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칼럼(대중문화) - 여성포털이지데이

어찌보면 DC가 마음을 다잡고 새롭게 시도한 <원더우먼>은 큰 성공을 거뒀다. 그 이후 만들어진 영화가 또 다시 좀 실망을 주기 했지만 이번 <아쿠아맨>은 또 다시 회심의 작품이라는 소문이었다. 사실은 지상도 아닌 바닷속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보다는 어떻게 구현애 낼지가 더 궁금했다. 어찌보면 우주도 구현해내니 별 차이는 없을 듯도 하지만 비슷하지 않다. 우주는 검은 색에 뒷 배경이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에 바닷속은 뒷 배경도 파란색이고 다양한 것들이 있다.

이런 걸 어떻게 구현해 낼지도 나름 영화를 보는 관전(?) 포인트로 보였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주 잘 구현해 냈다. 내러티브와는 상관없이 바닷속에 대해 상상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 제대로 보여준다. 실제로 바닷속을 제대로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대부분 TV같은 걸로 본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점에 있어 바닷속을 어떤 식으로 묘사하는지는 중요했다. 무척이나 발달한 존재가 살아가는 것도 흥미로웠다. 아쿠아맨이 항상 무게잡고 있어 다른 영화에서는 그저 존재만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면은 별 차이가 없지만 유머도 좀 준다. 사실 가장 아쉬운 것은 액션씬이다. 마블 영화를 볼 때 가장 놀라는 것은 액션씬이다. 어떤 식으로 저렇게 합을 짜는지 너무 신기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 DC는 액션이 마블처럼 볼꺼리가 넘치지 않는다. 액션을 보여준다는 점만 있다. 일단 서로 치고받고 싸우면 당연히 흥미가 생긴다. 그걸 뛰어넘는 면에 있어 아쉬웠다. 마블에서 항상 똑같은 액션이라도 기가 막히게 합을 짜서 '우와~' 소리가 나는데 말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아쿠아맨의 출생 비밀이 나온다. 여기서 생각지도 못하게 니콜 키드먼이 나온다. 아틀란타 여왕이자 아쿠아맨의 엄마다. 그는 인간과 사이에 아이를 낳는데 그가 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다. 어릴 때부터 왕으로 훈련을 받고 성장한다. 그 이후 그가 이미 다른 히어로들과 함께 지구를 지키는 것은 여러 번 나왔다. 이번 영화는 오로지 아쿠아 맨의 독립적인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그가 진정한 바닷속의 왕으로 말이다.

바닷속 존재들에게 아서는 어디까지나 외지인이다. 그가 바닷속 왕이 되는 걸 인정할 수 없다. 그에게는 배다른 동생인 옴(패트릭 윌슨)왕이 있다. 옴은 절대로 아서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가 비록 형일지라도 순수한 혈통을 지닌 종족이 아니라 하찮게 본다. 인류 역사를 볼 때 오히려 순수 혈통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결국에는 우성적으로 뛰어나다. 그렇기에 히어로를 보면 대부분 순수 혈통이 없다. 어떻게보면 이런 영화에서도 이미 진작에 알았던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메라 역으로 나온 앰버 하드는 실질적으로 처음 본다. 얼핏 봤을 때는 다른 배우로 착각을 했었다. 그 배우는 다른 히어로 물에 나와 그럴리가 없는데 말이다. 히어로 물도 나름 규칙이랄까, 법칙이 있다. 서로 간에 암묵적인 룰이 있다. 다른 히어로물에 나온 배우는 출연하지 않는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마블에 출연한 배우가 DC에 나오진 않는다. 해당 출연이 그다지 인기 없었던 작품이거나 시간이 지나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서로 출연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워낙 히어로 물이 많이 쏟아져 나와 배우도 기근현상이 나지 않을까도 싶은데 히어로물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배우도 꽤 있다. 그런 영화에서 연기하는 것이 싫다고 말이다. 그건 그렇고 메라는 영화에서 아쿠아맨에 버금가는 실력과 능력은 물론이고 깡도 있고 지혜도 있다. 둘이 결국에는 이어지기는 하는데 아쿠아맨에게 앞으로 메라가 없다면 큰 일이 나지 않을까싶다. 영화에서 또 다른 악당으로 피셔맨 킹(디몬 하운스)이 나온다. 두 축으로 영화는 진행이 된다.

하나는 바다를 평정하고 물 위에 있는 지구인과 일합을 겨루려는 옴 왕을 저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아쿠아 맨이 진정한 왕이라는 표시를 얻어 마음속으로 굴복시켜야 하는 상징으로 삼지창을 얻으려는 여행이다. 또 다른 하나는 피셔맨 킹과 아쿠아맨의 경쟁이다. 영화를 볼 때 코믹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거의 일방적인 싸움이 된다. 무엇보다 아쿠아 맨이 좀 다치고 그래야 하는데 어지간한 것에는 끄떡도 안 한다. 포탄을 맞아도 튕겨져 나가는 것 이상의 피해는 없다.

영화가 상당히 길다. 2시간 23분이다. 워낙 길긴 해도 시간이 더디 가진 않는다. 그나마 지루할만하면 액션씬으로 잽싸게 전환되면서 보는데 큰 지장은 없다. 스토리도 약간 오딧세이나 아서왕 전설과 비슷하다. 이름도 비슷한 아서왕이 좀 더 가깝다. 아서왕이 칼을 뽑아 진정한 왕이 되는 것처럼 아쿠아맨도 삼지창을 찾으러 거의 전 세계를 돌아다니다 마지막에 삼지창을 발견한다. 거기서 거대한 존재가 그를 가로막지만 그는 결국엔 삼지창을 뽑아 자기 것으로 만든다.

아쿠아 맨은 DC가 나름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써 놓고 보니 그렇지 않은 작품이 어디있겠냐마는. 그나마 갈수록 DC의 작품이 좋아지고 있다. 어차피 유머같은 걸로 마블과는 비교도 안 되고 성향이 다른 것은 인정한다. 보여주는 화면 부분에 있어 이번 작품은 충분히 만족은 준다. 여전히 이야기를 끌어가고 내용을 풀어내는 부분에 있어 아쉽기는 하다. 좀 더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풀어내면 좋을텐데 말이다. 아쿠아 맨은 그런대로 볼 만하다. 죽지 않을 듯하다. 아쿠아맨은. 영화를 보니.

핑크팬더의 결정적 한 장면 : 삼지창 뽑은 후 바닷속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