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칼럼(대중문화) - 여성포털이지데이

스웨덴 영화는 한 때 영광이 있었다. 영화 역사에서 꽤 중요한 의미도 갖고 있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스웨덴 영화를 최근에 본 기억은 전혀 없다. 그렇다고 스웨덴이 문화적으로 떨어졌다는 건 아니다. 가장 유명한 아바를 배출한 국가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아이돌 그룹이 부르는 노래 중 스웨덴 작곡가 그룹이 만든 것도 있다. 한국에서 의뢰를 하거나 스웨덴 작곡 창작 그룹에서 만든 곡을 기획사에게 뿌리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가 듣는 곡 중에 유명한 곡도 있는 걸로 안다.

이렇게 스웨덴은 의외로 대중문화에서 꽤 알게모르게 알려져 있다. 더구나 나같은 사람에게 스웨덴은 무척 이국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금발색의 머리카락과 파란색의 눈동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알기로는 파란 눈동자를 갖고 있는 사람끼리는 서로 더 끌린다는 내용의 책도 읽은 기억이 있다. 딴 이야기를 길게 했는데 바로 그 스웨덴 영화가 <어트랙션>이다. 사실 팜플렛에 있는 문구를 잘 못 읽었다. 매지컬이라고 쓴 걸 뮤지컬이라고 얼핏 봤다.

영화를 보면서 초반에 마침 노래가 나오기에 뮤지컬 영화로 알았지만 뮤지컬이 아닌 매지컬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 아무래도 언어가 익숙하지 않다보니 다소 낯설었다. 게다가 영화가 워낙 상영하는 곳이 드물고 내가 볼 시간까지 맞춰야 해서 찾다보니 대한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10년도 넘은 시간이 되어 간만에 다시 보게 된 극장이었다. 영화 자체가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영화라 그런지 완전히 소규모 극장이어서 화면이 많이 작아 집중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게다가 의자가 버껴지고 그러다보니 시설이 꽤 낡았다. 그나마 입구에 출입할 때 온도 체크를 해야 자동문이 열리고 중간에서 공기인지 산소가 나오면 청결해진 후 입장할 수 있는 건 신기했다. 그렇게 극장에서 나를 포함한 총 3명이 관람을 했다. 배경은 스웨덴의 스톡홀롬에 있는 놀이공원이었고 한참 2차 세계대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당시 유럽 상황은 잘 모르지만 스웨덴은 살짝 한 발 벗어난 분위기였다. 실제로 전쟁은 주로 서유럽쪽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스웨덴은 북유럽이다.

놀이공원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그뢰나 룬드와 페어 그라운드. 두 놀이공원은 서로 앙숙처럼 지내지만 그뢰나 룬드가 시설이나 규모에서 훨씬 더 커서 사람이 많이 모였다. 페어 그라운드는 좀 더 진취적인 젊은이들이 운영을 하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지만 지속적인 비용 압박에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었다. 그뢰나 룬드의 닌나 닐손(프리다 구스타브손)과 페어 그라운드의 욘 린드그렌(알빈 그렌홀롬)은 서로 상대방을 탐색하며 우연치않게 만나게 된다.

서로 앙숙 집안의 자녀로 가까이 할 수 없는 관계였지만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낀다. 영화를 보면서 실화라는 걸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관람하다보니 두 사람의 관계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차용했는지 알았다. 배경을 굳이 2차 세계대전으로 한 이유는 잘 몰랐다. 욘은 다소 이상적인 인물로 페어 그라운드를 많은 사람이 와서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드려고 한다. 전쟁을 지친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잠시라도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이다.

다소 도도하게 보였던 닌나와 달리 욘은 딸이 있고 부인과 헤어진 상태였다. 그뢰나 룬드에게 페어 그라운드는 눈에 가시와 같은 존재라 여러 어려움을 만들어 사람들이 못 가는 쪽으로 방해하고 있었다. 영화는 과거를 배경으로 하지만 중간 중간에 매지컬이라는 표현처럼 판타지를 많이 섞었다. 꿈 속에서 둘이 만나는데 실제로도 얼굴에 상처가 생겼다. 닌나가 환상으로 나비나 잠자리를 본다. 이 때에 닌나가 꿈에서 본 것과 관련된 옷을 입고 있어 현실이라는 판단을 들게도 만든다.

둘은 서로에게 공감을 갖고 강렬한 감정이 생겼는데 여기서도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둘이 서로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분명히 함께 하고 싶다. 이런 상황을 둘이 몸은 서로 바라보고 떨어져 있지만 유체이탈로 중간에서 만나 스킨십과 함께 사랑을 나눈다. 이런 장면은 분명히 현실적이지 못하지만 사랑이라는 로맨틱으로 보자면 환상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워낙 오랫만에 접하는 스웨덴 영화고 로맨스를 판타지로 펼쳐지는 장르라 다소 친숙하면서도 친근하게 볼 수 있었다.

닌나 역할을 한 프리다 구스타브손은 누구인지 난 모르겠는데 끝나서 나오면서 함께 본 관객 중 한 명이 유명한 모델이라고 해서 알게 되었다. 로맨스 영화는 누가 뭐래도 남녀주인공이 중요할 정도로 매력적이여야 한다. 놀이공원은 언제나 사람들을 들뜨게 만든다. 그런 놀이공원을 만든 인물인데 영화가 다 끝난 후 두 사람의 뒷 이야기가 나온다. 어쩐지 보다보니 실제 있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 후로 둘이 스웨덴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아려주는데 괜히 미소를 짓게 되었다.

초대권으로 봤습니다.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닌나와 욘이 유체이탈로 키스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