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인터넷을 통해 만난 친구들과 떠난 115일간의 자동차 여행. 그 여행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 중 한곳인 터키의 카파도키아는, 여행을 시작할때만 해도 전혀 몰랐던 곳이다. 그저 유럽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시작했고, 터키라는 나라는 계획에 없었던 곳이었는데, 함께한 친구중 한명이 터키에 가고 싶다고 해서 얼떨결에 터키를 끼워 넣었고, 애당초 관심에 없던곳이기에 사전 지식 하나 없이 찾은 곳이다. 그런데, 무심코 들춰본 여행안내책자에서 카파도키아 사진을 보고는 꼭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 카파도키아에 도착한 것은 이스탄불을 떠나 이틀을 달린 후다. 이미 여행 중반에 접어들었고, 이스탄불에서 10일 일정으로 이집트에 다녀 오느라 몸이 많이 지친 상태로 내리 이틀을 달려야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이틀은 여행중 가장 지루했던 시간중 하나로 기억된다. 하지만, 카파도키아는 지루한 이틀의 시간을 보상 받기에 모자람이 없는 곳이었다.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도 꼭 한번 가 볼만한 곳이다.
카파도키아 관광의 구심점인 괴레메 마을에는 오후 4시경에 도착했다. 운전은 친구들이 하기에 뒷자석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니, 사진에서만 보던 기암괴석들이 드문 드문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카파도키아에 가까워 질수록, 생각했던것 그 이상의 무엇이 있을것이라는 기대감에 잠이 확 달아난다. 정말 지구가 아닌 외계의 어느 행성에 와 있는 느낌을 받는 곳. 지구상에 이런곳이 있었나 싶은 그런곳이 카파도키아다.
■ 차에서 본 카파도키아
우선, 숙소를 잡고 해가지기전에 서둘러 괴레메 마을 관광을 시작했다. 기암괴석 사이사이로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괴레메 마을 풍경은, 마치 영화에서 봐 오던 외계 어느 행성의 도시를 연상 시킨다. 마을 뒤편의 언덕에 오르면, 마을뿐 아니라 그 일대를 모두 내뎌라 볼 수 있는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경이 펼쳐진다.
■ 괴레메 마을
■ 괴레메 마을
괴레메 마을을 포함해 카파도키아 지역의 기암괴석들은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것이라고 한다. 카파도키아에서 60km 가량 떨어진 에르제스 산에서 수억년전에 대분화로 쌓인 화산재와 용암이 퇴적하고 굳어지고, 다시 긴 세월을 비와 바람에 의해 침식당하면서 지금의 신기한 형상의 바위들이 생성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삐죽삐죽 뽀족한 송곳 모양, 깍아놓은 연필 모양, 버섯 모양의 바위등 여러가지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만들어졌는지 그저 신기하고 또 신기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