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과 증기기관만이 존재하는 1941년 프랑스 파리.

선대의 연구를 이어 받은 과학자 부모님이 실종되자

아브릴은 유일한 친구인 고양이 다윈과 함께 숨어 살며 못다 이룬 부모님의 연구를 진행한다.

하지만 그녀를 쫓는 정부와 수상한 세력에게 정체를 들키게 되고,

부모님의 실종에는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알게 되는데…”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1940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1966

‘아브릴과 조작된 세계’는 어떻게 본다면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만의 개성과 특색을 보여주고 있고 흥미로운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기대한 만큼의 만족을 하게 된다.

즉각적으로는 오토모 가츠히로의 ‘스팀 보이’가 생각나게 되고 감독 스스로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서 그런 성향의 영화와(스팀 펑크라는 세계관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세계관을 좋아한다면 아주 좋아할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최고라고 추켜세우고 감탄하고 놀라움을 말하기는 머뭇거려져도 충분히 개성 있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주인공 아브릴과 함께 영화가 만들어내는 모험에 적극적으로 빠져들게 된다.

가상의 역사 속에서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는 ‘아브릴...’은 (이와 비슷한 유형의) 여러 애니메이션을 즐겼던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방식의 이야기 구성과 진행을 보여주고 있어서 특별히 (‘아브릴...’만의) 독창성과 특징을 찾기는 크게 부각되진 않지만 그래도 이 영화만의 주제와 관심 그리고 개성을 잃지는 않기 때문에, 그리고 이야기가 끝으로 향하면서 특별한 순간 또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호감을 갖게 되고 영화가 말하려는 내용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화창한 프랑스-파리의 풍경을 어둡고 음울하게 (마치 산업혁명 초기 런던의 풍경처럼) 만들어버리기도 하고, 온갖 매연과 우중충함으로 채워내는 솜씨는 무척 인상적이고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고 말하게 되고, 전형적인 유럽식이라고 말하게 되는 (그런 것이 실제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림체 또한 예쁘기만 한 그림이 아닌 뭔가 엉성하면서도 좀 더 끌리게 되는 느낌이 든다.

현실의 역사와는 조금은 다른 역사의 진행

거대한 제국(들)과 제국들 간의 끝없는 (자원) 전쟁

오로지 무기 개발만을 강요받는 과학자들

그런 강압에 저항하는 모습들

그리고 과학자들이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사건들

과학적 역사적 발전 없이 멈춰진 세상

증기(기관)의 세계

거대한 지하세계

영원한 생명에 대한 집착

‘아브릴...’은 오토모 가츠히로 ‘스팀 보이’와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에 영향을 받은 ‘아브릴..’만의 세계관을 만들어내고 있고, 그 세계는 생각보다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하기 때문에 이 모험에 함께 빠져들고 그 끝을 향하게 되는 과정을 두근거리며 지켜보게 된다.

마지막까지 모든 것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매력적이고 하지만 너무 예상가능하고 전형적인 과정들이 많다는 점은 조금은 아쉬운 부분처럼 느껴진다. 좀 더 상상력을 가득하게 채웠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여전히 머리에 맴돈다. 

너무 무리한 요구이고 기대일까?

다만 워낙 인상적이고 매력적인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들이 이 영화에 대한 평가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게 되는 것 같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아브릴...’을 즐겼으면 하는 생각이 더 크다.

제국(들)이 과학자(들)에게 무기 개발만을 강요하는 모습

인간(도마뱀)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집착

인간에 대한 혐오로 가득하지만 그 혐오가 오히려 인간처럼 느껴지게 되고 인간의 모습에 닮아가게 되는 모습을 보게 될 때의 씁쓸함

자연을 강제적으로 활성화-확대시키려는 시도 등등

‘아브릴...’에서 다뤄진 이야기들을 따로 확대시켜 다뤄냈어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만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만큼 재미난 이야기들로 가득한 영화였고 그래서인지 다소 밋밋하다고 생각하다가도 좀 더 끌리고 계속해서 지켜보게 되는 것 같다.

지금도 좋지만 더 좋고 괜찮은 결과물로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되는 영화였다. 물론, 지금으로도 충분했지만.

참고 : 1. 영화 속 다윈과 같은 고양이가 있다면 진짜 좋을 것 같다. 그럴 일이 과연 있을지...

       2. 개인적으로는 다른 장면들도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영화의 이야기가 끝나고 가볍게 뒷얘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려고 하면서 집안의 물건들이 변화되는 모습은 별 것 아닌 장면이면서도 어떤 감탄과 감동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왜 그 장면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는 잘 설명하지 못하겠다. 그냥 그 장면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