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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리있는 사랑' 종영. '일리있는 사랑'이 3일 방송을 끝으로 20부작의 끝을 마무리 했다. /tvN '일리있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
일리 있는 사랑을 찾아 나선 일리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너무나 다른 이들이 만나 사랑을 한다.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사랑이 찾아오고. 몸이 아픈 사람은 사랑보다 더한 자유를 얻었다.
사랑한 후에는 어김없이 나이테가 느는 법. 세상에 일리 없는 사랑이 있을까. 어떤 사랑에도 빠질 만큼 우린 연약하기 때문에 깨어지고 부서지며 몇 뼘쯤 커버린 거 같다. 그래서일까. 어김없이 찾아온 봄날 햇볕이 이렇게 반가울 수 없다."
'일리있는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인가 보다. 엄태웅 이시영 이수혁 그리고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도우 작가, '연애시대'의 한지승 감독이 그린 일리 있는 사랑은 순리대로 사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것이 그럴 수도 있지만, 결국엔 자신의 자리를 찾아 그 역할을 다하며 일리를 찾아가는 과정, 그것이 요즘 우리네들에게 필요한 사랑일 것이리라.
3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일리있는 사랑' 마지막회는 '된장찌개'처럼 그려졌다. 구수하게, 천천히, 하지만 진하게. 김일리(이시영 분) 장희태(엄태웅 분)은 김준(이수혁 분)은 20회 동안 일리 있는 사랑을 향해 거침없이 때론 조심스레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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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어려운 것, 바로 사랑. '일리있는 사랑'은 세상의 모든 일리 있는 사랑을 응원하고 일리 없는 사랑을 위로했다. /tvN '일리있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
희태는 일리와의 마지막을 앞두고 몰래 준비한 선물을 보여줬다. 김준이 만든 그 의자였다. 모두가 바란 것이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몸은 닿지 않은 그곳에 마음은 닿아 안식을 찾았다. 이내 먹먹해진 일리는 희태에게 된장찌개를 올린 저녁 식사를 차렸다. 식사하며 지난 7년을 기억하게 된 두 사람은 눈물을 쏟았다. 마주 앉아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는 게 설레면서도 고맙고 또 슬펐다. 그리고 그날 일리는 희태 집을 나가지 않았다. 다시 새로운 부부의 삶이 시작됐다. 오롯이 둘 만의 사랑이.
며칠 뒤 희태는 김준을 찾아와 건물 뒤 풍경이 보고 싶어 왔다고 핑계를 댄 뒤 "일리 우리 집에 있다"고 말했다. 김준은 씁쓸해했고 희태는 "우리 사이에 이런 말 하면 남들은 비웃겠지만 고맙다. 너 아니면 모르고 지나쳤을 문제들 모두 알게 됐다. 가족은 상처일 수 있지만 언제나 가장 큰 위안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소 짓는 희태는 "난 겪었고 넌 언젠가 겪을 거니까. 고소해서 웃는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누구보다 힘들게 승리를 거둔 승자의 여유가 차가운 공기를 타고 흘렀다.
일리는 마음이 흔들리는 가운데 벽화 인테리어라는 새로운 일을 찾게 됐다. 모두 흔들렸지만 하고 싶은 일만은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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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어 한 마리가 바다로 뛰어는 엔딩. 물고기가 바다로 돌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감독과 작가는 시청자들에게 마지막까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tvN '일리있는 사랑' 방송화면 캡처 |
시간이 필요하긴 했지만, 위기를 겪은 희태와 일리는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됐다. 그렇게 앞이 보이지 않던 사랑이 일리 있는 사랑이 돼가고 있었다. 김준이라는 극약이 서로를 더 알고 이해하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 수 있게 했다. 김준은 떠나려 하고 희태는 김준을 보지 않고 보냈다. 대신 아내 일리를 김준과 만나게 해 '마지막'을 선물했다.
일리를 만난 김준은 "장 박사님과 김 여사님에게 그냥 다 고맙다고 전해 달라"면서 "만나서 즐거웠다. 안 해본 것도 해보고. 손바닥이 아직 뜨겁다고. 덕분에 나보다 더 뜨거운 사람을 찾을 수 있게 된 것 같다고"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김 여사 일리는 웃어 보였고 이내 가려던 길을 묵묵히 걸어나갔다. 김준은 반대로 멀리 떠났고 희태는 일리 곁에 머물렀다.
김준이 떠난 뒤에야 희태는 빈 공방을 찾았다. 일리는 그 시각 김준이 떠나고 희태가 머무는 집에서 희태가 주문하고 김준이 만든 의자에 앉아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세상에 일리 없는 사랑이 있을까. 희태가 말한다. 어떤 사랑에도 빠질 만큼 우린 연약하기 때문에 깨어지고 부서지며 몇 뼘쯤 커버린다고. 그래서 어김없이 찾아온 일리 없는 사랑이 반가울 수 있다고. 하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얼마나 좋을까. 사랑이라는 것은. '세상의 모든 일리 있는 사랑을 위하여.'
한편 '일리 있는 사랑'은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게 된 여주인공 김일리와 첫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 같은 아내를 지켜봐야 하는 남편 장희태, 그리고 일리를 보며 처음으로 여자라는 존재에게 설렘을 느끼게 된 김준의 사랑을 그리는 감성 멜로 드라마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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