘인 '앨런 긴즈버그' 역을 맡아 데인 드한과 함께 문학과 젊음에 대한 열정을 그리며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혼스]에 앞서 개봉한 [왓 이프]에서는 훈훈한 매력을 뽐내는 순정남으로 변신하였다.
변신을 거듭하는 그의 행보의 클라이막스에 이르는 작품이 바로 [혼스]다. 그는 머리에 뿔이 돋아난 파격적인 비주얼과 함께 연인을 향한 순애보부터 믿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까지 완벽하게 표현하는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더욱 입체감 있게 표현하였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러한 [혼스]의 출연은 사실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직접 제작진에게 연락해 출연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성사되었다는 후문. 시나리오를 읽고 단번에 출연을 결심하게 될 정도였다는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주인공 '이그' 역할로 역대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주노 템플의 연기를 모니터중인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
[혼스] 속 '이그'와 '메린'.
한편, 두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주노 템플은 실제 연인이라 여겨질 정도의 완벽한 호흡을 보여 주었다. 극 중 어린 시절 교회에서 '메린'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그'는 결국 그녀와 연인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오랜 시간 함께 한다. 이러한 '이그'와 '메린'의 사랑은 영화의 흐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두 배우의 앙상블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연인 역할로 함께한 주노 템플과 서로 신뢰하며 촬영할 수 있었던 현장을 떠올리며, 주노 템플의 연기가 많은 여배우들에게 지침서가 될 정도였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주노 템플 또한 그와 함께 연기한 것을 '영광'으로 표현해, [혼스]가 담고 있는 아름다운 커플의 사랑 이야기 또한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촬영장을 뒤덮은 뱀.
[혼스] 속 뱀을 목에 두른 '이그'.
이처럼 완벽한 팀워크로 만들어진 촬영 현장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은 바로 뱀이었다. 연인 '메린'의 죽음에 그동안 굳게 믿어왔던 주변 사람들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그'가 배신감에 휩싸여 잔혹한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하면서 등장하는 뱀은 하루에 200마리가 투입된 적이 있을 정도. 결국 [혼스] 제작팀은 수백 마리에 이르는 뱀을 관리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서 뱀 전문가를 고용해 촬영을 진행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영화의 절반 정도를 촬영하는 내내 목에 뱀을 감고 나오는데, 촬영 초와는 달리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뱀에 자연스레 적응해 갔다는 후문. 감독은 마치 마치 상대 배우인 듯 서로 소통하면서 뱀을 온전한 등장인물이 되게 만든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연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뿔 분장 중인 다니엘 래드클리프.
주인공 '이그'의 머리 위에 어느 날 갑자기 돋아난 뿔은 비주얼만으로도 충격을 가져다준다. 원작자이자 제작 총괄 프로듀서인 조 힐 또한 영화를 통해 시각화된 뿔의 비주얼을 보고 흡족해했다. 분장 전문 업체를 통해 치과용 아크릴로 조각된 이 뿔은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머리를 본뜬 석고 위에 구상을 거쳐,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과의 충분한 논의 끝에 완성되었다. 영화에서는 원작에서 묘사한 것과는 달리 좀 더 사실적으로 만들어졌다. 책에서는 할로윈 복장 같은 스타일의 뿔을 보여주려 했다면, 보다 원시적이고 동물적인 느낌의 뿔로 관객들이 리얼하게 몰입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리얼한 뿔을 만들어낸 특수 분장팀을 극찬한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정말 대단했고, 같이 일하는 게 재밌었다. 사실 처음엔 어색해 보일까 걱정했는데 분장을 하고 나서는 오히려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