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관광 할 닛코는, 일본이 자랑하는 관광 명소라고 한다. 과연? 책에 나온 그대로 특급 관광 명소일까? 볼거리들을 쭉 살펴보니 대부분의 볼거리가 절과 신사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주 불국사 같은 곳이 몇 개 모여 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한 곳이다. 이미 예전에 도쿄와, 오사카, 교토등을 여행하면서 절과 신사를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절과 신사는 그다지 당기는 곳은 아니라 닛코보다는 근교의 볼거리에 시간을 더 투자하려고 했었는데, (차를 타고 조금 더 나가면 공원과, 폭포, 전망대 등이있다) 마침 오늘은 날이 좋지 않아 근교 여행도 별로 일거 같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무심코 바라본 커튼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일기예보에 말한 그대로 아침부터 잔뜩 흐림이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때 비가오는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간만에 관광을 좀 하려고 하는데, 하늘이 영 도와주지 않는다. 그래, 그렇다면 오늘은 그냥 호텔에서 푹 쉬고 관광은 내일 할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봤지만, 내일은 과연 날씨가 좋을까? 그런 확신도 없으니 그냥 오늘 관광을 해야 겠다 싶어 오후부터 온다는 비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호텔을 나섰다.
닛코에서의 첫번째 관광지는 닛코 관광의 관문인 '신코' 다. 신코는 뱀이 다리로 변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다리라고 하는데, 내게는 그저 평범한 다리로 보일 뿐이다. 일본의 역사와 전설이 담긴 다리라 그 역사적 의미를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 : 신코
표를 사고 들어간 린노지는 그동안 봐 왔던 다른 절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였다. 신선한 맛이 없다 보니 별로 재미가 없다. 사실 닛코는 이런 이유 때문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곳임에도 처음부터 조금 실망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는 우리 속담처럼 일본의 자랑이니 하는 수식어가 붙은 닛코도 그렇고 그런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닛코의 최대 볼거리라는 토쇼구에 기대를 걸어보기로 하고, 토쇼구로 향했다.
그렇지만 사실 별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뭐 절이나 신사가 다 거기서 거기지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쇼구는 그 입구부터 범상치 않았다. 입구에는 5층탑이 지키고 서 있었는데, 그 5층탑을 보는 순간, ‘오! 여기엔 뭔가 볼거리가 좀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대로 토쇼구는 볼거리들로 가득했다.
일본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절일 줄 알았던 토쇼구는 내 생각과는 정반대로, 건물들의 모양도 색달랐다. 특히나, 건물 여지저기에 흩어져 있는 토쇼구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의 하나인 조각상들은 꽤나 흥미로웠다. 건성으로 대충 보면 지나칠 수도 있으니 꼼꼼히 찾아 봐야 하는데, 사람도 있고, 새도 있고, 원숭이도 있고, 건물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는 조각들은 재미있는 볼거리다. 신코를 지나 린노지까지는 볼것도 없고 뭐냐! 한두시간이면 관광이 끝나겠구나 싶었는데, 토쇼구에 들어서며, 이것저것 챙겨 보느라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