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옛날 옛적의 팝음악을 들려주려고 온갖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만 할까?
독특한 취향일까?
그게 아니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팝이기 때문일까?
라이너스의 담요가 어떤 식으로 대답해줄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옛 음악들을 현재로 불러들여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현시키고 있다.
너무 판에 박은 듯 그 옛것과 다름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배운 것도 아니고 그저 듣고 이런 저런 여러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자신들만의 음악이기 때문에 나무라고 싶지도 않고 (그런 시도가) 틀렸다고도 말하고 싶지 않다.
그저 그들이 그들만의 음악을 결국에는 찾아낸 것 같다는 말만 해주게 된다.
이게 축하인지 위로인지는 나도 알 수 없다.
수많은 여성 보컬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그리고 항상 주목받지 못하는) 연진이 그녀 특유의 매력을 잘 살려내면서도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이들의 협조 속에서 개성 있는 노래들의 이어짐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관된 정서보다는 옛 음악들을 어떤 식으로 다시금 되살려내고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앨범을 꾸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분위기를 혹은 어떤 장면들을 떠올리게 되지만 그건 아마도 내가 어딘가에서 본 영화의 한 장면이거나 그저 막연히 무언가가 떠올려진다고 말하고 싶어서일 것 같다.
한 번 더 말한다면 그들은 이제 그들의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되도록 그들의 새로운 음악을 조금은 더 빨리 접하고 싶다.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이대로 잊어지고 그만두기에는 아까운 완성이다.
참고 : 1. 가사가 점점 더 한국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것 같다.
2. 김간지x하헌진과의 작업물이 가장 마음에 든다.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것 같았는데, 너무 마음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