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머피 단독주연작으로, 흥미로운 설정 때문인지 챙겨본 작품
<어 싸우전드 워즈 A Thousand Words>.
원래 그의 캐릭터대로 말많으며, 성격으로는 가족을 등한시하며 오만방자한 주인공 '잭 맥콜'. 어떤 계기로 인해서 자기집 앞마당에 보리수나무가 한 그루 생겨나며, '자기가 한 마디 말을 할 때마다 이 나무의 잎이 한개씩 떨어진다'. 열 마디를 하면 열 개의 잎이, 이제 그에겐 천 개의 잎= 천 개의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지는데,,
처음엔 이것을 믿지않던 그가 속사포같은 말을 쏟아붓는 바람에 우수수 잎이 초반에 떨어지고, 다른 사람들이 안 믿는 바람에 또 설명을 하느라고 수많은 잎들이 떨어진다. 이제 남겨진 잎은 단 몇 개, 과연 그의 남은 인생은 어떻게 될런지?
일단 설정이 꽤 재미나고 괜찮은 편이다. 예전 짐 캐리의 <라이어 라이어>가 좀 생각났는데, 가정에 소홀히하고 오만방자한 성격의 주인공이 '마법같은 일로 제한'을 당하면서 깨달음을 얻게된다는 설정이 비슷해보였지만, 그래도 <싸우전드 워즈> 역시 비슷한 류이면서도 볼만했다.
이 영화가 재밌어지는 부분은 초반의 설정을 넘어가면, 이제 말을 함부로 못하게된 주인공의 답답함을 표현해내는 부분이 무척이나 재밌어진다. 그것도 수다가 특징이 '에디머피의 캐릭터'를 생각하면, 본인도 무척이나 답답했을 터. 팬터마임과 온갖 행동을 동원하여,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가족들에게 설명하고, 커피도 시켜먹어야하고, 나름 웃음지게 잘 그려낸다. 하지만, 그 웃음기간이 그렇게 길지 못하다는 점이 이 영화의 전형적인 패착으로도 살짝 이어진다.
영화는 후반에 가서 메시지와 감동을 전하기위해 급하게 웃음을 닫고, 한 가장의 깨달음을 주기위해, 천 개의 잎이 달린 나무의 잎을 순식간에 줄여버리며, 극한상황으로 몰아간다. 이제 남은 건 단 몇 개의 잎. 이제 그는 이 남은 잎=남은 말을 무슨 일을 위해 써야할지 곰곰히 생각하며 자기인생을 반추한다. 그리고 행한다. 마치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처럼 주인공 '잭 맥콜'은 그렇게 자신의 보리수나무 아래서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데...
영화가 90분 정도로 짧다보니 설정 설명하고, 웃음 전하고, 감동과 메시지까지 모두 담느라 조금은 헉헉대며 달려가고 급하게 마무리하는 감이 있어서 아쉽긴했지만, 나름 흥미로운 설정이 크게 작용한 것 같았다.
수다쟁이 에디머피의 말 못하게되는 사정과 몸개그, 그리고 '주위에게 꼭 필요한 말들을 하면서 살자'라는 메시지까지 무난하게 담아낸 괜찮은 설정의 코미디영화 <어 싸우전드 워즈 A Thousand Words>다. 당신에게 마지막 몇 마디의 말만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슨 말을 하게되실런지? 한번 생각해볼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