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탈리아, 축구의 전설 마라도나가 SSC 나폴리단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식에 도시는 예수 강림이라도 기다리는 듯 술렁댄다.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파비에토는 평범한 집안의 둘째로,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인 동시에 또래들처럼 축구광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날 거짓말처럼 찾아온 비극적 사건은 파비에토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그는 남들보다 조금 먼저 가혹한 성년식을 치루게 된다.
소년 파비에토의 운명과 가족, 스포츠와 영화, 사랑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
파올로 소렌티노의 작품은 볼 기회가 된다면 되도록 빨리 찾아봤었는데, ‘신의 손’의 경우는 아예 발표된 것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보게 되었다. 그의 영화는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마음을 흔드는 뭔가가 있다. 이번에는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서는 조금은 아쉬운 결과물이지만 그래도 볼만한 점들을 찾게 되는 영화였다.
파올로 소렌티노 본인에 대해서
나폴리의 신이라 불리는 디에고 마라도나에 대해서
그리고 나폴리라는 도시에 대해서
자전적인 이야기면서 2가지 이야기가 더해지며 자신을 그리고 나폴리를 우리에게 초대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든 성장담이라 할 수 있다. 좀 가혹한 경험을 하고 있지만 성장담이 항상 그런 식이지 않을까? 그리고 생각해보면 그의 영화는 항상 성장과 성숙에 관한 이야기라 할 수 있고. 이 영화를 통해서 그가 겪은 상실을 생각한다면 어째서 그런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하고.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일까?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개성, 그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조금은 자제하면서 과거의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다. 솔직하면서 그리고 조심스럽게 과거를 우리에게 들춰내고 있다.
영화에 대한 평가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아름다운 순간들이 무척 많다. 감탄을 자아내는 눈 호강 시켜주는 수려한 장면들이 전보다는 덜하지만 어떤 강조점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여전하다.
담담하게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그의 가족에 대해서 말하면서 나폴리와 마라도나 그리고 그가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알려주고 있다. 거기에 영화에 대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더하고 있다.
“그의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서. 운명과 가족, 스포츠와 시네마, 사랑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아름다움이 넘치고 있지만 그걸 2시간이라는 제한된 조건 속에서 잘 해결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응원하게 된다. 지켜보게 되고.
다른 건 몰라도 그 자신이 느끼고 있었던 많은 고민과 가족애 그리고 나폴리에 대한 한없는 애착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태어나고 긴 시간을 함께한 도시에 대한 사랑을 이처럼 잘 보여주는 것도 능력이지 않을까?
갈 수 있진 못하겠지만... 나폴리를 잠시 걸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