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혼스>(원제 : Horns, 2014)는 호러, 판타지, 멜로 전부 섞인 영화입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영화의 장르가 한 번에 바뀔 수 있는데 <혼스>의 경우, 로맨스에 비중을 좀 더 둔 것 같더군요.
<혼스>는 사랑하는 연인 메린 (주노 템플, Juno Temple)을 잃고 범인으로 지목을 받은 이그(다니엘 래드클리프, Daniel Radcliffe)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됩니다. 이그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그를 범인으로 확정짓고 그를 비난하지요. 집 앞에서 지옥에나 가라고 시위하는 사람들부터 다양합니다. 그를 믿어주는 사람은 오직 자신의 친구 리 (맥스 밍겔라, Max Minghella) 뿐이지요. 재미있는 것이 가족조차 이그를 범인으로 생각을 하고 적극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이그를 악마로 생각하고 악마 취급을 하는 그때, 이그에게는 뿔이 생깁니다. 오로지 이그를 생각하는 리를 제외하고 모두에게 뿔이 보이지요. 즉 이그를 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부 뿔이 보이는 것입니다. 이그에게 이 뿔은 축복입니다. 처음부터 그것을 느끼게 된 것은 아니지만, 관객들이 볼 때 그 뿔 덕분에 메린의 죽음에 대해 한발 한발 다가설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영화는 메린의 죽음에 대하여 끊임없이 파고듭니다. 이그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을 사람들의 너무나 강력한 비난 덕분에 이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이미 들게 되는 관객들은 진짜 범인이 궁금해지지요.
이그는 자신의 뿔을 가지고 범인을 찾으려고 합니다. 자신이 물어보면 진실을 말하게 되기에 하나둘씩 증언을 모으고 범인을 찾는 이그입니다. 한편 이그는 범인을 찾기 위해 뿔의 능력을 사용하며 자신을 범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자신의 앞에서는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이야기한 자신을 범인으로 생각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을 축복해주는 사람은 메린뿐이라고 생각을 하지요.
영화는 이그가 하나씩 단서를 찾을 때마다 과거를 보여줍니다. 과거가 나오면서 하나둘씩 퍼즐을 맞추는데, 퍼즐을 맞출 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형식이지요.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어느 정도 미스터리적 재미를 추구를 하지만 이그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메린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으로 느껴지는 순간 영화의 재미는 반으로 줄어듭니다. 이미 반으로 줄어든 흥미를 <혼스>는 악마의 모습으로 다시 찾으려고 하지만 뿔의 능력에 흥미가 있었지 악마에 흥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에 큰 효과를 주지 못 합니다.
<혼스>의 가장 큰 실수는 악마를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이지요. 뿔만 나고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는 능력이 있던 것은 충분히 흥미를 자극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고 그 뿔은 사람들이 만든 환상처럼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악마가 나오는 순간 영화의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혼스>는 인간의 망상과 사악함을 보여주려다 사랑이라는 것으로 빠져버리는 아쉬운 영화가 되어버렸죠.
-역시 해리포터는 뱀이야
-뱀은 간사함과 사악함을 상징하지
비니비니 영화 리뷰 #805 (2014 #3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