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은이와 봄군은 3살 터울. 개월 수로 따지자면 29개월 정도 차이.

사실 3살 터울도 빠르진 않지만, 둘째는 4살 터울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계획하고 있을 무렵

봄군이 뱃속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남편이나 저나 이것저것 계획하고 있던 일도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이유로

다른 분들처럼 둘째 소식에 많이 기뻐하고 반길 수만은 없었지만

친정부모님도 "조금 더 있다 갖지....."

남편도 일단 처음엔 한숨만 "휴 ......"

막상 식구들의 반기지않는 분위기를 느끼고 나니 얼마나 서럽고 또 서러웠는지

남편한테도 서운하고, 친정엄마한테도 서운했고..

몇날 몇일을 우울증 아닌 우울증으로 울며 지냈는지 모르겠어요.

더욱이 봄군 임신기간동안 "전치태반" 진단을 받고, 일반산부인과가 아닌 대학병원산부인과로..

두배이상의 진찰, 초음파비는 물론

전치태반 중에서도 고 위험군이라 장거리 외출도 삼가고..

2-3번은 응급실 행에 입원까지 하기도 하고 ..

' 아이낳는 일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 ..............' 느끼며 정말 힘들었던 8개월을 보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힘들었으니, 당연히 가은이에게 쏟아부어야할 사랑과 관심은 ..

힘들단 이유로 짜증과 귀찮음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쌓이고 쌓여있는 가은이의 슬픔은 봄군이 태어나고 뻥 - !

2달 동안은 봄군의 출생에 대한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가은양과의 갈등으로 보냈었지요.

인격형성에 가장 영향을 많이 준다는 4살 시기.

봄군이 태어나고 가은양은 과잉행동은 물론이고 배변훈련을 끝낸 직후였는데 밤에 오줌도 수시로 ..

표정도 성격도 많이 어두워져서 자책아닌 자책감에 식구들 몰래 또 많이 울며 지냈던 시간들 ..

지금와서 생각이지만, 산후조리를 친정에서 하면서 친정부모님, 동생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남편도 저도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   그런생각이 들어요.

친정부모님 도움은 물론 새로 입학한 발드로프 어린이집 .. 가은이 담임선생님의 도움도 컸었구요.

산후조리를 도와주시고, 가은이를 대신 육아해주시는 도움보다

엄마를 통해 또 태어난 동생을 보며 많은 혼란을 겪고 있을 가은이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한 풍족한 사랑과 관심을 주신 부분이 정말 큰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두 아이의 엄마로 충분한 여유를 갖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친정엄마의 경험자로서의 조언도 많은 도움이 되었구요.

그렇게 힘겨운 두달을 이겨내고, 하루하루 아이들과 함께 두 아이 육아가 익숙해지다보니 ..

하루가 다르게 말이 늘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봄군을 보며

마음의 크기도 한뼘한뼘 넓혀가며, 진정한 부모로 성장해가고 있는 것 같네요.

( 2011. 1. 7 )

처음엔 동생이 없던 옛날 집에서 살고 싶다던 가은이도...

일어나자마자 봄군을 제일 먼저 찾고..

봄군이 자고 있으면, 같이 놀고 싶다며 자는 봄군 흔들어 깨우고 .... ^^ ;;

엄마가 바쁠땐

맘마를 먹여주기도 하고 과자도 나눠주고..

엄마아빠 대신 입에 뭐 넣고 먹진 않는지..

위험한 곳에 있진 않는 지 ..

잘 살펴보고 있다가 실시간으로 전달을 해주기도 하고..

어느새 이렇게 봄군에게 좋은 누나로 엄마에겐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라있구요.

우리 막내 봄군도 ....

엄마가 읽어주는 책은 집중도 안하면서

누나가 읽어주면 초집중 모드에 _

누나가 까꿍만 해도 까르르 ~~~ !

어느새 누나를 잘 따르는 귀여운 동생으로 자라있어요.

가지않을 것만 같던 시간들... 나만 힘든것 같던 시간들은 어느새 훌쩍 가버리고..

지금은 몸은 힘들지언정 마음은 두 아이를 보며 너무 귀엽고 흐뭇해 웃음 지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 두 아이의 엄마.... 연두야 ^^

제가 그랬던 것처럼 ..

형편이 어려워서... 아니면 아직 준비가 되질 않아서....

둘째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실거라 생각해요..

저역시 두아이 육아하는 일이 "너무 쉬워요!" "매일매일 햄볶아요!" 라고 말하며 강력추천해요..... 할순 없지만..

어쩌면 매일매일이 전쟁이고 마음먹었던 만큼 힘들수도 있지만..

두 아이의 엄마로 지낸다는건 ..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그 힘든 시간들을 모두다 견디고 이겨낼만큼 충분한 에너지가 생기는 것은 물론

벅찬 감동은 보너스로 찾아온다는 거......

꼭 이야기하고 싶네요 ~~!!

책읽어주는 누나와 누나이야기 예쁘게 듣고 있는 봄군..

은남매 이야기 전하려고 포스팅 시작해놓고는..

또 주저리주저리 .... 말이 길어졌군뇨 ~ ;;

맘좋은 연두야의 이웃님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감사드리구요..

둘째 가지신분들도..

저와 같이 두 아이 엄마이신 분들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 힘내요. 우리 ^-^

연두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