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머 Timer>는 소재가 참 재밌는 영화입니다.
손목의 타이머가 0:00:00을 가리키는 순간!
당신의 눈앞에 소울메이트가 나타난다!!
그렇게 먼 미래도 아닌데, 영화 속의 현재에서는
'사랑의 타이머'라고 할 수 있는
기계가 발명되어 미국인의 절반이 차고있을 정도로 인기입니다.
손목에 이식을 하면 자신의 소울메이트, 운명의 상대를 만날 시간이 정해집니다.
설정으로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여자주인공 우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타이머'를 이식한 채
살고 있는데 '우나'에게는 여전히 시간이 제로네요.
상대방도 이 '타이머'를 이식해야만
그 상대를 알 수 있는 것 같던데
아무튼 그녀는 오랫동안 상대가 없는 제로타이머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16살된 동생도 운명의 상대를 찾았는데,
자신만 없는 이 서글픔...ㅠㅠ
그러다가, 타이머와 상관없이 그냥 감정적으로 끌려
8살이나 어린 남자를 만나게되는 우나.
자신의 상대는 '타이머'로 정해져있는데
이 어린 남자는 타이머도 없고
타이머의 성능은 믿지만 그닥 필요없다고 믿는 남자.
과연 그녀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요?
영화 속에서도 많은 이들이 타이머를 찼고 절대적으로 믿는 듯 한데.
'타이머'에게 기대는 건,
바로 '확신'입니다.
사랑에 대한 확신,
그리고 자신의 상대가 어딘가에는 있을 거라는 확신,
자신이 갖는 불확실함을 감출 수 있는 누군가가 주는 확신.
하지만, 그 기간은 10일이 될수도
100일이 될수도
1000일이 될수도 있는 것인데요.
여주인공 '우나'는 감정적으로 좋아하는 남자를 만났음에도,
이 '타이머'가 울리지도 않고
지정해준 상대가 아니기에 좋아하면서도 고민을 합니다.
결말에서 이게 결국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믿으라는건지,
아님 타이머가 맞다는 걸 말하는건지
마지막에 조금 헷갈렸거든요.
하지만, 결국에는 어린 남자를 선택하든, 운명의 상대를 선택하든
우나의 선택이라는 거죠.
타이머를 떼어내고 이제는 자신의 선택만이 남았으니까요.
이렇게 '타이머'는 운명의 상대를 찾는데 도움만 줘야할 뿐
그걸 전적으로 믿는 건 어리석다는 걸
영화는 말해주는 것 같네요.
영화 속 대사처럼 '타이머'의 기능은 믿지만, 그걸 꼭 필요치는 않다.
그걸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세상에 100%라는게 있을까요?
이런 도구는 오랫동안 자기짝을 만나지 못했던 이들에겐
절실하고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들을 도와주는 도구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이 타이머에만 의지한다면 그것도 좀 문제가 있을듯.
모든지 살아가는데 적절히 이용하는 도구로 사용되야겠죠.
사랑의 확신, 자신에 대한 확신,
그런 걸 잡고싶지만 사실 없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불확신을 확신으로 바꿔가도록 노력도 하고,
또한 없는 확신도 만들어가면서 책임도 어느정도 져가면서 살고..
영화 <타이머>는 유명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은 아니지만,
소재가 특이해서 재밌게 본 작품입니다.
가볍게 연인들끼리 보면서 즐길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