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여행칼럼 - 여성포털이지데이

2006년 10월 30일 일본 후쿠오카 ~ 한국 _ 여행 42일차
20. 한국으로

가자! 한국으로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일본으로 올때는 비행기를 타고 왔지만, 갈때는 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왜 비행기 안타고 배를 타느냐? 돈을 아끼려고? 아니다. 계산을 해 보면 배를 타고 간다고 절대 돈이 많이 절약 되지 않는다는걸 알 수 있다. 비행기 가격이나, 배타고 부산으로 가서 버스든, 기차를 타고 서울까지 이동는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다. 자세한건 마지막에 정리하면서 쓰기로 하겠다.
책에 보니 출발 1시간 반전에는 여객터미널에 도착해야 한다고 돼 있어서 넉넉 잡고 10시 반 배를 예약해 놨다. 숙소에서 터미널까지는 20분도 안걸리니 8시 반쯤이나 출발하면 무리가 없겠다 싶은데, 아침에 눈을 일찍 떠나 좀 일찍 숙소를 나섰다. 아침은 마지막으로 요시노야에서 먹었다. 앞으로 가끔 그리울것이다. 요시노야도 그렇고, 일본에서 먹은 수 많은 음식들이 말이다. 지금이야, 얼릉 한국 가서 한국 음식이 먹고 싶지만, 그것도 몇시간 후면 해결 되는 일이고, 금방 일본 음식이 그리울 것이다.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 20분인데 8시 45분 배 수속을 아직도 하고 있다. 어라! 분명 1시간 반전에 까지 와야 한다고 했는데, 고작 25분후에 출발하는 배 수속을 아직도 하고 있다니! 속았구나 싶다. 물론 성수기때는 복잡하고 사람이 많아서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하는지 몰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은거 같다. 자전거만 그냥 실어도 되면, 8시 45분 배를 타려고 했지만, 접어서 가방에 넣어야 하고 하니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천천히 준비하고 9시 반 배를 타기로 했다. 예약은 10시 35분꺼로 했지만, 사람이 많지 않으니 9시 반거로 변경이 가능할듯 싶었다.

자전거는 접어서 가방에 넣고, 터미널 이용권도 사고 표 사는 곳으로 가서 간만에 영어로 주절주절 떠들어 줬다. 무난히 9시 30분 표를 살 수 있었다. 이제 출국이다. 10시 반꺼였다가 9시 반꺼로 표를 바꾸니 기분이 더 좋다. 1시간이나 더 빨리 한국에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출국 심사는 간단했다. 비행기와 다른 점이라면 짐을 다 들고 타야 한다는것. 자전거를 열심히 들고 옮기니 심사관이 자전거냐고 묻는다. 심사관은 영어로 묻고, 나는 일본어로 대답하고 하는 재미난 상황이 잠깐 연출 되며, 간단한 대화 끝에, 마지막으로 "스고이"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스고이! 이 말, 참 많이 들은 말이다. 과연 난 '스고이' 한 일은 한것일까? 잠시 생각해 본다. 아닌거 같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쉽게 도전하지 않는, 아니 어쩌면 도전해야 할 이유도 없는 걸 했을뿐이지, 대단한? 굉장한? 그런 일을 한건 아니니 말이다.

배가 쾌속선이라 그런가? 사진을 찍기 힘들정도로 요동을 친다. 바다에서 보는 후쿠오카타워와 야후 돔이 볼만하다는 사전 정보가 있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적당한 시기를 기다렸는데, 내가 일본을 떠나는 걸 았았는지 날씨도 좋지 못하고 배도 요동을 쳐서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1Ds 는 짐 수량을 맞추느라 배낭에 넣어 버려서 익시로만 찍었는데, 어짜피 1Ds 로 찍었어도 여건상 좋은 사진이 나오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못내 아쉽다.

그런데, 입국 신고서를 나눠준다. 가끔 보면 내가 참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는데, 이때 그랬다. 입국 신고서 요즘 한국에서는 없어졌다. 물론 한국 국적의 사람들만 말이다. 외국인들만 쓰면 되는데, 이상하게 입국 신고서를 나눠주는거다. 그래서 배타고 입국할때는 아직까지 이걸 쓰다 보다 싶어서 흔들리는 배 안에서 열심히 썼는데, 입국 심사할때 보니 외국인만 쓰면 된단다. 그렇다. 배에는 한국 사람만 있는게 아니고 외국인도 있었던 거다. 이런 멍청이! 외국 사람들 쓰라고 나눠주는걸 받아 들고선 '배타고 입국하면 써야 하나보다!' 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