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꽃 핀 술독에 빠지고 싶어라! <포천 산사원>
요즘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한창 인기다. 이제는 나름대로 유서 깊은 이벤트로 자리잡은 ‘무한도전 가요제’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재작년 열렸던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다. 특히 당시 유재석, 이적 정형돈, 정재형이 작곡을 위해 찾았던 곳은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 술을 담근 항아리가 가득한 정원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그 옆 정자에 앉아 노래를 만드는 모습이 프로그램 속 등장인물들의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행동에도 불구하고 참 운치있어 보였다. 어느 한적한 시골에 있을 것 같던 그곳은 의외로 서울에서 가까운 포천에 있었다.
그들이 찾았던 곳은 바로 배상면주가가 운영하는 전통술갤러리 산사원. 약 400여개의 술독이 늘어선 ‘세월랑’은 옹기에서 익어가는 누룩 냄새를 벗삼아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기에그만이고 산사나무 열 두 그루가 심어진 아름다운 산사정원에서는 은은하게 들려오는 노랫가락을 들으며 잠시 풍류를 즐겨볼 수도 있다. 산사정원에는 흐르는 물에 잔을 띄워 술을 마실 수 있는 <유상곡수>, 산사원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우곡루>,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을 본떠 지은 <취선각>, 근대 양조장의 모습을 구현해 놓은 <부안당> 등 볼거리가 많아 시간을 여유롭게 두고 둘러보면 좋다.
산사원은 크게 외부 산사정원과 내부 공간인 전통술 갤러리 산사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관람은 산사정원을 먼저 둘러본 뒤 산사원을 둘러보면 좋다. 산사정원의 하이라이트는 400여개의 증류주 항아리가 놓여 있는 미로셀러 세월랑이다. 세월랑에 놓인 술독에는 실제로 우리 농산물로 빚어 내린 전통 증류주가 세월따라 익어가고 있으며 1년 동안 원액을 1차 숙성 시킨 뒤 안정적인 실내공간으로 이동하여 2차 숙성을 시키는 셀러 역할을 하고 있다.
▲세월랑은 정재형과 정형돈이 만남을 가진 장소다.
(제공: MBC 무한도전)
세월랑을 나오면 산사정원이 넓게 펼쳐집니다. 산사정원의 오른편에는 약 150년 전 부안에 있었던 쌀 창고를 옮겨와 지은 부안당이 있다. 부안당 안쪽 누룩실에서는 실제로 누룩을 볼 수 있고 과거 술을 빚는 과정 등이 전시되어 있다. 산사정원 왼편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정원으로 일컫는 담양 소쇄원의 광풍각을 본떠 지은 취선각이 자리하고 있다.
▲취선각은 유재석, 이적이 노래를 만든 곳이다.
(제공: MBC 무한도전)
산사정원의 중앙부에는 산사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각종 모임과 연회를 펼칠 수 있는 우곡루가 위치하고 있다. 우곡루 1층은 카페 다주헌이 있으며, 2층의 누각으로 올라가면 운악산이 세월랑 뒤뜰에 사뿐히 내려 앉은 듯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우곡루 옆쪽의 ‘유상곡수’에서는 포석정과 같이 흐르는 술에 잔을 띄워 술을 마실 수 있는 물길이 만들어져 있어 눈길을 끈다.
시큼한 누룩 냄새에 홀려 누룩꽃 핀 술독에 빠지고 싶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한다면 산사원 입구 쪽에 위치한 전통 술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전통 술을 빚는 도구와 기록물이 전시된 1층을 지나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배상면주가에서 만든 각종 술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카운터로 가서 입장료 2천원을 내면 산사춘 미니어처 한 병과 작은 술잔을 주는데, 이 잔을 들고 진열된 술과 술지게미로 만든 안주거리들을 즐기면 된다. 이곳에서 맛보는 술은 공장에서 갓 만들어진 것으로 가열처리를 거치지 않아 훨씬 깊고 진하면서 끝 맛이 깔끔하다.
■ 산사원 관람안내산사원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 2000원(미성년자 무료)이며 직접 술을 빚어보는 가양주 프로그램은 1~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교육비는 1만 5천원~3만원 선으로 빚은 술은 직접 집에 가져갈 수 있다. 체험을 원한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산사정원만 관람할 경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위치: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화현리 512전화번호: 031-531-9300운영시간: 08:30~17:30홈페이지: www.sansaw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