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9살, 남친은 37살

소개팅으로 만나 1년9개월정도 연애중입니다.

남친은 저와 만나기 시작할때도, 작년까지만해도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던 사람입니다. 

집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친구들도 미혼 친구들이 많다보니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던거 같은데 이제 마흔이 다가오니 결혼에 대해 생각이 생겼나 봅니다.

그래서 최근들어 저에게 결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얘기하더군요. 저랑 결혼을 하게 되면 어떨지 생각을 해봤다면서 걸리는 문제 두가지가 있다며 얘기를 했고, 거기에 대한 저도 생각을 해보고 말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저의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2-3개월 전쯤 남친의 어머니와 누나 가족을 처음 만났습니다. 결혼 허락을 맡기 위한 이런건 아니고, 만난지도 꽤됐고, 남친의 어머니가 아들이 외박하는것도 싫어하셨던지라 어떤 여자를 만나는지 궁금해하시기도 하는거 같아 편하게 식사한번 하자는 자리였습니다. 

현재까지 총 3번 만났는데, 첫번째는 어머니와 어머니지인과 만났고, 그후로 누나네 가족이랑만 따로 처음 만났고, 두번째는 어머니 생신겸 어버이날이어서 어머니랑 누나네 가족 다같이 만났고, 세번째는 어머니랑만 만났습니다.

첫번째 만남에선 제가 음식도 다 덜어드리고, 수저젓가락, 물 다 챙겨드리고, 자그마한 수제청 선물도 드렸습니다. 어머니 생신때는 제가 케익도 만들어 드리고, 이전에도 떡 좋아한다고 하셔서 떡케익도 많이 만들어 드렸는데.. 

세번째 만남에서 어머니가 저랑 남친에게 음식을 덜어 주셨는데, 제가 감사하다는 말도 없이 그냥 받아 먹기만 했다고.. 어머니가 남친에게 말한건 아니고, 누나에게 말을 했다더군요.. 처음엔 처음이니까 어색해서 말도 별로 없고 그런가보다 했는데, 마지막 만남에서 저를 인사성도 없고 말도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셨나봅니다...

겨우 세번 만났고, 음식 그냥 먹었다고... 묻는 말에 대답을 안한것도 아니고.. 어머니가 말씀 하시는걸 좋아한다는걸 미리 알았기에 경청하면서 듣고 있다는 끄덕끄덕 제스처도 하고 했는데.. 만나고 헤어질때도 고개숙여 인사하고 했는데.. 휴.. 제가 탐탁치 않으신건지.. 제 친구들한테 말해봐도 다들 깜짝 놀라더라구요.. 이 이야기를 어머니가 누나에게 얘기를 하셔서 제 남친에게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전에 제가 남친 자취방에 남친이 출근한 사이에 자고 있었는데, 남친 누나가 방을 치워준다고 갑자기 오는 바람에 어색하게 마주친적이 있습니다. (남친과 전 쉬는날이 다르고, 장거리 연애중입니다)

자다가 놀래서 인사할 겨를이 없었고, 가실때는 꼬맹이랑 누나에게 인사를 했는데 남친한테는 제가 인사도 없었다고 했다고 하더군요.. 결국 누나와 어머니에게 전 인사성이 없는 사람이 된거에요;; 

남친도 가족들이 절 좋아해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안좋고, 절 마음에 안들어 하는거 같아 신경이 쓰였대요. 이게 걸리는 문제중 첫번째 문제에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 혼자 삼남매를 키우셨는데, 엄청 아들아들 하는 집입니다.. 이부분에서부터 다들 별로라고 하실거 압니다...ㅎㅎ

여자혼자 아이 셋을 키우셨으니 보통분이 아니시고, 성격또한 보통이 아닙니다.. 남친도 그걸 잘알기에 저에게 이런 어머니 감당을 할수 있겠냐고.. 결혼하면 싫어도 잘지내야 하는데 할수 있겠냐는게 첫번째 문제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제가 잠이 많아 쉬는날 많이 자는 편입니다. 이게 곧 게으름과 연관되기도 하죠. 

남친은 어려서부터 막내아들로 이쁨을 너무 많이 받으면서 자랐고, 어머니께서 누나들과 달리 모든 뒷바라지를 다해주셨어요. 그래서 그런지 자기가 누군가를 챙겨주는거보단 받는게 좋대요. 근데 저의 저런 모습을 보고 자기가 챙겨줘야 할거 같다는거죠. 여기서도 다들 욕할거 압니다ㅎㅎ

참고로 저희집은 이혼 가정입니다. 아버지는 재혼하셨고. 아버지밑에서 자랐구요, 어머니는 재혼하셨다가 사별하고 현재는 만나는분 계시고, 아버지쪽에선 어머니랑 왕래하는걸 모를뿐더러 싫어합니다. 그래서 남친쪽에선 이런부분도 걸리지 않을까 생각해요.. 남친은 알고 있고, 남친 어머니는 아직 이런부분까진 모르는 상태구요. 

남친은 저희 집안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진 않지만 어떻게 생각을 안할수 있겠어요.. 저는 항상 이런부분 때문에 주눅이 들게 되요.. 물론 친구들은 저의 이런부분도 사랑해줄 남자를 만나라고 하지만.. 어떻게 신경을 안쓸수 있겠습니까..

남친은 저보단 자기가 결혼이 급하다면서 제가 결혼에 대해 생각을 안해본거 같아 먼저 자기 생각을 말해준거래요. 결혼은 신중해야 하니까 서로 같이 대화를 해보자는거래요. 서로 좋다고 결혼한 사람들도 이혼하는 경우도 많고, 시댁, 처가와 문제있는 경우도 있고, 각자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을 모르고 하는거보단 알고 결혼하면 낫지 않냐는 생각인거 같아요.

남친말대로 전 결혼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지 않아서 현실적으로 잘은 모르겠어요.. 

그치만 남친 집안이 힘들거라는거 정도는 알거 같아요.. 결혼하신 분들 조언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