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의 알래스카여행을 마치고 떠나는 날이였다.
빙하를 찾아서 무작정 날아온 우리들은 알래스카의 보석같이 눈부신 곳곳을 둘러보면서
이곳이 왜 여행자들이 꿈꾸는 곳인지 느낄수있었다.
한밤중에도 해가 지기시작하는 어스름저녁같은 느낌의 백야현상이며
알래스카 어디를 가도 볼수있는 빙하와 고래구경
도로변에서 쉽게볼수있는 연어를 잡는 낚시꾼들...
휘황찬란한 금을 직접캐볼수있는 광산코스까지..
곁가지로 들르는 여행자들에게 이렇게 푸짐한 여행지를 선사해도되는지
조금은 미안함까지 가지게 만드는 곳...
알래스카는 그런 곳이였다.
떠나는날...아쉬운맘에 이곳에서 보았던 자잘한 소품같은 풍경들을 담아본다.
첫날묵었던 숙소에서였다.
예약해둔 방으로 들어섰는데....오래전 소녀들의 작은방을 엿보는듯한 느낌이였다.
작은 침대, 빛바랜 커튼위의 레이스와 오래됨이 느껴지는 소품들까지..
왠지 자꾸만 침대에 누워 비밀일기를 쓰고싶어지는 그런 침실이였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아이는 스팸조각을 멍멍이에게 주었다.
갑자기 고기맛을 느낀 이녀석이 우리가 떠날때까지 쭉~~입구를 지키고있었다.
떠날려고하니 이녀석까지 그리워진다.
경비행기를 타고 드날리국립공원을 휘돌아 매킨리산 위에 잠시 랜딩했을때였다.
사진만으로는 꼭 합성한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믿기어려운 풍경이다.
눈쌓인 매킨리산맥과 한여름에도 거대한 빙하의 존재가 신기해서 찾은
알래스카...사진한장으로 찾아온 우리가족에게 그렇게 추억이되고있었다.
이 아이의 추억안에도 분명 매킨리산위의 눈밭에서 눈싸움을 했던 기억이 남겠지.
내 아이가 가지고있는 추억들이 자라서 아이가 어른이 되어 다시 그 곳을 찾는다면
어떨까...그때쯤엔 부모의 자리를 좀쉽게 이해하지않을까싶어.
살다가 이렇게 많은 이정표를 만나게될 아이
아이의 표정은 여행지에서의 난처한 길묻기가 아닌
무언가 앞으로의 삶에 대해 예감이라도 한 듯....복잡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 아이가 낯설지않도록 길을 잃지않도록 이정표가 되어야하는 내 무게또한
이 푯말처럼이나 사방으로 뻗어있는 느낌이 드는 사진이다.
이 사진이 참 귀엽게느껴졌다.
쇼핑몰 한쪽에 놓여진 의자에는 남편들이 기다릴수있도록 배려한 웨이팅벤치.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경할려면 꽤 많은 시간을 들여야하는데.
아내를 따라온 남편의 인내심을 꽤뚫어놓은 아이디어였다.
이들의 장난기넘치는 위트는 삶의여유라고 밖에 표현할수 없을듯 싶다.
산장에서의 하루...
낮시간에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여행지를 둘러본뒤
어스름 해가지는 시간이면 찾아가 쉴수있는....여행자들에게 밝은 미소로
편안함을 주었던 산장에서의 밤을 잊을수가 없다.
주방에는 예쁜바구니에 여행자들의 간식꺼리까지 챙겨놓아둔 주인장의 센스에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그런 작은 배려가 잊지못할 마음의 선물로 기억되는 그런
산장의 주인이 되어보고싶다.
나이가 들어 머리하얀 할머니가 될쯔음에는 분명 그렇게 살고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여행지에서 받은 많은 마음들을
나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고스란히 내어주고 떠나는 삶...
그렇게 살고싶다.
사실
알래스카를 찾은것은 고스란히 빙하때문이였다.
한겨울이면 만날수있는 눈덮힌 산이며, 바다위를 떠있는 거대한 빙하들을
언제든지 볼수있는 곳...알래스카
미국을 떠나면서 이 알래스카의 땅을 밟아보고싶었다.
그렇게 찾은 이곳에서 한여름의 빙하를 만나고 꿈만 같았다.
셋트장과 같은 분위기처럼 낯설기만 하다가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듯한 기세로
휘슬을 부는 빙하를 보고서야
우리가 이곳...알래스카에 있음을 실감했으니 말이다.
앵커리지에 있는 이 트레일코스는
자전거여행자들에게는 환상의 코스라고 알려져있었다.
해안트레일로드는 12마일정도의 경치가 정말 아름답다고 여행자들에게도 꽤 알려져있었다. 3시간에서 5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무엇보다 우리는 전날 무리한 일정탓에 컨디션이 말이 아니였다.
우리보다 아이가 더 힘든 상황에서 무리하게 트레킹을 할 형편이 아니였기에
아쉽지만 입구 산책하는 정도로 걷는데 만족하고 떠나왔다.
힘들더라도 시도해볼껄 싶은 후회감이 생기는 곳이였다.
위 사진은 알래스카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카페이다. 이곳에서 건강식을 만날수있는데 아침식사 메뉴를 하루종일 팔기때문에 젊은 층 손님들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을 만날수있다.
여행자들에게는 좀 저렴하게 먹을수 있는곳으로도 유명하다.
우리는 그 옆건물에 있는 코리아바비큐셋트를 파는곳을 선택했다.
며칠동안 빵을 먹었더니 좀 한국식이그리웠던지 아이는 무조건 바비큐셋트를 주문했다.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는 우리음식들....고향처럼 푸근하고 그 한접시가 주는 힘은
며칠동안 내내 든든하게 나를 지켜주기도 한다.
안녕.....알래스카여
다시 널 만나러 올꺼야...약속해....
그땐 구석구석 너를 더 알아보려고해....
보고싶을꺼야.....
분명....아무탈없이 잘 살고있는 동안에는 너를 잠시 잊을지도 몰라
그러다가 마음한켠이 낮게 내려앉는 일이 생기면
그땐 너가 제일먼저 생각날것같아...
눈물나는 그런 이별은 아니지만
그래도 잠시 너와 헤어지는구나....
다시 만나자...꼬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