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보안관 벤은 7인의 흉악한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서부 이곳저곳을 다니던 중 어려움에 처한 그리어 부부를 우연히 도와준다. 벤은 이들의 목적지까지 동행해 주기로 하지만 벤의 과거를 알고 있는 빌 일행이 합류하며 이 여행은 묘한 긴장감에 싸인다. 벤이 쫓고 있는 범죄자들이 대량의 황금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참고 : https://cinemablues.tistory.com/1385
여자 하나 못 지키는데
그게 남자입니까?
버드 보티커 감독이 연출하고 랜돌프 스코트가 출연한 ‘외로이 달리다’가 (의외로) 인상적이어서 그들이 함께한 다른 영화도 관심이 생겨 찾아보게 된 ‘7인의 무뢰한’은 ‘외로이...’와 크게 다를 것 없는 구성에 남성이라는 존재를 계속 강조하고 있는 영화였다. 강조보다는 규정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것에 굳이 집착하는 이유가 이해되진 않지만 서부극이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한다.
극히 마초적인 영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아름답게 포장하고 있지만 어떻게 불륜이 이뤄지는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게 아니면 남성이라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여러 방식으로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복수의 완성을 통해 남성이 되고 새로운 여성이 찾아오고 반대로 죽음을 각오하다 결국 죽게 되면서 남성으로 인정받게 된다. 어떤 식이든 이상한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나 죽음을 통해서 남성으로 인정받는 부분에서는 기괴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죽음 덕분에 (혹은 때문에) 맺어질 수 없는 남녀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그게 가능하도록) 희생하는 것처럼 (혹은 자살하는 것처럼) 생각될 수 있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들이 분별력이 있어 자제를 한 것인지 아니면 기대 속에서 기다렸던 것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무척 애매하다.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다른 입장을 갖게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독특한 영화였다. 버드 보티커는 (그리고 랜돌프 스코트는) 뭔가 묘하고 저걸 왜 저렇게 다루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신사적이지만 말끔하지 않고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의심을 하게 만든다.
‘외로이...’와 마찬가지로 홀로 복수를 맹세한 남성이 어떤 식으로 그걸 해내는지를 다룸과 동시에 어쩌다 만나게 된 부부와 동행을 하면서 부인과 어떻게 친밀해지고 가까워지는지도 다루고 있다. 둘 다 인정하진 않겠지만 사랑하게 된다. 남성은 모르는 척하면서 여성은 인정하려 하지 않으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조금은 이상하다 볼 수 있다. 복수의 과정 속에 사랑을 끼워 넣는 건 흔하지만 그 사랑의 대상이 남편이 있는 여성이라는 것은 무척 특이한 방식 아닐까? 그리고 ‘외로이...’와 비슷한 점을 하나 더 찾으라면 계속해서 어딘가로 이동을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일 것이다. 마을에 머물지 않고 어딘가로 계속 향하고 있다는 점을 버드 보티커는 무척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에게 서부란 끝나지 않는 여정을 말하는 것 아닐까?
조금은 독특한 구석이 있는 영화였다. 마을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고 보안관 직을 그만 둔 다음 아내를 죽인 강도들을 복수하기 위해 떠돌이 생활을 하다 한 부부를 만나게 됐다는 것까지는 아무렇지 않지만 부부의 부인과 밀접한 감정을 나누게 된다는 점은 이상한 방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내를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을 되새기는 모습과 반대로 그런 주인공에게 마음을 조금씩 주게 되는 부인의 모습을 지켜보는 남편의 모습은 이걸 어떤 식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강인하지만 아내를 지켜내지 못해 남자라 생각하지 않는 주인공, 나약해 아름다운 아내가 마음이 흔들려지는 모습을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남편.
아내를 지켜내지 못했음에 괴로워하고 그런 처지에서 누군가의 아내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 복수가 있다는 것을 어떤 식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또한 흔들리는 아내의 모습을 바라보는 남편의 무력함과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어떤 식으로 봐야 할까?
진정한 남성이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이 영화는 진정한 남성이 된다는 것에 관한 여러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혹은 되지도 않는 개똥철학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참고 : 리 마빈의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야비하고 비열한 모습을 잔뜩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