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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색조 매력+연기력. 배우 이성민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선 굵은 연기로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문병희 기자 |
불혹 이후 빛을 본 연기파…브라운관·스크린 장악
시뻘건 눈만큼이나 마음도 뜨거웠던 tvN '미생' 오상식 팀장이 스크린에서도 그 큰 눈을 부릅떴다.
배우 이성민(47)은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손님'(각본·감독 김광태, 제작 ㈜유비유필름·㈜웃는얼굴,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서 1950년대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산골 마을의 촌장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손님'은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모티브를 차용한 작품으로 이성민은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했던 비밀과 쥐들이 기록하는 마을의 기억 정점에 선 촌장을 연기했다. 눈빛만 봐도 간담이 서늘한 표정 연기로 관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트라우마가 있어서 쥐를 끔찍하게 싫어한다"면서도 쥐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손님'에서 중요한 축을 연기했다. 그러면서도 "나보다 후배들이 고생을 더 많이 했다. 참 힘들었을 거다"고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자신이 돋보이기보다는 동료와의 호흡을 중요시하는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그는 참여하는 작품마다 팀워크를 강조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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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천후 캐릭터 소화. 이성민은 밝은 캐릭터부터 무겁고 카리스마 강한 캐릭터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손님' 스틸, 드라마 '골든타임' 포스터 |
이성민의 이러한 자세는 후배들을 이끄는 힘이 되면서도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배우에게 필요한 미덕으로 작용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쉴 틈 없이 오가는 밑바탕이기도 하다.
영화 '비단구두' '고고70' '부당거래' '군도' '방황하는 칼날', 드라마 '온에어' '골든타임' '미스코리아', 연극 '거기' '마르고 닳도록' 등에서 이미 이견 없는 연기력으로 연예계에 없어서 안 될 '꽃중년'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갈수록 활동 영역을 넓히며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이성민의 매력 중 으뜸은 과하지 않되 여운을 남기는 연기다. 특히 그는 '골든타임'에서 외상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 최인혁을 연기하며 대중에게 이성민이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던 이성민은 '골든타임'으로 주연 배우를 넘어서는 존재감을 발산했고 단번에 자신의 연기 인생의 골든 타임을 맞이했다.
이어 지난해 말 종영한 '미생'의 오상식 팀장을 연기하며 비로소 '완생'의 연기인생을 열었다. 그 배경에는 긴 생활고에도 연기 하나만을 바라보며 우직하게 걸어온 끈기와 열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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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타임' '미생'으로 완생! 이성민이 지난해 종영한 tvN '미생' 출연 후 주연 배우로 우뚝 섰다. /남윤호 기자 |
"배우는 미련하게 지치지 말고 소처럼 묵묵히 밭을 갈다가 언제든 기회가 온다면 한방에 보여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마음이 조급해지거나 지치면 안 된다."
그가 수년 전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말한 이 얘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동료 배우들의 가슴 속에 기억되는 한 마디로 남아있다. 동시에 그의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이성민은 '믿고 쓰는 배우'로 인식되고 있다. 자신의 영역과 극 중에서 해야 할 것들을 명확히 인식하고 제대로 발휘하는 배우다. 선배 연기자들이 먼저 그를 찾고 여러 작품에 소개해주는 것만 봐도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 영화인들은 '그가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줬지만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우'라고 말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연기'라는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며 묵묵히 달려온 그의 진짜 전성기는 이제부터일지 모른다. 흘린 땀방울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가 쏟아온 노력이 꽃을 피울 일만 남아 있다. 이성민이 앞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어떻게 빛을 발산할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될 듯하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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