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에서 느리게 걷기

 

 

 

 

 

분홍색 구간이 우리가 걸었던 길인데, 아마 세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배 시간에 맞추려면 넉넉히 4시까지는  도청항까지 도착하는 걸 염두에 두고 11시부터 걸었던 것 같은데,

돌아가기 위해 나온 길 모퉁이에서 먼 발치에 보이는 봄의 왈츠 세트 건물을 발견하고 뜨~아~해 했다. 

뭐야..그럼 여기가 도대체 어디고, 우리는 어디까지 걸었던 게야..@@

어쨌든 마을을 통과해서 항구까지 걸어가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걸리지 않았다.

 

 

 

 

 

 

 

 

 

 

도청항과 도락리 사이의 저 풍경이 참 이쁘다.

 

 

 

 

 

 

 

 

 

 

봄의 왈츠 세트장을 지나 걸어가는 길

 

 

 

 

 

 

 

 

 

 

섬은 황토빛 길로 사이사이 이어져 있고, 길이 있으니 길따라 간다. ^^

 

 

 

 

 

 

 

 

 

지난 번 강화도 2구간을 걸을 때 이런 길을 기대했는데, 차가 다니는 길 옆이라 좀 실망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ㅎ

 

 

 

 

 

 

 

 

 

 

 

가다보니 황소 두 마리가 느긋한 모습으로 사이좋게 풀을 뜯고 있고..

청산도에서 기억나는 풍경 중 하나는 멋진 비석과 장식으로 치장한, 멋있게 가꾼 묘지들.

이 작은 섬의 1/10의 일이 잘 가꾼 무덤일지도 모르겠다고 농담했었다.

 

 

 

 

 

 

 

 

 

 

어느 무덤가 옆에 구여운 벅수 두 개가  양 쪽으로 나란히 서 있었는데,

얼마 전 용인 에버랜드의 희원에서 벅수를 많이 봤던 터라 이 벅수가 눈에 들어왔다.

벅수는 장승처럼 마을이나 장소를 지키는 일종의 기원의 상징물이다.

 

 

 

 

 

 

 

 

 

오마담이 안다고 믿는 몇 안되는 꽃 중 하나, 엉겅퀴.. (맞남?)  ^^

 

 

 

 

 

 

 

 

 

해안길 따라 오르는 길..정말 더웠던 날..

웃으며, 덥~~다~~ 말하니, 덥기나 말기나.. 그러려니 하고 그냥 계속 간다. ㅎ

 

 

 

 

 

 

 

 

 

길 옆으로 꽃밭을 조성해 놨는데 놨는데 밋밋한 길에 보이는 꽃이 이쁘기는 하다.

 

 

 

 

 

 

 

 

 

 

더위를 식혀주는 해안길 아래 시원한 풍경

 

 

 

 

 

 

 

 

 

걷다보니 초분 체험장이라고 있는데,

청산도의 전통 장례방법인 초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족이 바다나 외지로 나간 중에 상을 당하면 묘를 금방 쓰지 않고 저렇게 초분을 만들어두고

가족이 돌아오면 시신을 수습해서 묘를 세우는데  이 섬의 오래된 풍습이라고 한다.

갑자기 비라도 내릴 듯 날이 흐려지려는 찰나에 왠지 으스스한 느낌이 들어 안에는 안 들어가봤다.

 

 

 

 

 

 

 

 

 

초분체험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꼐속 이어진 숲길.

길 옆으로 치자꽃이 하얗게 피어있었다.

 

 

 

 

 

 

 

 

 

울창하고 어두운 숲길을 지나면 바윗길이 나온다.

 

 

 

 

 

 

 

 

걸으면서 나누는 얘기.

그 많던 관광객은 다 어디에 있는 걸까...민박집에? 아님 해수욕장에..?

다들 세트장만 보고 돌아간 걸까..

 

걷는 사람은 우리 밖에 없는 것 같어..

이 날씨에 누가 걷냐고요...

우리니까 걷는거지...  @@

 

그래도 조용하게 우리끼리 오붓하게 걷는 길이 좋았다. ㅎ

 

 

 

 

 

 

 

 

 

 

 

제법 길었던 길이 끝나고..

 

 

 

 

 

 

 

 

 

멀리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 시원한 바다가 보였다.

 

 

 

 

 

 

 

 

 

 

 

그리고 좁은 길을 따라 올라왔더니..

 

 

 

 

 

 

 

 

 

 표지판이 보였다. 여기가 그러니까..당리재 삼거리고..그럼 지도 위에서 우리는 어디 있는 거얌..? @@

 

 

 

 

 

 

 

 

 

범바위까지 가려면 아래쪽으로 이어진 길로 쭈욱 내려가야 하는데..

이쯤에서 배 시간을 염두에 두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이 길로 가볼꺼나..하고 다른 길로 돌아 가니..

 

 

 

 

 

 

 

 

 

저기 보이는 건 봄의 왈츠 세트장...???!!!  @@

저 건물이 왜 여기서 보이지?

저 건물 지나 2시간 반 넘게 걸어왔는뎅..  정말   해진 순간이었다.

 

아줌마들~~~!! 지도를 보면서 왔으면 여기가 어디쯤 임을 생각하고 왔을텐데,

무작정 길만 따라 왔으니 어디로 왔는지는 전혀 머릿속에 없었다.

 

 

 

 

 

 

 

 

 

갑자기 많은 시간이 생긴 듯해서 범바위 쪽으로 가는 길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바닷가 쪽으로 붙은 좁은 길이 더 좁아지면서 풀도 무성해지고

점점 아래로 가파르게 이어지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슬슬 꾀가 나서 이제 고만 돌아가자~~고 마음이 모아지고..

범바위까지는 차로 가보기로 결정.

 

 

 

 

 

 

 

 

 

넓게 펼쳐진 마을 길 따라 마을로 들어섰다.

 이 섬엔 돌이 많은지. 돌담도 많고, 돌집도 많고, 돌로 축성을 하고 있기도 하고..

 

 

 

 

 

 

 

 

돌담집 안 종려나무가 쬐금 이국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수령이 오래된 동백나무에는 열매처럼 보이는 것도 주렁주렁 달렸고..

(저 열매로 동백 기름을 짜는건가....? ^^)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나는 청산도 상징물..

 

 

 

 

 

 

 

 터벅 터벅 걸으로 항구쪽으로 가는 길..

 

 

 

 

 

 봄의 왈츠 세트장 안은 이렇게 생겼다네..

안 들어가 본 대신 이렇게 사진으로 구경하기. ^^

 

 

 

 

 

이 섬이 알려지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깔끔하게 섬을 정비하고 잘 꾸며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마을로 들어가는 길..

 

 

 

 

 

 

 

골목길 사이로 지나가다 대문이 열린 집으로 눈길을 돌렸더니, 어랏~ 간판도 없는 가게라.. ㅎ

얼씨구나 반가워서 물이 있냐고 물었더니 할머니가 가정용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주신다.

 

 

 

 

 

 

 

마을 안 외양간도 지나고, 도라지밭도 지나고..방파제 안 갯벌 구경도 하면서 지나온 길.

 

 

 

 

 

 

 

다시 돌아온 항구..는 아직 조용했다. 가게에서 산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으며 더위를 식힌 뒤

가져간 차에 올라 일단 범바위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