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좋은 옷은 많은 사람이 입는 옷”, 길옴므 서은길 디자이너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 브랜드 중국 13개 지점으로 확장
패션계는 잠깐 사이에도 수백개의 브랜드가 쏟아지고, 수많은 신예 디자이너들이 탄생한다. 그 곳에서는 칭찬받기는커녕 살아남는 것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서은길 디자이너는 다르다. 서울 콜렉션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 찬사를 받고, 자신의 이름을 딴 G.I.L HOMME (길옴므) 브랜드를 중국 13개 지점으로 확장했다. 그는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로까지 활약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소지섭, 송승헌, 배용준 등 잘나가는 배우들을 비롯해 요즘 대세인 아이돌까지 그의 옷을 앞 다퉈 입으며 길옴므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어떤 힘 때문일까? 압구정에 위치한 길옴므 매장을 찾아 서은길 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눴다.
Q. ‘길옴므’가 어떻게 탄생하게 된 브랜드인지 궁금해요.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길옴므는 제 이름 서은길에서 ‘길’을 따와서 시작한 남성복 브랜드예요. 6년 전, 30대 말부터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이가 조금 있는 사람도 입을 수 있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디자인해야겠다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죠.
Q. 6년 만에 ‘길옴므’는 사랑받는 남성복 브랜드가 됐어요. 소지섭, 송승헌, 배용준 등연예인들도 많이 찾고요. ‘길옴므’ 옷의 어떤 특징 때문일까요?
저는 남성복을 디자인할 때도 강렬한 색을 사용한다든지 특수한 소재로 만드는 등 여성복 디자인의 접근 방식을 사용했어요. 남성복은 여성복보다 라인이 덜 중요시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가슴, 허리 등 기본적인 라인을 중점적으로 디자인하죠. 이런 것들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Q. 디자인할 때 중점적으로 두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답게’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나를 나답게 만들어줄 수 있는 옷이 가장 좋은 옷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옷은 사실 생활필수품이잖아요. 많은 사람이 우러러 볼 수 있는 옷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입고 만족 할 수 있는 옷을 늘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착용감이 좋은 옷을 디자인 하는 것에 늘 중점을 두죠.
Q. 옷 디자인은 트렌드와 시기에 따라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분야 중 하나잖아요. 한 디자이너의 작품도 시기별로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많이 다른 편이에요. 하지만 작품마다 분명하게 드러나는 디자이너의 색깔은 일관되게 있죠. 제 옷은 전반적으로 편안하지만 그 안에 돌파구가 있는 것을 지향해요. 변화무쌍하다랄까. 그런 전체적인 틀 안에서 시대, 시기 별로 트렌드와 좋아하는 색이 녹아져 나오는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올해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곧 있을 콜렉션의 콘셉트를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조금 더 구축적인 옷을 할 거예요. 예전에는 네츄럴 속에 구축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구축 속에 네츄럴을 가미하는 방식이죠. 약간 딱딱할 수 있지만, 고급스러움에 더욱 포인트를 많이 둘 거예요.
Q. 디자이너는 작품에 자신의 성격이 많이 드러난다고 하던데, 서은길 디자이너는 어떠신가요?
드러나는 것 같아요(웃음). 보통 남성복은 ‘멋있다’라고 표현을 많이 하는데, 제 옷은 ‘예쁘다’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옷에 중성적인 매력이 있어요. 제가 예쁜 것 좋아하는데 그런 부분을 닮은 것 같아요.
Q.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 전임교수로도 활약을 하고 있으신데,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시는게 어려우실 것 같아요.
분명 쉬운일은 아니죠. 하지만 감당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패션은 노하우가 쌓여서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기후, 사회, 사람의 니즈 등에 따라 변해요. 그래서 패션 분야에서 가장 좋은 교육은 내 일을 하면서 현장감을 전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청강문화산업대학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해 저를 불러 주신거고요. 감사하죠.
Q. 학계에 남성복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별로 없다고 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의미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어떤 부분에서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남성복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지만 여성복에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다 알려줄 수 있거든요.
Q. ‘길옴므’브랜드가 중국에도 13개 지점을 확보하고, 다른 브랜드와의 콜라브레이션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열정은 어디서 나오시는 건가요?
열정이 아닌 욕심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하고자 하는 일에는 욕심을 내는 것이 옳다고 봐요. 그 산을 오르려는 믿음과 욕심이 있으면 반드시 갈 수 있죠.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길옴므’라는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한 디자이너가 고뇌하고 해석해서 어떻게 작품을 만들어 가는지 관심있게 봐주시면 저한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글_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사진_ 박민희 newsta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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