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저자 김서령 | 허밍버드 | 2018.09.19
평점 : ★★★★☆
- 에이,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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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허밍버드
발매 2018.09.19.
<저자소개 - 김서령>
<목차>
에세이를 참 좋아하는 편이다. 가벼우면서도 편안하고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내가 다가가기좋은 소재인것 같아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잠시 잠깐 짬이 날때 꺼내서 읽기에도 부담없는 소재랄까~
은행에갈때. 병원에 갈때.. 몇십분에서 길면 한시간 정도? 기다리는 틈에 핸드폰 보는 것은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책을 들고나서는데 그때 참 좋다~
요즘은 미용실갈 일이 많아서인가? 미용실에 필수로 가지고 다니는 책.
시집이나 에세이나 소설이 딱이지~
가을이다 보니 왠지 감성돋아서 에세이들을 더 찾게되는데 이번에 읽은 책도 그런 류의 책이라고 볼수 있겠다.
나이가 마흔이 되다보니 이제 사랑관련 시나 글에는 크게 감흥을 받지 못하게 되는것 같다.
로맨스 소설도 달달하니 좋고 컨텐츠도 좋아하지만, 사랑에 관해 열정적이고 미화화된 시들은 왠지 와닿지 않는달까~
그렇게 느끼는 것도 참 슬픈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인생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부모에 대해서. 우정에 대해서.. 여행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뭐 그런것들이 담긴 이야기들이 좋다.
이 에세이도 저자의 경험담으로 주변의 소소한 일들을 적는다.
생각해보니까 저자의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도 읽어본것 같다. 이 산문집이 출간한지 5년동안의 변화는 노처녀에서 결혼하여 아이엄마가 되었다는 거 정도? ㅎㅎㅎ
세상엔 참 여러부류의 사람이 있겠지만 아이엄마가 내 새끼가 커서 혼자사는 노인네들 부양하느라 세금폭탄 맞을 일을 걱정하다니 그런생각까지 어찌 할수 있을런지.... 참... 아이낳고나서 아이가 살 세상에 대해서 걱정하게 되느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있었어도 이런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것도 첨 알았다.
그래서 저자가 패착을 부렸다고 한 부분도 사이다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나야 소심해서 속으로 부글부글하거나 그건 좀 너무했다~ 라고정도로 하고 뒤에서 엄청 뭐라고 했겠지만 저자의 성격에 왠지 저자의 모습은 본적없지만 살짝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다~ㅎㅎ
나는 어느날 문득 알아버렸다. 나는 주머니가 여러개 달린 코트를 입고 있고, 그 주머니마다 별다를 것도 없는 소소한 욕망들을 집어넣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 주머니 안에 든 것은 대로 명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아직 나에게 닿지도 않은, 그러니까 무엇인지 모르는 욕망들이다. 스물다섯 살밤에 만났던 그녀처럼 아직 오지않은 사랑일수도 있고 겪어보지 않은 새 인생일수도 있고 여태 꿈꾸어 본 적없는 전혀 다른 일일 수도 있는 거다. 그것들을 위해 남겨두고 싶은 한 뭉치의 시간을, 애인들은 여간해선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본문중 -
사랑은 잦았고 당연히 이별도 잦았다. 고백하자면 사랑보다 이별에 더 골몰했다. 내 미련은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늘 혼자 이별을 했다. 이별의 뒤끝을 혼자 해치워야 했다는 말이다.
-본문중 -
" 넌 1년에 고향 집을 몇번이나 가?"
"두 번쯤? 설하고 추석."
내 대답에 곰곰 생각하던 친구가 말을 잇는다.
"그럼.... 이제 서른번 정도 남았겠구나."
"뭐가?"
"엄마를 만날 일."
가슴뼈를 누군가 세게 튕겨 버린 것처럼 낯설고 갑작스러운 통증 같은 것이 느껴졌다.
......
"나는 열번쯤 남은것 같아. 너보다 더 안가고, 우리 엄마는 너희 엄마보다 더 늙었거든."
친구는 천천히 맥주잔을 비웠다.
-본문중 -
제일 기억에 많이남는 구절이었다. 결혼전에는 정말 추석이나 설날등 명절말고는 잘 안내려갔던것 같은데...
