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인도네시아, 쿠데타 당시 군은 ‘반공’을 명분으로 100만 명이 넘는 공산주의자, 지식인, 중국인들을 비밀리에 살해했다. 40년의 세월이 흐른 현재, 대학살을 주도한 암살단의 주범 '안와르 콩고’는 국민영웅으로 추대 받으며 호화스런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들의 ‘위대한’ 살인의 업적을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온다. 

“당신이 저지른 학살을, 다시 재연해보지 않겠습니까?” 

대학살의 리더 안와르 콩고와 그의 친구들은 들뜬 맘으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기도 하며 자랑스럽게 살인의 재연에 몰두한다. 하지만 촬영이 진행되면서 대학살의 기억은 그들에게 낯선 공포와 악몽에 시달리게 하고, 영화는 예기치 못한 반전을 맞는다. 

전대미문의 방법으로 인간의 도덕성을 뒤흔드는 충격의 다큐멘터리!”

참고 : http://www.djuna.kr/xe/review/6337149

1965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군부 쿠데타에 무너지고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사람은 누구나 공산주의자로 몰렸다

서방세계가 개입하기까지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백만명 이상이 처형됐다

군부는 학살을 위해 준군사조직과 조직폭력배들을 동원했고

그들은 반대 세력을 억압했고 지금까지도 권력을 움켜쥐고 있다

우리가 학살자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들려주었다

왜 그랬는지 알기 위해서, 직접 학살 장면을 재현해달라고 그들에게 부탁했다

이 영화는 그 과정과 결과물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엄청난 작품이라는 여러 평가들을 접하게 되어서 찾아보게 된 ‘액트 오브 킬링’은 작품을 접한 다음의 솔직한 기분을 말한다면 무척 불편하고 불쾌한 느낌이 들게 되는, 혹은 현기증을 느끼고 어지러움에 숨을 고르게 되는 작품이었다.

한편으로는 놀랍지만...

한편으로는 괴로운 작품이었다.

경악으로 가득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을 보게 되면서 다시금 한국 사회를 들춰보게 된다.

한국 사회는 얼마나 ‘액트...’를 보여주는 모습에서 벗어나 있는 것일까? 솔직하게 말해서는 별로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인 것 같고, 점점 더 ‘액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건 무척 비극적인 일이다.

꽤 대단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무척 단순한 내용이다.

수많은 살인을 그리고 학살을 저질렀던 이들에게 그들이 그 당시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알려주기를 그리고 재현해주기를 부탁하고 그들은 흔쾌히 그 당시를 알려주며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재현해주고 그 당시는 어떤 생각-입장이었는지를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많은 세월이 지난 다음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여전히 동일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것 자체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그걸 지켜보게 된다면 그건 그다지 단순하게 생각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액트...’는 생각하는 것 이상의 최악의 상황을 겪게 만들려고 해주려는 듯이 정말 끔찍한 순간들을 연이어 상상하도록 만들어, 공포를 넘어선 어둠을 바라보도록 만들어 정신적인 괴롭힘을 주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액트...’는 무언가를 본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체험일 것이고 보는 사람이 시험대에 올라서도록 만드는 작품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무엇을 보는가?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의미에서 ‘액트...’는 단순히 특정 정치적인 의견에 편향적인 성향으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볼 수 없고,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났던 온갖 잔혹한 사건들에 대한 회상에 불과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없게 되어버린다. 

바로 지금을

당장 이 순간에 대해서

우리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해보도록 묻고 있는 작품이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까지 질문이 뻗어나가도록 이끌어가고 있다.

이데올로기로 인해서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헛된 신념으로 인해서

그게 아니면 그저 피에 굶주렸었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쿠데타와 독재 그리고 연이은 학살 이후 세월이 흘렀지만 그것에 대해서 수치심 없이 부끄러움 없이 떳떳함을 말하고 당당하게 그 순간들을 다시금 재현해주는 이들의 모습에서 무엇을 바라볼 수 있을지 ‘액트...’는 순진한 듯이 우리들에게 함께 지켜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학살을 한 번 더 해보라니... 그게 제정신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인가?

근데,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걸 스스럼없이 반복하고 무척 그리운 순간이듯이 그 당시를 말하고 기억하고 있다.

그들의 역사가 어떤 역사인지 헷갈려지게 될 정도다.

그것이 거대한 업적인 것인지

그게 아니면 더럽혀진 순간들인지... 

어쨌든 그들은 무훈담처럼 자신이 했었던 그 순간들을 말하고 있다.

결국에는 조금이나마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지만...

무슨 생각으로 그런 기억들을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소름끼칠 정도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단 한 명만이) 점점 자신이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서 조금씩 후회를 하고 반성을 찾게 되지만 결국 그것에 대해서 정당화를 말하고 변명을 찾는 모습을 통해서,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그리고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부정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서 지금의 내 모습을 살펴보게 되기도 한다.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보는 것이 괴롭기만 한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보게 되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다. 단순히 다큐멘터리-기록만을 한 것이 아니라 몇몇 순간에는 영화적 연출-편집이 어떻게 자신들을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는지, 기억이라는 것이 혹은 사실들이 어떤 방식으로 조작되고 오해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인지 무척 예리하게 알아채고 있는 장면에서는 영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생각해보는 순간이 되기도 했다.

이건 꼭 봐야 한다.

누군가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봐야만 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 누구도 편한 기분으로 볼 수 없는 지옥도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