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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 1월 첫째 주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CJ엔터테인먼트 |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영화 담당 기자? 뭔가 어색하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그뿐이다. 영화관 방문은 여가에나 있을 법한 일이었다. 그러다 영화판에 홀로 놓이게 됐다. 가요 담당 출신 기자에게 영화판은 신세계였다.
그런 기자의 눈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영화 관련 취재와 업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바로 영화 '국제시장'과 '천만 관객'이라는 키워드다.
영화계는 2015년 새해 벽두부터 천만 관객 돌파를 위해 '흐름'을 탄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제작 JK필름, CJ엔터테인먼트)으로 뜨겁다. 연예 기자 일을 하며 '천만 돌파'라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값진 것인지 알기에 '국제시장'의 선전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어찌 보면 2015년 새해부터 새로운 삶을 살게 될 황정민과 동질감이 발휘됐을지도 모른다.
실력은 인정받았지만 '천만 관객'이라는 타이틀을 지금까지 얻지 못한 황정민은 새해 새로운 도약을 노리고 있다. 새로운 도전과 함께 심판대에 오른 기분이 묘하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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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국제시장'은 1월 둘째 주에 800만 고지를 넘어 섰다. /김슬기 기자 |
황정민은 영화 '신세계'를 보고 새롭게 주목하게 된 배우다. 최민식 이정재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황정민의 실감나는 사투리에 남자다운 모습을 본 남자들은 아마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실 '국제시장'에서 주연을 맡기 전까지 황정민의 출연작 중 가장 높은 흥행 기록을 가진 영화가 바로 468만 관객을 동원한 '신세계'다.
'국제시장'은 개봉 15일 만인 구랍 31일 황정민의 흥행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국제시장'은 지난해 12월 17일 개봉해 12일 만에 400만을 돌파한 후 12월 31일 500만, 6일 현재 800만을 넘어섰다.
'천만 영화'라는 것은 인구 5명 중 1명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야말로 인기 영화의 상징이다. 배우들에게는 흥행력을 인정받는 지표이기도 하다. 황정민의 천만 돌파를 응원한다.
다만 지나친 스크린 독점이 조금 아쉽기도 하다. '국제시장'은 931개 스크린으로 시작해 매일 1000개 넘는 스크린에서 4000번 이상 상영됐다. 5000회에 육박하기도 했다. 스크린 점유율도 3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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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위)와 야권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해 연말 각각 영화관에서 '국제시장' 관람 하고 있다. /임영무·최진석 기자 |
이쯤 되니 인기가 많아서 스크린 수가 많은 것인지, 스크린을 장악하다 보니 관객수가 오르고 있는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SNS와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 "영화관에 갔지만 '국제시장'이 스크린을 점령해 다른 영화를 볼 수 없었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것을 목격했다. 실제로 기자도 최근 극장을 찾았지만 원하는 영화를 볼 수 없어 발걸음을 되돌리기도 했다.
작품의 질보다는 물량 공세에 치중했다는 지적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의 적나라한 혹평도 피하지 못했다. 음반 가게 절반을 한 가수의 앨범으로 도배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찾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이런 부분도 관심을 갖고 깊게 취재해 보고 싶다. '천만' 국내 영화가 나오는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만 뭔가 개운치 못한 것도 사실이다. 언제쯤이면 이러한 일들을 제대로 파헤치며 뒷맛이 남지 않는 글을 쓸 수 있을까. 3년 만에 풍월을 읊는 서당개보다는 더 빠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royzoh@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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