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패션왕>은 웹툰 ‘패션왕’(기안 84작가 작품)을 영화화한 영화입니다. 웹툰 ‘패션왕’의 키워드는 병맛이었듯 영화 <패션왕>에서도 병맛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요. 정작 내용은 다소 드라마적이었습니다.
빵 셔틀 우기명(주원)은 서울로 이사를 가면서 새롭게 새삶을 시작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가 간 곳은 패션으로 승부를 보는 기안 고였죠. <패션왕>은 제목처럼 패션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핏을 살리자’, ‘간지는 핏에서 시작된다’라는 대사처럼 끊임없이 간지, 핏을 추구하지만 영화가 드라마적 요소를 너무 띄고 있는 나머지 패션은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가장 큰 것은 웹툰과 상반되는 느낌이 너무 많이 났다는 것입니다.
웹툰에서는 패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되었다면 영화 <패션왕>은 이야기 중심에 패션을 끼워 넣은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즉, 패션이라는 것 없이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꼴찌 정상에 도달하기’라는 전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지요. 패션은 그것을 도와주는 지극히 소재로만 쓰입니다.
그래도 <패션왕>은 웹툰 ‘패션왕’에서 쓰인 몇몇 장면들을 재현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래도 웹툰이 원작이니 웹툰의 개성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워낙 긴 웹툰을 영화화하다 보니 생략되는 부분이 너무 많이 보였죠. 가장 큰 환상은 전교 1등을 하던 곽은진(설리)가 대학에 합격 후 변신을 하는 것은 부모님들이 대학 가고 꾸미면 여학생들이 달라진다는 말이 너무나 떠오르더군요. (문제는 과정이 없고 결과만 있었죠)
원호(안재현)와 혜진(박세영) 또한 이야기가 너무 부족합니다. 원호는 나중에 자신의 이야기가 나온다 쳐도 혜진의 경우 여신이니까라고 모든 이야기를 무시해 버리죠. 결국 우기명의 이야기만 계속합니다. 우기명이 밑에서부터 패션왕이 되는 과정에만 집중을 하며 옆의 조력자들도 거의 있는 듯 없는듯하지요. 남정(김성오)의 경우, 캐릭터가 워낙 강렬해서 기억에 남는 것은 있지만 사실상 큰 비중이 있다고 할 수 없지요.
이렇게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개성이 부족하기 시작하니 영화가 휘청거리기 시작합니다. 한번 휘청거리니 끊임없이 휘청거리지요. 결국 <패션왕>에서 남는 것은 웹툰의 패션을 시각화하였다는 것입니다. 그 시각화는 개인적으로 화려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뿐입니다. 패션의 화려함 하나로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워낙 외모가 뛰어난 배우들을 데리고 패션을 논하니 흥미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꾸미나 안 꾸미나….. 멋지고 예쁜 건 그대로인데 뭐)
-설리나 주원이나 꾸미나 안꾸미나
비니비니 영화 리뷰 #807 (2014 #3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