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젊은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재테크를 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나에게 빚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많은 재산도 없었기 때문에 굳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됐다. 젊은 시절에 재테크에 큰 관심이 없던 나는 증권사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선배가 ’연금펀드‘나 들라고 추천해줬고 바로 가입해서 매월 10만 원 정도만 넣었다. 자동이체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았다. 대신에 월급이 늘면 돈을 조금씩 보탰다. 그 선배의 조언으로.
나는 일하다가 쓰러진 후에 지금의 회사로 이직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정리한 적이 있었다. 내 소득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지출금액도 조정해야 했다. 이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연금상품과 적금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때 놀란 사실이 있었다. 무심코 입금하던 연금펀드가 6년이 지난 시점에 두 배가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이때부터 생각을 달리했다. 연금상품이라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연금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퇴직할 때가 되어야 돈을 찾을 수 있는데 왜 그렇게 돈을 자꾸 넣냐? 돈이 묶여버리면 아무것도 못 하지 않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월급쟁이한테는 연금을 잘 활용하는 게 기본이라 생각했고 이것만 잘 해둬 노후의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을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연금을 이용한 재테크를 시작했다.
회사에서 주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DC형) 이외에도 개인적으로 퇴직연금펀드와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이용했다. 소득이 늘수록 매월 입금하는 금액도 늘렸다. 연금상품을 선택할 때도 신중하게 선택했다. 그리고 쉽게 매도하지 않았다. 손실이 발생해도 대수롭지 않았다. 어차피 매월 일정액을 매입할 것인데 잠시 손실이 나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금펀드가 두 배가 되었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손실이 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오랜 시간을 두고 매월 조금씩 돈을 넣으면 결국 그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스노우볼 효과’를 아직도 경험하고 있다.
나는 퇴직연금을 투자했을 때와 같은 방법으로 항상 장기적 안목으로 주식이나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내가 목돈이 많지 않아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신경을 너무 빼앗기는 게 싫었기 때문이었다. 기본적으로 단타로 넣고 빼는 게 오히려 손실위험이 크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다. 주식 초보인 나 같은 사람은 피해야 할 행동인 것 같았다. 그래서 회사를 잘 분석해서 매월 같은 날 일정한 금액을 넣었다. 그렇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경우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돈이 생기면 매수했던 상품에 추가로 투자했다. 소위 대박이 나는 경우는 없었지만, 남들이 손실을 많이 볼 때도 걱정이 될 만한 일은 없었다. 나는 이런 방법으로 제법 돈을 많이 모았다. 이때 모은 목돈으로 몇 년 후 자그마한 땅을 살 때 보탤 수 있었다.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 즉 “급할수록 돌아가라.”라는 말을 실천하면서 투자수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큰 투자만을 고집하지 말라. 주변에 부를 이룬 사람들은 꾸준하게 투자 생활을 지속하면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때로는 큰 이익을 얻기도 하고 손실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투자를 하면서 이익을 낼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한방에 성과를 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준비하라. 중요한 건 꾸준히 오래가는 것이다.
계획이 멋져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성급함’ 때문이다. 내가 처음 투자했을 때 성급함 때문에 이익을 많이 취하지 못한 게 한두 건이 아니다. 재테크를 하면서 내가 소질이 없다고 자책하기만 했다. 외국어를 공부할 때도 빨리 실력이 늘지 않으면 내 머리를 탓했고, 다이어트를 하면서 빨리 체중 감량이 되지 않았을 때는 내가 실천하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면서 자꾸 다른 방법을 해보려고 기웃거리기만 했다.
모든 것을 이겨내고 성과를 얻었을 때 느낀 것이 바로 “시간이 해결해준다.”였다. 이 말은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의 루틴이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려야 변화가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테크를 위해 투자할 때도 마찬가지다. 긴 안목을 가지고 기다리면 수익이 실현된다. 진정한 투자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부정적 관념에서 오는 ‘자기합리화’ 때문이다. 결심해오던 것을 실천하려고 하면 ‘내가 이걸 해봤자 얼마나 달라지겠어?’라는 생각에 빠져버린다. 그래서 완벽한 계획을 세워 놓고도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하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귀차니즘’을 불러온다.
나는 실천이 망설여져 귀찮은 마음이 솟구칠 때마다 밝은 미래를 상상한다. 투자가 망설여지면 투자로 부를 쌓은 내 모습을 그려본다. 외국어 공부가 정말 하기 싫어지면 내가 원어민 수준의 영어로 본사의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만약 다이어트 계획을 실천하기 싫으면 몸짱이 된 모습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서 있을 내 모습을 연상해본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자기합리화’ 때문에 우리는 항상 제자리에 있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질병이다. 실패를 한 것과 시작하지 않은 것에 공통점이 있지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전혀 다르다. 전자는 우리가 변할 수 있지만, 후자는 평생 변하지 않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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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 작은 습관의 기적] 1편. 실패의 주범, 지긋지긋한 완벽주의!
2. [아주 작은 습관의 기적] 2편. 변화의 시작, 누구나 할 수 있는 새벽 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