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리산 종주
천왕봉을 향하여
아침 6시가 조금 넘은시간, ㄱ님이 흔들어 잠에서 깼다. 일어나야 하나? 밖에 날씨도 흐린거 같고, 그냥 하루 푹 쉬다 가면 안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 생각보다 몸이 가볍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저런 생각에 잠시 잠겨 본다. 짐을 꾸려 들고 아침을 먹기위해 취사장에 가니 사람이 가득하다. 비가 와서 다들 취사장으로 몰린 탓이다. 아침 부터 비! 내일도 비가 올까? 그냥 하루 여기서 쉬고 천왕봉은 내일 가면 알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취사장에는 자리가 없어 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밖에서 누릉지로 아침을 해 먹고 산행을 시작했다.
언제쯤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걸까?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이다. 챙겨온 선글라스를 쓸 날이 올지 의문이다.
계속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 비옷을 챙겨입고 산행을 시작했다. 발목도 좀 아프고, 무릅, 허리도, 게다가 손바닥 까지. 그래도 생각만큼 몸이 무겁지는 않아 다행이다. 그래 아직 젊은 것이다..^^;; 아님 말고..-_-;;
벽소령에서 선비샘, 그리고 칠선봉 까지는 그럭저럭 힘들지 않은 길이 이어진다. 어쩌면, 아침이라, 밤새 비축해 놓은 체력이 남아 있어서 힘이 덜 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할만하다
하지만, 지리산이 그리 호락호락한 산은 아니었다. 영신봉에 다다르니 슬슬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한다. 비라도 안오면 좋으련만, 계속 오락가락 하는 비는 산행을 더욱 힘들게 한다.
아무생각 없이 계속 산길을 따라 걷고 있는데, 저 멀리 세석 대피소가 눈에 들어온다. 천왕봉이고 나발이고, 걍 저기서 하루 쉬다 갔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렇다고 진짜 그러고 싶은건 아니고, 걍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석 대피소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한무리의 사람들이 호우경보로 길을 통제했다고 말을 해 준다. 그래서 우선 세석 대피소로 가서 상황을 보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세석 대피소에서 발이 묶여 호우경보가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 잘됐다. 이 핑계로 여기서 하루 쉬면 좋겠다. 하지만, 대피소에서 자는것도 그리 좋지많은 않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밥도 대충대충 먹어야 하니 말이다.
대피소에 도착할때 쯤 비가 그쳤는데, 하늘을 보니 다행히 먹구름은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계속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피소에서 할 일도 없고 그냥 시간을 보내면서 사진이나 좀 찍고 있다 밥을 먹기로 했다. 우선 밥을 먹고, 길이 열리면 천왕봉까지 가 보고, 안 열리거나 넘 늦게 열리면 그냥 이곳에서 1박을 하던가 그건 그때 결정하면 될 일이다.
대피소에서 산 햇반에, 준비해온 장조림 통조림과 김치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그러고 보니, 밥 준비가 좀 소홀한거 같다. 주위에 보니 고기를 제온 사람들도 있고, 다들 생각보다 제대로! 챙겨먹고들 있는데, 우린 이게 영 열약하다. 다음에 또 산 탈일이 생기면 그때는 나도 제대로 준비를 해 와서 배터지게 먹으리라.
대피소에서 산 햇반에, 준비해온 장조림 통조림과 김치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그러고 보니, 밥 준비가 좀 소홀한거 같다. 주위에 보니 고기를 제온 사람들도 있고, 다들 생각보다 제대로! 챙겨먹고들 있는데, 우린 이게 영 열약하다. 다음에 또 산 탈일이 생기면 그때는 나도 제대로 준비를 해 와서 배터지게 먹으리라.
대피소에 도착한지 2시간이 지나, 다행히 산행통제가 해제 되어 다시 천왕봉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가뜩이나 시간 여유가 없었는데, 밥먹은 시간을 제외하더라고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지체해서 과연 오늘 천왕봉 까지 갈 수 있을까? 걱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