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걷기 여행 2010년 4월 6일 - 2일차, (총 일정 : 2010년 4월 5일 ~ 9일 : 4박 5일)
2. 우도 (제주 올레 1-1코스)
우도봉
비양도를 지나고부터 본격적인 사진 찍기 놀이가 시작됐다. 내사진도 찍고 동생들 사진도 찍고 다 같이 찍고, 길 가다 사진 찍을 곳이 있으면 계속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어갔다. 어제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 어제도 이렇게 놀면서 다녔어야 했는데 말이다. 그런데, 사진 찍으며 노는거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올레 표시를 놓치고 말았다.
다시 되돌아가 표시를 찾아볼까 하다가, 그냥 걷다보면 나오겠지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잠시 머뭇 거리는데, 마침 저 앞에 우리보다 앞서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마 저 사람들도 올레를 걷고 있겠지? 그럼 따라가면 되겠구나!
그렇게 무작정 앞 사람들 뒤를 따라가는데, 이상하게 올레 표시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저 사람들도 우리같이 길을 잃은 사람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애당초 올레를 걷는게 아닌 그냥 걷기 여행 중인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길을 제대로 잘 못 든거 같은데, 이럴 어쩐다!
우선 바닷가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올레도 찾아야 하지만, 밥시간도 돼서 식당도 찾아야 한다. 이쪽 길에서는 아무래도 식당 찾기는 힘들거 같고, 아무래도 바닷가쪽에는 식당이 있지 싶다. 그렇게 한참 걷다가 발견한 올레 표시는 우리가 걸어온 길을 가리키고 있다. 아마도 계속 바닷가를 따라 오게 돼 있었나 본데, 우리는 한참을 돌아서 왔다.
길을 잃고 헤매다 도착한 곳은 우도봉. 마침 저쪽에 식당이 하나 보인다. 우선 기념 사진 좀 찍어주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안이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바람이라도 피할 수 있어서 잠시 추위에서 벗어났다. 왜 이렇게 옷을 얇게 입고 온건지....
점심은 만만한 회덮밥. 양이 적은게 흠이지만, 그냥 무난히 먹을 수 있으니까!.
올레는 우도봉 정상으로 우릴 안내하는데, 저 높은곳엘 언제 또 언제 올라가나? 돌아가는 길은 없나? 그러고 있을때, 마침 같은 숙소사람을 만났는데, 우도에서 이 곳이 가장 좋은 곳이라고 귀뜸해준다. 어짜피 돌아갈 길도 없어서 그냥 올라가야 하지만, 좋다고 하니깐, 또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
어라! 그런데, 이건 어디로 가라는 거냐?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왼쪽은 등대가 있는 곳이고, 오른쪽은 내려가는 길인데, 이거 분위기가, 등대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오는게 아닌가 모르겠다. 그래도 일단 올라왔으니 등대까지는 가 봐야겠지? 등대까지 걷는게 싫은게 아니고, 저 위에는 또 바람이 얼마나 불까? 또 매서운 바람과 싸워야할걸 생각하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