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자꾸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가 눈에 밟혔다.

몇 번이나 그렇게 되다보니 - 광고를 보는 것이지만 - 최종적으로 보는 걸로 결정했다.

어떤 예측을 하고 본 것은 전혀 아니지만 분위기는 예상대로였는데 내용은 전혀 뜻밖의 진행이었다.

잔잔하게 사춘기 아이들의 성장드라마일 것이라는 예측은 맞았다.

​

성장에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드라마나 영화에서 사랑이 빠지면 또 섭하다.

그런 만큼 골고루 나올 것이라 볼 수 있는 데 영화에서 진행하는 것은 무척이나 잔잔하게 흐르지만 생각하게 만든다.

앨리 추(레이 루이스)는 학교에서 악기를 다루며 많은 친구들의 작문을 해 주고 있다.

알바로 작문해준 후에 돈을 받고 있는데 앨리가 없다면 작문 숙제를 제출하는 친구가 거의 없을 정도다.

​

선생님은 앨리에게 대학을 가라고 하지만 집 안 형편 등을 생각할 때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상황이다.

폴 먼스키(대니얼 디머)는 애스터 플로레스(알렉시스 레마이어)를 짝사랑하는데 밝힐 방법이 없다.

영화상 애스터가 킹카인지 여부는 확실히 나오지 않는데 워낙 인기 절정이라 접근 방법도 애매하다.

사정하고 애걸복걸을 해서 앨리 추에게 러브레터를 써 달라고 부탁한다.

​

학교에서 제일 잘 나가는 킹카와 함께 있어 잘 놀기만 할 것이라 생각한 애서터에게 말이다.

의외로 편지에 애스터가 반응을 할 뿐만 아니라 겉 보기와 달리 내면은 여리고 문학적인 면이 가득했다.

앨리는 뜻하지 않게 애스터와 서로 문자로 자신들의 진짜 속마음을 서로 나눈다.

애스터는 폴에게 문자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앨리 추와 하는 것이었다.

​

앨리 추는 이 동네에서 살면서 딱히 마음을 열고 이야기 나누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워낙 시골이고 마음열고 문학과 같은 분야에 대해 이야기할 상대방이 없었다.

뜻하지 않게 앨리 추는 애스터와 문자로 서로 다양한 주제를 교환한다.

영화는 그렇게 뜻하지 않게 흘러가며 앨리 추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영화 제목이 <반쪽의 이야기>다.

여기서 의미하는 반쪽이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의미하진 않는다.

내가 갖고 있는 본성의 반쪽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 모든 것을 골고루 함께 다룬다고 보면 될 듯하다.

​

어떤 사람과 정신적으로 많은 것이 일치하면서 이야기가 통한다.

그 사람이 동성이냐, 이성이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지만 그런 상황이 생겼다.

그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이 이성이면 사랑에 빠지고 동성이면 우정이 되는 것일까.

​

흥미로운 지점은 이야기가 통하고 애정이 생기는 상대방이 동성이면 이성에게는 그런 관점이 안 생길까.

우정과 사랑의 차이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정이나 사랑이나 똑같이 스킨십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한국과 미국이 그 점에서 조금 다르기도 하다.

한국은 우정이라도 얼마든지 손을 잡는 등의 스킨십이 가능하지만 미국은 그런 행동은 우정이 아닌 사랑으로 여긴다.

​

영화를 보면서 후반에는 어느 정도 예측한 대로 진행이 된다.

진행이 예측대로 되었지만 짝대기는 서로 엇갈리고 엉뚱한 곳으로 향한다.

보통 영화에서 사랑하는 사이는 뭔가 전류가 흐르고 감정선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지점이 그다지 나오지 않지만 알게 모르게 저변에 깔리는 느낌정도만 보여준다.

​

제목인 반쪽이 이성이든 동성이든 그 친구를 꼭 의미하지 않는다고 본다.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영화 본 후 들었다.

남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내 안의 모습은 분명한 반쪽이지만 나도 모를 수도 있고 말이다.

영화 자체가 그런 의도를 한 것은 아닐 수 있고 그저 성장드라마지만 생각이 좀 많아졌던 영화였다.

​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앨리 추와 애스터가 함께 물에 있는 장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