왠지 가슴이 아픈말이다... 결혼하고서는 경기도권에 살아서 전라도까지 내려올라면 일이 없기에 변함없이 부모님을 뵙기가 어려웠기는 했지만 이런 생각을 일찍 했다면 아마 더 자주 내려왔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은 뭐 아예 지방으로 내려와서 가까운곳에 계시니 자주 보는 편이지만 말이다.
내려오면서 아래지방으로 내려가기 싫다고 그리 속상해하고 그랬는데.... 내려올 이유를 좀체 찾을수가 없었더랬다.
도태되는것 같기도 했고... 우울했었는데...
이 글을보는 순간... 왠지내려올 이유가 하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뒤통수를 얻어맞는듯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저자의 어머니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몇 있다. 엄마들은 자식들 생각하는 것이 다 똑같은것 같다.. 라는 느낌이다.
요즘은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겠는데... 부모이야기.. 내 인생의 되세김질... 아이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감성적이 되어가는것 같다. 나이들어가면서 겪는 감정의 자연스러운 변화이겠거니 받아들이고 있다.
내 소설속 주인공들은 바다의 공포와 아름다움을 동시에 알고, 구멍가게 진열대에서 먼지를 꾸덕꾸덕 먹고 있는 국수 다발을 알고, 들창으로 스미는 달빛을 알고, 외팔이 아저씨가 갈고리로 끌어주는 나룻배를 타 본적이 있고, 제사상에 올링 말린 가자미를 냉큼 물고가는 검은 고양이를 알고 있어야 했다. 소설속 어느 문장에도 그런것은 드러나지 않는다 해도, 그냥 내 주인공은 그런 이들이어야 했다. 그래야 나는 한 문장 한문장 이야기를 만들어 낼수 있었다.
-본문중 -
예전에 토크 프로그램에서 고소영이 108배가 그리 다이어트가 잘 되는것 같더라.. 라는 말을 기억한다.
내 종교는 무교지만 굳이 따지자면 불교쪽에 가깝다. 찬송가보다는 불경소리가 마음이 편하고 장소또한 자연을 품은 절이 더 편하고 좋으니까....
그래서인지 108배를 한다고 하면 왠지 절에서 108배하는 것을 본것은 아니지만 엄마가 절을 하는 것을 몇번 보고선 왠지 그때는 아무렇지 않은 감정이 지금에서야 떠올려보면 왠지 애틋해지고 그 절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한걸까.. 라는 생각도 들고...
역시나 감상에 젖어버린다... 무릎이 좋지 않아 시도하지는 못하겠지만.. 왠지 심적으로 하고 싶다.. 108배.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녀가 어떤 사람이겠구나... 라는 이미지를 그려볼수 있어서좋다.
그냥 요즘은 무언가를 읽거나 영상콘텐츠를 보거나하면 혼자 망상에 젖거나 상상을 많이 하게 되고 그것을 또 즐기게 되더라.
그래서인가. 이 책속의 저자의 이야기들을보면서 그녀의 부모님을 떠올려보고... 연애를 해도 남친을 나두고 몇개월씩 홀로 여행가고 싶다고 통보하고 떠나거나 직장에 7개월 휴가를 달라고 하는등의 그녀를 받아주는 직장상사나 지금의 남편은 어떤사람일까~~~~ 등의 상상을 해보고~
그녀의 아이를 떠올려보고.... 그녀의 이사를 따라서 절친이 차례로 이사를 와 동네친구까지 되버리는 그런 깊은 우정도 떠올려보고 말이다. ^^
대부분은 집에서 읽기보다는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하다가~ 병원에서 30~40분 기다리다가 이 책을다 읽어버리게 된것 같다~
내용의 연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되는 에세이이기에 가볍게 외출시에 들고다녀도 ..
읽는 중간에 텀이 생겨도 전혀 부담없고 편안한 책.
자극없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불편함이없이 훌훌 읽어버릴수 있는 책이어서 좋았다.
이런류의 책을 좋아하신다면 추천을 쾅!!!
표지안의 표지같이 가을단풍잎이 떨어지는것 같은 느낌의 예쁜 표지가 숨겨져 있더라~ㅎㅎㅎ
<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어본 후에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