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여행칼럼 - 여성포털이지데이

서부유럽으로의 세번째 나들이..........남들은 한번도 가기 힘들다고 하는데 세번씩이나?

여행을 좋아하기에 하느님께서 내려주는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첫 목적지인 파리에서 항공편으로 암스텔담으로 날아간 다음부터는, 벨기에의 브뤼셀로 그리고 룩셈부르크를 거쳐 독일의 본과 프랑크푸르트를 향해 쉼없이 도로를 따라 가는 조금은 피곤한 일정이 될 듯 하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단어는 언제든 새로운 만남을 주기에,

과연 이번엔 어떤 의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가득 기대를 안고 13시45분 인천공항 발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륙한지 12시간, 지리한 비행시간이 끝나갈 무렵 기내방송에서 착륙 준비를 알린다.

누군가는 이 길고 긴 비행시간 때문에 유럽을 공짜로 보내줘도 가기 싫다고 말하지만 나는 돈을 주면서도 꼭 가기를 원한다.

왜? 무엇때문에? 단지 여행이 좋기 때문이다.

중국대륙과 시베리아를 횡단하며 부지런히 날아 온 비행기는 서서히 프랑스 영공으로 들어와 파리의 하늘에 이르렀다.

파리 근교의 푸른 농촌 풍경이 눈에 점점 가까워진다. 12시간이 지났지만 시차로 인해 파리는 아직 저녁이다.

비행기는 이내 활주로에 사뿐히 착륙하여 계류장으로 이동한다. 창 밖으로 '에어 프랑스' 항공기가 눈에 들어온다. 프랑스 최대의 공항인 '샤를르 드골 공항'에 무사히(?) 도착한 것이다.

파리에서는 2박 3일, 하지만 저녁에 도착해 마지막날은 아침 일찍 출발하는 여정이라 실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기에 피곤한 몸이지만 파리를 처음 방문한 동반자들을 위해 시내로 나가보기로 했다.

먼저 예약한 호텔에 들러 짐을 풀고나서 길을 나서기로 했다.
공항에서는 가까운 그러나 시내 중심에서는 조금 떨어진 'Forest Hill Hotel', 3성급으로 1박요금이 100유로(15만원 정도)를 넘어서지만 우리나라 모텔보다 훨씬 못한 곳이다.

시내로 들어가 에펠탑 인근의 한국식당 '만나'에서 돼지고추장볶음에다 생선찌게 그리고 반주로 소주를 주문했다.

그런데 소주값이 장난이 아니다. 무려 12유로, 우리 돈으로 만팔천원이다.

양주처럼 비싼 소주를 아껴가면서 한잔 비우는 동안 함께 간 일행분이 아직 외국에 왔다는 실감이 나지않는단다. 메뉴도 한식, 자리를 채운 사람들도 거의 우리나라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외국임을, 우리나라에서 저 먼 서쪽 끝 프랑스라는 나라의 수도 '파리'를 느끼기 위해 식사를 마치고선 바로 파리 최대의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로 들어섰다. 내겐 파리는 세번째 발걸음, 그래선지 낯설지도 않고 밤이 늦었건만 외국이라는 사실에 대한 거리낌도 없었다.
밤 11시간 넘었지만 역시 샹젤리제 거리는 오가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카페마다 한 잔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고,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들로 어깨를 부딪칠 정도였다.

아쉽게도 그 유명한 '루이비똥' 본점은 실내는 불을 켜놓았지만 영업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다.

그리고 샹젤리제 거리의 대표명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캉캉춤으로 유명한 리도 쇼는 마지막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었다.

샹젤리제 거리의 끝 '샤를르 드골 광장'에는 파리의 상징인 '에뚜알개선문'이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었다. 나폴레옹이 프랑스군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하여 착공을 지시한 높이가 49m 너비가 45m에 이르는 이 거대한 문은 나폴레옹이 죽은 지 15년 후인 1836년에 완공되었다. 세척작업 중인지 정면의 아래쪽 부분이 아쉽게도 그림판으로 가려져 있었다.

해가 지고나면 불을 밝혀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개선문'!

나폴레옹은 점령전쟁에서 승리하고 파리 시민들의 환호성을 들으면서 당당히 이 문을 통과하려 했지만 그는 살아 생전에 그가 착공을 지시했던 개선문의 완성을 보지도 못할뿐더러 파리로 돌아오지도 못한다. 끝없는 정복에의 욕심이 그를 그의 목숨을 앗아갔던 것이다.
그런 역사를 간직한 개선문은 그의 좌절과는 관계없이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꽁꼬르드 광장 방향을 향해 걸었다. 호위병처럼 줄지어 서 있는 마로니에와 플라타너스 옆으로 자정이 다 되었건만 여전히 사람들로 혼잡한 카페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불이 꺼지지 않는 샹젤리제 거리, 하지만 내일을 위해 쉬어야 할 시간이기에 화려한 불빛을 뒤로 하고 호텔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