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암천과 어우러지는 오색빚깔 가을색에 잠시, 넋을 놓아도 좋은 곳
올해, 태백은 어느 곳보다도 일찍 가을을 맞고 있다.
태백여행의 시작점 태백역에서
가장 태백스러운 곳으로의 출발을 위해 철암행 버스에 올라탄다.
▲ 철암 단풍군락지의 전경
'이번 정류장은 철암초등학교입니다.' 언뜻보면 동네 하천 정도으로 보일 정도로 철암 단풍군락지는 자연스러운 곳이다. 정류장 바로 앞에는 어린 아이들이 사방으로 뛰어노는 초등학교와 동네 구멍가게 쯤으로 보이는 가게들이 오밀조밀 늘어서있다. 부단히 일상같은 철암동이 유명해진 이유는 단 하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단풍이 드는 단풍군락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단 하나의 이유는 너무나도 강렬해 단시간 내, 태백시 철암동 전체를 태백의 대표관광명소이자 태백시 2대 축제 중 하나가 열리는 곳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철암단풍군락지는 태백의 숨겨진 보물같은 곳이다.
철암교 아래로 이어진 계단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철암단풍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철암천 위에 놓인 작은 돌다리를 건너면 철암단풍이 눈 속 가득차게 되는데 이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철암단풍군락에 둘러싸고 흐르는 철암천은 맑다못해 푸른 빛을 띄니, 돌다리 위에 서 있자면 꼭 신선이 된 기분이다. 철암단풍축제가 열리는 10월 초에 한해서 철암천에 쪽배를 띄운다. 가을을 좀 더 빨리 맞고자 부지런히 태백으로 발걸음한 여행자들을 위한 태백시의 선물이다.
푸른 물빛과 어우러진 강렬한 단풍의 모습에 한 번, 넋을 놓았다면 이젠 철암단풍에 온통 둘러쌓여 가을을 만끽할 차례. 철암교를 건너 이어진 산책로로 진입하면 양쪽으로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가로숲 길을 이룬다. 소규모 휴양림 형태의 가로숲 길은 약간의 등반이 가능해, 철암주민들에게는 근린공원과 같은 친근한 장소. 철암을 찾는 정선 여행객들을 위해 맨발 지압도로와 사랑의 좌물쇠를 조성해 놓았다.
▲ 철암 단풍군락지는 철암초등학교 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한다.
누구보다 먼저 가을을 맞고 싶은 여행자라면 10월 초, 극에 달한 철암단풍의 강렬함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10월 말~ 11월 초, 철암행 버스에 오르자.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발걸음을 한 당신의 노고는 철암단풍군락 앞에서 그 서막을 열게 될 지어니. 철암단풍군락지는 태백역 혹은 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철암행 버스를 이용, 1시간 내의 시간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이다. 철암행 버스는 태백역을 시작으로 구문소, 자연사박물관, 상장남부벽화마을 등 가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소를 거치니 뚜벅이여행자에게는 더 없이 좋은 가을행 관광버스가 되어 줄 것이다.
글·사진 = 노일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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