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주에 도착.
오후내내 서귀포를 헤매고 ..
오늘 올레 2코스 시작이다.
광치기해변부터 온평포구까지.....
시작부터 삽질이었다.
올레 2코스 시작지점인 광치기해변이라고 했건만
엉뚱한 곳에 내려준 기사 아저씨...
말농장을 지나 헤매다 어느 아저씨의 손짓으로 다시 거슬러 걷기....
아.. 욕하고 싶은 기사다.
그러나 어차피 놀면서 쉬면서 걷는길이니... 참자.
성산은 해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햇살 밝은 길에 구름도 유난히 곱다.
그늘짙은 나무는 마냥 반갑고.
그때마다 잠시 다리를 쉬며 걷는 길...
아주 느린 걸음으로
고운 꽃에는 발을 멈춘다.
성산포성당을 지날때는
그 아름다운 정원이 부러웠다.
마음것 영육을 씻기워지게 할 수 있는 곳인 듯
잘 조성된 공원이 아름답다.
햇살이 뜨겁고
온몸에는 땀이 줄줄 흘러 눈이 맵다.
이 뜨거운 날에는 다시 올레는 하지 않을거라 했었는데......
쉴때마다 마신 물과 감자로 시장기는 없었지만
올레국수의 작은 간판이 왜 그리 반가운지....
올레꾼들의 잦은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인듯 작은 메모가 정겹다.
개운한 멸치 국물 국수...
콩국수는 시원하고 고소하다.
빈 물통을 채워주는 주인아저씨의 배료도 따뜻하고.....
무거워진 다리를 잠시 쉬고는 나와
조금 걷다보니 대수산봉 오르는 길...
그늘진 숲길에 바람이 불어주니 고맙기만 하다.
그리 숨차지 않아도 정상이 드러나는 오름의 매력이 한껏 드러나는 곳..
정상보다 이 한그루의 나무에 더 눈이 가 뛰어오르니
거리감 있는 풍경이 더 아름다웠다.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
그리고 목덜미가 시원해지는 바람....
뻐근한 다리가 언제였던가? 싶다.
그곳을 내려와 걷고 또 걷고...
무성해진 작은 나무사이로 걷는 싱그러운 기분은
햇살의 뜨거움도 잠시 잊게 해준다.
참 많이 지쳐있는 시간에 혼인지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는 한산한 공간에
작은 연못에 소롯이 피어있는 연꽃도 곱고..
그늘의 벤치에 잠시 누워 쉬고 싶었다.
허나 그 위에 떨어진 벌레들이 영.....
날씨때문에 정말 진이 빠졌을때 보이는 정자...
그리고 보이는 이 글....
얼마나 반갑던지....
온평포구다...
정자에서 막걸리잔을 기울이던 아저씨가 반가이 맞아주고...
정자에 앉아 팥빙수를 시켜먹자니 얼음의 시원함이 등줄기를 서늘하게 한다.
17.2km... 거의 8시간에 걸쳐걸었다.
느린걸음에
더운날씨에
산만한 성향까지....
그래도 지나친 땅이며 풍경들이 스치며
내게 대견하단다....
자전거를 탄 한무리의 초중학생들이 지나간다.
뜨거운 햇살아래 달리는게 쉽지는 않을텐데...
어려서 겪는 극기는 그들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될거다 생각하니 대견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