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스캉이 있는 곳은 26성인 순교지 이니, 평화공원이나, 데지마 쪽 어느쪽으로 가든 꽤 걸어야만 했다. 거리상으로는 평화공원이 가까워 보이긴 하지만 데지마 쪽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전차 요금 100엔밖에 안하니 타고 가도 되지만, 그럼 재미 없다. 길거리 풍경도 좀 담아줘야 한다.
오늘 점심은 1899년에 창업했다는 중국 음식점 시까이로에서 먹기로 했다. 시까이로 초대 주방장이 고안해 냈다는 원조 짬뽕을 먹어 보기 위해서 였는데, 짬뽕의 원조가 일본이라는건 처음 알았다. 책에 나오기로는 채소와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담백한 맛이 천하일품이라고 하는데 어디 한번 속아줘 볼까?
짬뽕맛은 그냥 밋밋했다. 짬뽕은 역시 한국 짬뽕이 ㅊㅚㄱ오다. 마침 이글 쓰고 있는 시간이 점심 시간이라 짬뽕이 무지 당긴다.
맛은 좀 아쉬웠지만, 양에서는 만족인 점심을 먹고 글로버 정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글로버정원가는길의 수많은 학생들은 글로버정원으로 가는 학생들일까? 정원에 뭐 볼게 있다고? 거참 궁금하다. 정원으로 올라가는 길 양옆으로는 기념품 가게와 카스테라집들이 많았는데, 나가사키에서 먹어봐야 할 음식중 한가지는 좀전에 먹었던 원조 짬뽕이고, 또 하나는 카스테라라고 한다. 포르투칼에서 들여온 평범한 과자 카스텔라를 지금과 같은 맛으로 만든게 나가사키라고 한다. 그러니깐 원조 짬뽕에 이어, 원조 카스테라라는 얘기인데, 방금 밥을 먹은지라 하나 사 먹고 싶어도 지금은 좀 부담이 되니, 내려오는 길에 하나 사서 저녁에 간식으로 먹어야 겠다. 마침 시식하는곳이 있어서 두어점 집어 먹어 봤는데, 달다. 무지 달다. 한국에서 먹던 카스테라 보다는 쫀득하고 무지 달다. 맛이 있기는 한데, 방금전까지 하나 사서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은 확 달아나 버렸다. 진짜 듬뿍 달다.
글로버정원 가는 길에 우우라뗀슈도 라는 성당이 하나있다. 입구부터 매표소가 지키고 있어서 근처에도 못 가보고 발길을 돌렸다. 성당은 유럽에서도 질리도록 봐 왔기 때문에 이제는 전혀 흥미롭지 못한 볼거리가 돼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