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노스에서의 둘째날.
예정대로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파라다이스 해변으로 향했다. 어제까지는 날이 참 좋았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이다. 아직 해수욕을 하기엔 이른 시기라 안그래도 사람이 없어서 좀 아쉬운데, 사시사철 흐린날 같은건 없을거 같던 그리스에서 하필이면 해수욕을 하려고 하니 날씨가 좋지 않다. 아무래도 날을 잘 못 잡은거 같다.
6월 초지만, 그래도 해변은 썰렁하기까지는 하지 않았다. 적당히 사람이 있기는 했는데, 해가 없으면 날이 좀 싸늘해 담요를 덮고 있는 사람도 있고, 누드해변의 본색은 드러나지 않는다.
작년에 처음 이 파라다이스 해변을 찾을때는 정말 가슴의 두근거림이 느껴질 정도로 기대가 됐었고, 설레였었다. 말로만 듣던 유럽의 누드 해변에서 그들과 함께 일광욕을 즐기는 내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나도 남자다 보니, 유럽인들의 누드를 감상 할 수 있다는 기대로 많았지만, 무엇보다 그런 문화에 내가 섞여 있을 수 있다는게 한없이 설레였었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 탓에, 수영복 위에 겉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도 많아, 작년의 느낄 수 있었던 유럽의 누드해변의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어 아쉽기만 하다
■ 이른 아침 파라다이스 해변 풍경 (좀 추운 날씨임에도 누드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보인다)
■ 아침에는 정말 썰렁했는데,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제법 있다. 하지만 날이 따뜻하지 않아 누드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볼 수 없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니 한 낮이 되면 다시 그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해가 나오길 기다리며 해변에 누워 있으니 낮 1시쯤 구름이 슬슬 걷히고 드디어 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제 쫌 분위기가 살겠구나 싶었는데, 약 1시간 남짓 해가 비추더니 갑자기 마른 하늘에 소나기가 내린다. 아무래도 이번 여행은 유럽의 해변을 제대로 느끼긴 그른거 같다. 한창 해가 비추니 하나둘 겉옷을 벗고, 조금 씩 누드해변의 면모를 갖추나 했는데, 비가 오니 망했다. 다음번에 또 미코노스에 온다면 적어도 7월 초쯤에 와야 누드해변을 제대로 느껴줘야 겠다.
■ 작년에 찍은 파라다이스 해변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