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침 뱉어봤자 자기 얼굴로
떨어진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가?
의리 없는 전쟁 시리즈를 만든 후카사쿠 킨지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 스가와라 분타 그리고 시리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 대부분(거의 전부)이 출연하고 있어 이게 다른 영화인지 같은 시리즈로 볼 것인지 조금은 헷갈려지는 ‘현경찰 대 조직폭력’은 같은 시리즈로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류작으로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어쩐지 날것의 느낌이 덜해진 다른 맛들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비슷한 점 찾을지도 모르지만 나름의 개성과 특색이 분명하게 있는 영화였다.
큰 인기를 얻었던 의리 없는 전쟁 시리즈 이후에 만들어졌으니 닮은 점 있으면서 조금은 다른 걸 제작사에서는 원했을 것이고, 그런 분위기-의견을 받아들이면서 달리 접근한 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의리 없는 전쟁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던 어떤 날것-생동감-사실성을 보여주면서 경찰과 야쿠자 그리고 정치와 언론이 어떤 식으로 함께 진흙탕에서 뒹굴고 있는지를 한 큐에 보여주고 있지만, 그걸 다루면서 의리나 우정 신구갈등 등등 거기에 더한 이야기가 하나의 영화(그것도 1시간 50분도 안 되는)에 들어가 있어 조금은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다.
산만하다고 말할 순 있지만 그게 오히려 장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차피 스가와라 분타가 중심에 있고 그가 어떤 사람들을 그리고 사건을 겪으면서 어떤 반응-행동을 보이고 있는지가 중심에 있고, 의리 없는 시리즈를 접했다면 얼굴만 봐도 어떤 성향과 행동을 할 것인지 예상할 수 있어 만약 시리즈를 접했다면 손쉽게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더러운 담합과 부정으로 가득한 결탁을 보여주면서도 그들 스스로 주장하고 정당화하는 어쩔 수 없음을, 부득이함에 대해서 약간의 여지를 말하기도 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살벌함과 패배주의 그리고 허세와 숙명으로 가득한 의리 없는 전쟁 시리즈와는 다른 정서와 결을 보이기도 하고 있다.
부패로 가득한 사회라는 점에서는 동일한 입장이겠지만 미세한 변화들이 눈에 들어오고 느껴지는 것 같다. 어느 정도의 재건이 이뤄졌고, 점점 더 나아지리라는 믿음과 전망이 있던 시절이었기 때문은 아닐까?
가능했다면 시리즈로 만들고 싶었을 것 같은, 그리고 그게 가능할 것 같은 영화지만 의리 없는 전쟁 시리즈가 있어 더는 그런 식으로 만들진 않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혹은 의리 없는 전쟁 시리즈에서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 영화에 담아내고 그걸로 끝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나쁘진 않았다. 재미도 괜찮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