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부모님께서 일을 나가시면 혼자 엄마 화장대와 옷장을 마구 뒤졌다. 그 중 유독 좋아했던 것은 바로 ‘루즈’였다. 싸구려 붉은 립스틱을 입술에 칠하고 티슈를 물고 뻐끔뻐끔하면 어른이 될 줄 알았다. 그리고 엄마가 외출할 때만 사용하던 싸구려 '구루프(일명 찍찍이 헤어롤)'을 어설프게 머리 곳곳에 말고 거울을 멀뚱히 쳐다보곤 "다 컸구만"이라고 엉큼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내 어릴 적에 붉은 립스틱은 어른의 상징이고 여성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빨간 립스틱은 ‘촌스러워’라는 꼬리표을 얻으면서 틴트와 립글로스에게 밀려났다. 하지만 50-60년대 레트로 스타일 메이크업과 70년대 후반 유행하던 나팔바지와 땡땡이 셔츠는 엄마 세대에서 이제 우리에게 넘어왔다. 그리고 레드 립스틱은 다시 강자로 떠올랐다.

 

레드 립스틱을 이용한 메이크업과 복고풍 헤어스타일을 소화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피부톤이 노란 동양인은 피부가 하얀 서양인에게 맞춰 만든 색조가 강한 화장품으로 세련된 메이크업을 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레드 립스틱을 잘못 사용하면 ‘쥐잡아 먹는 년’이 되기 십상이다.
  
복고 트렌드를 쫓고 싶지만 어쩔 줄 몰라 방황하는 여인들에게 3story 청담점 햇님 부원장은 때로는 섹시하게 때로는 고풍스럽게 보일 수 있는 메이크업을 제시했다.


레드 립 메이크업의 기본은 바로 깨끗한 피부 표현이다. 얼굴 곳곳에 있는 잡티와 붉은 기는 강한 레드 립 메이크업을 통해 더 도드라져보일 수 있다. 그래서 파운데이션을 얇게 여러 번 덧발라 잡티는 가리면서 가볍고 깨끗한 피부 표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 라인은 눈꼬리 위로 살짝 올리면서 점막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점막을 꼼꼼히 채우지 않고 눈두덩이 위에만 아이 라인을 그릴 경우에는 눈매가 깊이감이 없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눈꼬리 위와 아래가 교차되는 삼각형 부분을 진하게 칠할 수록 눈매가 또렷해진다.

 

햇님 부원장은 "눈이 작은 사람들이 위와 함께 언더 라인 점막까지 모두 채우면 눈이 더 작아보일 수 있어요. 그래서 언더 라인은 중간까지 그리고 앞 부분은 톤이 밝은 아이 쉐도우로 하이라이트를 주는 게 좋아요"라며 팁을 주기도 했다. 아이 라인을 꼼꼼히 그린 후에는 속눈썹을 붙여 더욱 또렷하고 큰 눈으로 만들어보자. 속눈썹은 마스카라를 한 것 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눈을 더 크게 보이게 한다.

가장 중요한 립 메이크업에 대해 햇님 부원장은 "짙고 밝은 컬러 립스틱을 칠할 때는 색조를 강조하기 위해 입술에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를 발라주는게 좋아요. 그렇게 하면 색감이 살면서 립스틱이 오래 지속되요" 라고 전했다. 또한 레드 립 메이크업을 할 때는 붓을 이용해 입술 주름 사이사이를 꼼꼼히 메어주면서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레드 립 메이크업으로 세련되고 섹시한 여인으로 거듭났다면 헤어로 완성해보자. 복고 트렌드에 어울리는 최근 헤어 트렌드는 가을과 맞물리면서 웨이브가 강세로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굵은 웨이브는 올 가을 헤어 트렌드의 키 포인트다 3story 미소 팀장은 올 가을 헤어 트렌드인 복고에 대해 불륨을 살리는 것과 동시시에 부스스해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고고장에서 노는 언니들이 젓가락으로 말고 온 듯한 굵은 웨이브와 밝은 컬러 헤어는 올 가을 트렌드이자 복고 헤어 스타일의 핵심이다. 그리고 헐리웃 스타들도 예전보다 클래식한 헤어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향수 런칭 행상 참석한 리한나는 80년대 고고장 언니 헤어 스타일을 그대로 재연해냈고, 시사회에 참석한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밑 부분을 굵게 말고 가리마를 1:9로 타면서 고혹적인 레드 카펫 스타일을 연출했다. 웨이브 헤어를 사랑하는 사라 제시카 파커도 최근 행사장에서 예전보다는 굵고 풍성한 웨이브 헤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웨이브와 함께 복고 스타일에 빠질 수 없는 것은 액세서리 활용이다.  목에 두르던 스카프는 아기네스 딘이나 케이티 페리가 사용한 것처럼 헤어 밴드, 두건 등으로 활용돼 복고 스타일의 키 아이템 역할을 해낸다. 또한 클로에 카다시안이 쓴 챙이 넓은 캐플린 해트와 윗 부분이 동그란 보울러는 클래식한 복고 스타일에 적합한 아이템!  이 외에도 도트나 시퀸 소재로 만든 헤어 핀이나 밴드는 별다른 헤어 스타일링을 하지 않아도 머리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귀여우면서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복고풍 헤어스타일의 핵심은 볼륨과 웨이브였다. 일단 잘 달궈진 전기 세팅롱을 이용해 밑에서 모발 끝까지 말아 올려 웨이브를 만든다. 굵은 웨이브가 형성되면 손으로 잡고 드라이기를 이용해 모양을 잡아간다.(세팅기에서 갓 나온 웨이브는 너무 부담스러우니까!)


볼륨이 과하다 싶으면 살짝 빗어 내리면 된다. 드라이기 바람을 이용해 어느 정도 웨이브 모양을 잡았다면 앞머리 부분은 볼륨을 넣은 뒤 핀으로 고정 시킨다. 또한 양 옆 머리는 뿌리 부분에 헤어 스프레이를 뿌려 모근을 고정 시킨다.

 

이 때 스프레이를 뿌린 뒤에 드라이기로 따뜻한 바람을 쐬주면 더욱 단단히 고정된다. 앞과 옆 머리를 살살 만지면서 모양을 다시 한 번 잡아주면 완벽한 복고풍 헤어가 완성된다.


웨이브 헤어에 도전하기 다소 버겁다면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는 방법도 있다. 웨이브 헤어를 뒤로 묶고, 굵게 말린 앞머리를 빼준다. 그리고 스카프를 헤어 밴드처럼 묶어주면 OK!미소 팀장은 "스카프가 흘러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핀으로 고정 시켜주는게 중요해요. 그럼 움직일 때나 이동시에 머리가 망가지는 일이 없죠"라며 실핀 사용을 강조했다.

 

미소 팀장은 "굵고 풍성한 웨이브가 부담된다면 세팅기를 사용할 때 머리 밑에서부터 중간까지만 말면 자연스런 웨이브가 형성되요"라고 전하면 "그리고 오렌지빛이 드러간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다면 완벽한 복고풍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요"라며 꼼꼼하게 팁도 함께 알려줬다.
 

어쩌면 복고는 너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붉은 입술에 미스코리아 뺨치는 웨이브라니. 하지만 이번 복고 열풍에 살짝 올라타 일탈을 해보는 건 어떨까? 알렉사 청이 구두에 양말을 신을 때 손가락질을 했지만 이제는 유행이 된 것처럼 복고풍을 위한 과감한 도전이야 말로 이번 가을 트렌드 세터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