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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여정 클라라 주연의 '워킹걸'은 성인용품샵을 운영하는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의 이야기를 담은 섹시코미디로 7일 개봉했다./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새해 첫 코미디 영화 '워킹걸'은 20·30대 남녀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팝콘 무비'다. 가벼운 마음으로 친구 또는 연인과 극장 나들이를 하기엔 무리가 없어 그간 무겁거나 슬픈 소재에 지친 관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삼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청년층 세대를 일컫는 말)는 가벼운 재미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감동도 얻을 수 있다.
7일 개봉한 '워킹걸'(감독 정범식, 제작 홍필름·수필름, 배급 메가박스 플러스엠)은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해고당한 커리어우먼 백보희(조여정 분)와 폐업 일보 직전의 성인샵 CEO 오난희(클라라 분)를 만나 우연한 계기로 동업을 결심, 이색적인 성인용품샵 '까사 아모르'를 개업하며 벌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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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걸'의 백보희(조여정 분)은 똑 부러지는 워킹맘인 반면, 오난희(클라라 분)는 성에 대해 개방적인 성인샵 CEO다./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
'워킹걸'속 두 여자 백보희·오난희는 흑과백으로 대비되는 캐릭터다. 백보희는 똑 부러지는 '워킹맘'이다. 장난감 회사 '토이 앤 조이'의 마케팅 팀 과장인 그의 남편은 '훈남' 대학교수. 토끼 같은 딸도 있다. 백보희는 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겉으로 봤을 땐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백보희의 삶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바로 남편 구강성(김태우 분)과 '섹스 리스'부부로 산 지 1년이 넘었다는 것.
반면 오난희는 섹스를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백보희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그는 성인샵 CEO로 성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해박하고 동시에 적극적인 태도를 지녔다. 하지만 성에 대한 지식이 많은 그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평소 자위 기구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탓에 사람과 교감하고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섹스, 성인용품, 벗은 여자, 오르가슴 등 자극적인 '19금' 단어를 남발하며 관객의 시선을 끄는 '워킹걸'은 백보희와 오난희라는 전혀 다른 두 여성을 통해 섹스리스 부부, 워킹맘, 가족, 성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등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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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걸'은 전혀 다른 여성 보희(조여정 분)와 난희(클라라 분)를 통해 성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사람들이 가진 편견과 가족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
겉으로 보기에 완벽한 직업을 가진 백보희는 '토이 앤 조이'에서 비싼 옷과 높은 구두를 신고 후배들에게 능력을 인정받으며 자신의 지위에 만족하고자 하지만, 밤새 야근을 하는 탓에 정작 남편과 '섹스 리스'부부로 남아야 한다. 섹시한 오난희는 매혹적인 자태와 늘씬한 몸매로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 인기 있는 여성이지만, 성인용품을 팔고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 탓에 '쉬운 여자'란 편견 어린 시선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영화는 섹시 코미디답게 러닝타임 내내 유쾌하고 발랄하다. 그리고 '19금'을 소재로 다룬 영화는 어딘지 모르게 어둡고 침침할 거란 편견을 깨고 경쾌한 분위기가 관객들을 보는 내내 즐겁게 만든다. 특히 보희와 난희, 물과 기름 같은 두 여자가 뭉쳐 문을 연 '까사 아모르'는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성(性)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조하고자 가우디의 건축양식을 응용한 자연 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됐고 촬영도 자연광이 들어오는 느낌으로 화사하게 연출해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커리어우먼 보희와 성인샵 CEO 난희로 분한 조여정-클라라가 입은 의상 또한 오피스룩과 강렬한 원색의상으로 확실하게 대비해 차이를 뒀다. 동업을 시작하며 두 여자의 옷은 묘한 조화를 이뤄 관객으로 하여금 두 캐릭터가 융화됨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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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금'영화라는 편견을 깰 만큼 상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 '워킹걸'/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
'워킹걸'의 6할을 끌고 가는 인물은 난희 역의 조여정이다. '인간중독' '표적' '후궁: 제왕의 첩' '방자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과감하고 안정된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그는 '워킹걸'에서도 자연스럽게 백보희를 연기했다. 야망있는 직장인, 요염하고 섹시한 여자, 그리고 관객의 마음을 동요하게 하는 눈물 연기까지 노출을 강조하는 여배우가 아닌 다채로운 표현력으로 작품 하나를 끌고 가는 힘 있는 조여정이 돋보인다.
클라라는 생각보다 출연 분량이 적다. 풍부하지 않은 표정 연기와 다소 어눌한 발음이 아쉽지만, 극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제 몫을 다했다.
정범식 감독의 페르소나 김태우와 고경표, 애드리브 여왕 라미란은 '워킹걸'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다. 그간 묵직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보였던 김태우는 코믹 전문 배우같다. 지질하지만,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남편 구강성으로 분해 조여정과 함께 영화를 이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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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걸'에 감초로 출연하는 김태우 고경표 라미란은 없어선 안될 존재다./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
고경표는 난희의 남자 친구 표경수 역으로 성인용품은 좋아하지만, 자신과 스킨십은 거부하는 여자 친구를 인내심 있게 기다리며 엉뚱한 매력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보희의 친언니 순옥으로 분한 라미란의 코믹 연기 또한 약방의 감초다. 그가 거품 욕조 안에서 바이브레이터를 가지고 놀다가 감전되는 장면은 극장을 찾은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워킹걸'은 청소년관람 불가 등급답게 거침없고 섹시하다. 하지만 '19금' 영화가 가질 거로 생각하는 어두운 느낌이나 우울한 뒷맛은 찾아보기 어렵다. 화사한 화면과 알록달록한 성인용품, 유쾌한 이야기가 되려 상큼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가 더욱 의미를 가지는 것은 영화를 보며 웃고 즐기는 사이에 관객 스스로 머릿속에 박힌 부정적이고 잘못된 이미지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만든다는 부분이다. 콘돔으로 시작해 가족으로 끝나는 '워킹걸'은 7일 개봉했다. 러닝타임 111분, 청소년 관람불가.
◆ 섹시 코미디 '워킹걸' 예고편(http://www.youtube.com/watch?v=P2QdzrJYPUc)
amysung@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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