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12개의 쉘. 의문의 신호, 18시간마다 열리는 문. 15시간 내 그들이 온 이유를 밝혀야 한다!”
참고 : http://www.djuna.kr/xe/review/13182638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2530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32529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news.nhn?section=main&office_id=140&article_id=0000032527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news.nhn?section=main&office_id=140&article_id=0000032528
내가 가끔 생각하는 네 얘기의 시작은 이랬어
기억이라는 것은 참 신기해
예상과는 다르게 작동하지
우린 시간에 얽매여있어
특히 그 순서에...
사이사이 순간들이 기억나
그러고는 이렇게 끝이 났지
그런데 지금은 그 시작과 끝에 대한 확신이 없구나
네가 살던 기간 이외의 날들에 네 이야기가 더 있어
그들이 도착했던 날처럼 말이야
战争不能成就英雄,只能成就寡妇
전쟁은 영웅을 만들지 못하고 과부만 만들뿐이죠
‘컨택트’는 아주 감탄스럽고 다른 말을 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영화였다. 아마도 지금보다 좀 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흥미로운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드니 빌뇌브는 항상 그렇듯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을 괜히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만약 (일종의 속임수라고 말할 수 있는) 독백과 기억 그리고 추억으로 채워진 첫 장면이 없었다면 이 영화가 지금과 같이 복잡하고 앞뒤가 합쳐지면서 영화와 이야기가 이처럼 단단하게 완성될 수 있었을까? 지금과 같은 신비로움과 아련함으로 가득한 완성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전체적이 완성도와 이야기가 전달하려는 주제까지 종합적인 고민 속에서 훌륭하게 어떤 모양새로 만들어내야만 할 것인지를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점이 드뇌 빌뇌브의 뛰어남 점이고 탁월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괜한 복잡함은 드니 빌뇌브의 단점이 아닌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복잡하게 풀어냄이 그의 영화가 갖고 있는 매력이기 때문에 (그리고 ‘컨택트’가 말하려고 하는 것을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옹호하고 칭찬해야 할 것이다.
선명하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는 더욱 매력적으로 되고 있고, 혼란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그는 여러 방식으로 이야기를 더욱 훌륭한 짜임새로 완성시키고 있다.
드니 빌뇌브의 ‘미지와의 조우’라고 말할 수 있을, 새로운 시대에 알맞은 ‘미지와의 조우’라고 말하고 싶은 ‘컨택트’는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우아하고 매력적인 SF-공상과학 영화인 것 같다.
긴박감 보다는 경이로움과 어떤 감탄을 갖게 만드는, 여성-어머니의 섬세한 시선-감수성 속에서 이야기가 완성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는 시작부터 영화를 접하는 사람들을 속이고 있고 그 속임이 어떤 이유에서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영화의 완성과 동일한 맥락 속에서 속임수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뒤늦게) 깨닫게 만드는데, 시작과 과정에서는 특별할 것 없지만 좀 더 짜임새 있고 정교하게 상황과 과정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드니 빌뇌브 특유의 치밀함을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익숙한 이야기 진행과 구성이면서도 개성을 만들고 있고 몰입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딸의 가슴 아픈 이별-죽음
홀로 남은 여성-존재
갑작스럽게 등장한 미지의 생명체-존재
전 세계적인 혼란
존재와 차원의 넘어
시간의 흐름을 넘어
방문 그리고 접촉과 대화
원작 소설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컨택트’는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서서히 그리고 천천히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고, 언어학자 루이스와 수학학자 이안이 어떤 식으로 미지의 존재에게 다가서게 되는지를, 어떻게 그들과 조금씩 대화를 나누게 되는지를 조심스럽게 확인하고 있다.
루이스와 이안이라는 대립되고 조금은 다른 입장을 가진 두 주인공이 (성별도 다르다) 이야기를 이끌지만 기본적으로는 루이스에 좀 더 기울어져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고, 이안은 일정하게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컨택트’는 이야기가 꾸며지고 있다.
루이스의 복잡한 감정과 미지의 존재와의 만남 그리고 점점 급박해지는 상황까지 이야기의 그물은 촘촘하게 꿰어지고 있고 아름답게 완성되면서 모든 궁금증과 복잡함은 말끔하게 풀어지고 있다.
그 전체 과정 속에서 혼란과 공포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고 판단을 하게 되는지를, 불길함과 두려움 속에서의 선택이 어떤 식으로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상황을 악화되도록 만드는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면서 ‘컨택트’는 쉬운 진행이 아닌 복잡한 진행과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반복하면서 보여주는 기억과 추억 그리고 루이스-어머니의 감정을 강조하는 장면들은 이 영화를 더욱 감수성으로 가득하게 만들어놓고 있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조금은 뜬금없는 설정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된다면 어째서 굳이 그런 내용들을 채웠던 것인지, 그 과정을 통해서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어떤 의미에서 그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갖게 되는지를, 모든 것들이 하나로 포개지고 아름다운 짜임새를 만들면서 완성된 결과물을 접했을 때 어떤 감동을 만들게 되는지를 더욱 강렬하게 해주고 있다.
계속되는 기억과 추억의 반복
그 과정 속에서의 급박한 상황들
예기치 않은 상황과 용기 있는 선택
자유의지와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언어에 대해서
공포와 호기심
내적인 혼란과 외부에서 일어난 혼란의 겹쳐짐
시간의 겹쳐짐과 그 모든 것을 깨달았을 때의 복잡한 감정
이야기의 진행은 어떤 식으로 정리해서 설명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그저 아름답다는 말을 꺼내게만 만든다.
감탄하게 만들고 감동하게 만든다.
이야기를 정리해서 설명하기 보다는 직접 경험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이런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한없이 지루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런 영화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을 흘리고 싶어질 정도라는 말을 꺼내게 된다.
어떤 존재를 만나게 되고 그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
어떤 사람을 알게 되고 그 사람을 알아가게 되는 과정
기억과 추억이 직선적이지 않고 그 모든 것들이 하나로 겹쳐져 있을 때
기억과 감정이 뒤죽박죽으로 구성되고 모든 것의 순서가 없어졌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임을 하게 되는지, ‘컨택트’는 그것을 혹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너무 여러 방식으로 이해될 수 있고 얘기될 수 있을 것 같기기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해서 쉽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간단하게는 각자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바라보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말을 하겠지만 그건 너무 무책임하고 안이한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너무 좋았고 무척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중심에 막스 리히터 Max Richter 의 On the Nature of Daylight 가 들려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이고 처연하게 되는 것 같다.
On the Nature of Daylight 가 없었으면 감동의 크기는 무척 줄어들었을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LnASYxNJVFI
참고 : ‘컨택트’라는 제목을 누가 생각했는지 최소한의 홍보-마케팅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질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