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작, 브라이언 드 팔마의 <드레스드 투 킬 Dressed to kill>.
살인을 할때마다 여장을 하고 나서는 성도착증 환자의 기괴하고 미스테리한 살인사건을
고급스럽지만 조용하게 그리고 히치콕풍으로 그려낸 고전스릴러작품.
영화의 시작부터 나 옛날 영화다.라는 느낌을 팍팍 풍겨주는 하얀실금이 보이는 영상부터
고급스러운 음악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그 당시도 꽤 파격적이었을 것 같은
샤워씬과 함께 금발여인의 충격적인 엘리베이터 살인장면으로 이어진다.
영화는 내내 고급스럽고 조용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그 조용한 기운 속에서,
불현듯 밀려들어오는 살인자의 모습과 추격씬, 그리고 살인장면 등은
등기운을 오싹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성도착증 환자로 보이는 범인이 여장을 한채 살인을 하고, 그 살인장면을 목격한
여인을 뒤쫓아올 때의 그 스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게 바로 고전의 명목인가 하면서.
영화는 성(性)적인 부분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범인부터가 성도착증에, 남자의 몸안에 여자가 갇혀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중인격자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게다가 희생자와 목격자들은 한결같이 '성'의
노리개이자 성을 쾌락과 환락의 탈출구로 삼은 자들이다. 범인은 그들을 처단하기에
마땅한 이유를 그쪽으로 댄다. 타락했거나 혹은 불결하거나.
영화의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성도착증 범인에게 쫓김과 동시에 추격과 반격을 동시에
해야하는 아슬아슬함을 그려내는데, 그 연출이 아주 제대로다. '브라이언 드 팔마'라는
브랜드네임을 마치 이 영화로 제대로 세운 것처럼, 영화 자체가 영상부터 음악까지
연출적인 면에서 모두 그의 영화임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물론 많은 분들이 얘기하듯이 히치콕의 영향이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나, 범인이 이중인격 혹은 다중인격임을 드러낼 때, 거울에 여러개의 자신이 비치고
면도칼 하나로 공포심을 드러낼 때, 그것을 긴장감을 높이는 현악기의 음악으로 극대화시키는
연출 등은 스릴러의 교과서라고 할만한 부분들이었다. 그렇게 잔인하지않아도,
그렇게 무섭지않아도 실체화시키는 공포심의 극대화적인 표현부분은 역시 고전이라 할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