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자리하고 싶은 욕망을 꾸욱 누르고
다시
길을 떠난다...
여기가 제주도의 산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원시림이 우거진 곳이 나왔다...
이곳 산길은 좀 경사가 있어 로프로 안전장치를 해두었다...
인적이 전혀 없는 이 외진 곳에서
길을 알수있는 방법은
저 올레길 파란 화살표뿐이었다...
그렇게 내를 건너고...
우거진 수풀을 지나...
임금내란 곳이 나왔는데
예전에 1박2일 프로그램에서 강원도의 산에 가서
냇가의 바위들 사이로 트레킹하는 장면이 나와서
꼭 가서 하고 싶었는데 여기 똑같은 장면이 펼쳐져서
정말 기쁘고 놀랍기까지 했다...
로프를 잡고 아래로 내려가서...
내를 거슬러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조심 걷는
이 마음과 재미는
안 해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계곡길이 끝나고 다시 로프를 잡고 올라가는 난코스를
공략한 후에야 평범한 마을길이 나왔다...
마을길을 따라가니 도로가 나왔는데
식당이 몇 군데 보였다...
산길을 지나와서 힘들어 12시가 지난 이른 시간이었지만
점심을 먹을려고
송도식당이란 곳으로 들어갔다...
더워서 열무국수시키니 준비가 안 되었다고 하고
비빔보리밥은 된다고 했다...
고기국수는 되냐고 물으니 가능하다고 해서
고기국수로 정했다...
제주음식중에서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었는데
이 기회에 먹어보는구나...
밑반찬과 바로 만들어주는 녹차전도 맛있었다...
사실 고기국수에 올려주는 돼지고기가
돔베고기처럼 약간 누린내가 날까봐 걱정도 되었는데
막상 나온 푸짐한 국수위의 고기들은
그런 잡내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사진엔 작게 나왔어도 그릇이 정말 크고 깊어서
한참을 먹었다...
고기도 오돌뼈가 있는 부분이라 쫄깃쫄깃했고
국수 면발이 육지와 달리 힘이 있고 깔끔한 맛이 났다...
다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산을 헤매느라
지쳤던 몸에 힘이 다시 솟았다...
마을길을 따라 걸으니 유채밭도 볼수 있었고...
대평포구와는 또다른 맛의
제주 전통 가옥들과
골목길을 오롯이 누릴수 있었다...
그리고 영광의 9코스 도착점을 맞이할수 있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체력은 지난 몇 일간의
걷기로 많이 저하되었지만 아직 1시 조금 지났으므로
체력이 되는데까지는 쉬엄쉬엄 걸어가 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