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방영된 MBC '살맛납니다‘에서는 남편 만복(박인환 분)에게 다음 생에는 골드미스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농을 던지고, 이어 자식들에게 거름이 되고 싶다 고백하는 풍자의 모습이 우리의 어머니들을 떠올리게 해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부자리에서 일어난 풍자는 자식들 때문에 힘들다며 “난 다시 태어나면 결혼 같은 거 안 하구 요즘 유행하는 그 골드미스 그걸로 평생 살거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만복이 “그럼 난 어떡하라고?”라고 물었고 이에 풍자는 방긋 웃으며 “당신하고 헤어질 수는 없으니까 당신은 나랑 제일 친한 여자 친구로 태어나라 홍만수는 어때?”라고 답하며 남편 만복과 잉꼬부부의 모습을 연출했다.
사위 창수(권오중 분)가 공모 샘플을 제출하고 온 날. 풍자는 만복에게 “경수라도 하나 잘 풀렸으면, 걱정거리 하나라도 덜었으면 정말 좋겠어”라고 말했다.
만복이 혹시나 공모에 떨어지더라도 상심하지 않게 위로해주자고 말하자 풍자는 “끔찍한 소리하지 말어.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공모 당선될 때까지 절에 가서 기도라도 해줘야겠어”라며 자신의 몸보다 자식의 편안을 신경 쓰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만복이 무릎도 아픈데 고생이 많다며 풍자를 위로하자 풍자는 “어쩌겠어 세상에 떨궈놨는데 어떻게든 사람 구실하고 살게 거름이 돼 줘야지. 그게 부모잖아요”라고 말하며 넉살좋은 웃음을 흘렸다.
풍자의 기분이 우울할 때마다 만복이 팝송을 한 곡씩 틀어주고 있다. 팝송을 들으면서 기분을 풀라는 얘기인데 끝날 줄 모르는 인식(임채무 분)의 만행과 창수의 작품을 바꿔치기 한 여상사의 만행 덕에 풍자가 수십 곡의 팝송을 외우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자식걱정을 안 해볼 요량으로 골드미스가 되고 싶다 말한 풍자지만 언제나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만복 때문에 그럴 수 없는 게 풍자고, 자식들에게 거름이 되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도 풍자다.
풍자의 모습에서 ‘살맛납니다’가 원래 지니고 있었던 진정한 가족애와 부모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지만 풍자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이제 ‘살맛납니다’의 갈등이 서서히 풀려야 할 때가 온 거 같다.
한편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애청자지만 요즘 들어 내용을 질질 끈다는 느낌이 자주 드네요” “제목에 맞게 ‘살맛나는’ 결말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갈등이 빨리 풀리고 극 중 인물들이 행복해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라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이어졌다.
김현지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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