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청아] 리뷰/후기 #
2010년에 제작되었던 영화 [청아] 는
2014년 9월 25일 개봉한다.
엄밀히 말하면 개봉이라 부르고
VOD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어째서 몇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개봉을 한걸까? 아마도 비슷한 소재를 다뤘던 정우성,이솜 주연의 영화 [마담뺑덕]의 개봉소식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심청전을 재해석한 영화에 톱스타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커진다. 그와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여기에도 있다며 상승중인 분위기에 편승해서 개봉시기를 정한 느낌이 강하다.
늦은 개봉이 의아하긴 하지만 수상경력도 있는 어느정도 인정받은 영화였다. 9회 보스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 털사 국제영화제 '최우수 외국어작품상', 주연 배우 김세인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유명한 영화제는 아니지만 이정도로 인정받은 영화가 어째서 그동안 대중들에게 선보이지 못한걸까. 일단 출연배우들이 거의 무명에 가깝다는것과 저예산으로 제작되고 배급사가 마땅히 없었다는게 큰 문제였던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마담뺑덕]과 할수없이 비교를 하게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청아]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감독이 전하고 싶은것도 제대로 전달했고,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스토리 구성도 훨씬 몰입도 있었다. [마담뺑덕]에 인기스타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는 완성도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사랑이 필요하고 아직은 어리고 가녀린 청아가 가엽다. 그리고 청아를 그렇게 만들어버린 어른들의 욕심과 무정한 세상에게 화가난다. 청아는 영화속의 특이한 캐릭터가 아닌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소녀였다. 고전 심청전의 내용을 현대에 맞게 잘 각색한 좋은 작품이라 생각된다.
전혀 의미없는 장면들은 아니었지만 청아의 섹스장면이 자주 등장한게 좀 아쉽다. 하지만 그 장면하나하나에 그녀의 심경변화가 담겨있다. 처음에 생계를 위해 몸을 팔던 청아는 나중에는 왜 몸을 팔고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오만원짜리 두장을 손에 쥔채 무표정한 얼굴로 누워있는 청아를 보니 뭐라 표현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 장면을 목격한 심학규는 소리없이 흐느낄뿐이었다. 못난 아버지 때문에 몸을던진 딸에게 화조차 낼 수 있었을까... 결국 자신의 무능함을 견디지 못한 심학규는 스스로 눈을 찌르고 만다.
영화 초중반부터 청아에게 정말 살갑게 대했던 중년의 신사. 그는 여전히 청아를 친딸처럼 잘 대해주고 있다. 정말 딸이 필요했던걸까? "아빠라고 한번만 불러줄 수 없겠니?" 이 대사를 마지막으로 중년의 신사는 돌아오지못할 길을 선택한다. 혹시 중년의 신사가 청아의 친아버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지만 심학규의 행동으로 봐선 그런것 같지도 않다. 중년의 신사 정체는 영화 엔딩직전에 알 수 있다. 그정도 비밀은 남겨둬야겠지.
주연 청아역의 김세인 배우는 당시에도 신인배우는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드라마와 영화에 단역이나 조연으로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아왔고, OCN 자체 제작 영화였던가? [동상이몽]에서 언뜻 본 기억이 있다. 영화 분위기상 에로영화 비슷하게 흘러갔지만 그와중에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배우였다. 조연 배우들도 수준급의 연기는 아니지만 무난하게 극의 분위기를 잘 따라간듯하다. 그런부분에서 감독의 역량이 느껴진다. 저예산 영화지만 현대 한국의 모습을 잘 담고있고, 몇년이나 지나서 개봉했지만 그리 예전영화처럼 느껴지지도 않았다. 꼭 보라고 추천할정도는 아니지만 시간날때 한번쯤 보는건 괜찮을듯하다. 배드신이 꽤 많이 들어가있고, 당연히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니까 그 부분은 잘 생각해서 감수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