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대를 살아온 분들이라면 더 많이 공감할 내용이더군요, 그 시절엔 남의 집 빨래 넣어놓은 것만 봐도 속사정 다 알 수 있었잖아요 ^^  뮤지컬 <빨래>에는 각각의 사연으로 하늘 아래 가장 가까운 동네, 달동네에서 월세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나영- 27세 상경한지 5년 된 처녀. 건너편 몽골 총각 \'솔롱고\' 와 로맨스를 이룸
희정 엄마- 동대문에서 옷장 사하는 혹(딸) 하나 달린 과부
집주인 - 장애아 기저귀를 40년 가까이 빨래하는 아주머니

영화라는 게 제가 좋아하는 이유는 종합예술이라 원작 소설, 영화음악, 미술까지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다는 것과 상업영화를 상영하여 수익을 끌어내기까지의 노력들로 마케팅의 묘에 대해서도 배운다는 거, 그리고 요새는 3디 4디의 효과로 인해 이제 영화는 2디의 평면 예술이 아니라는 공감각적인 문화를 배우 수 있다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전 이번 뮤지컬을 통해서 다시 한번 공연의 맛을 알게 되었는데요, 오감을 자극한다는 게 스크린의 영화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배웠네요.


공연은 어느 좌석에서나 묘미가 있다
저는 사실 영화를 한쪽 구탱이에서 보시는 분들 이해 못해요; 왜 쏠린 데 가서 틀어진 그림을 봐야 하는지 ... 그런데, 공연은 아니더군요. 전 좌석 어디에서나 그 공연은 살아있습니다! 영화처럼 2디의 그림이 아니라 배우가 직접 출연하는 공연은 앞뒤 좌우 어디에서나 그 각도에서 보는 맛이 달라요!


음악이 주는 감동!
참 찡한 부분이 있었는데, 처음엔 못된 할머닌 줄 알았던 집주인 할머니가 사실은 인간극장 나오실 만한 분이라는 걸 알게 될 때에요 \'(사지절단형 하반신마비 딸아이 X기저귀 빨래하며) 네가 있으니까 내가 빨래를 하지~~♪\' 에서 울 뻔했네요 ㅠ.ㅠ  아마 장애아 낳아서 40년을 그 수발해야 한다면 누구나 \'내 팔자야~\' 하면서 운명을 원망했을 거예요, 자신의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을 \'빨래\'로 승화시킨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네가 있으니까 빨래를 하지 ~!!

TV 드라마 100회를 보는 것보다 더한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음악이라는 게 그 선율로 사람을 그렇게 감동시키나 봅니다 ~  그리고, 과천 시민회관 대극장이 음악 공연에 적합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빨래하는 등등의 음향효과도 좋았는데 뮤지컬 <빨래>의 OST들이 모두 훌륭했어요 ~


미술이 주는 감동
뮤지컬에 익숙지 않아서 저는 배우들이 바퀴 달린 세트를 밀고 다니며 신이 연결되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ㅎㅎ 동네 슈퍼, 교회, 책방 간판들도 아기자기하고 참 서민적인 공연 무대였습니다.

무엇보다 주제가 아름다운 뮤지컬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월세방을 벗어나기도 힘든 사람들만 보인 거 같아요 ;;
그럼에도 불구, 사회부조리를 보면 의분을 낼 줄 알고, 외국인 남자와 조건 없는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내 딸 같음 말립니다 ㅠ.ㅠ), 가족 화합을 위해 슬쩍 자리를 비켜줄 줄도 아는 센스~ 못 사는 서민들의 애환이 \'빨래\' 에 녹아있음이 참 철학적으로 보였습니다 휴먼이즘 짱!! ㅎㅎ

빨래란 가정 가사 시간에 배우기를 계면활성제의 작용으로 때와 섬유를 분리시키고, 물리적인 충격을 가하여 때를 섬유에서 떨어뜨리는 그런 물리/화학적인 행위로 배웠죠,

여기서는 \'빨래\'에 철학이 묻어있습니다. OST 가사들 정~말 다 좋았는데 생각이 나지를 않네요 ^^:

♪ 빨래
......
난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

빨래를 하면서
얼룩 같은 어제를 지우고 먼지 같은 오늘을 털어내고
주름진 내일을 다려요 잘 다려진 내일을 걸치고 오늘을 살아요 ~♬

♩ 슬플 땐 빨래를 해
......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시간이 흘러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슬픈 네 눈물도 마를 거야
자 힘을 내

슬픔도 억울함도 같이 녹여서 빠는 거야
손으로 문지르고 발로 밟다 보면 힘이 생기지
깨끗해지고 잘 말라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하고 싶은 말 다시 한번 하는 거야

이런 가사들 참 좋았어요 ~!!  ^^

중학생 이상 관람가/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 공감 지원/과천시민회관
2016/10/29(토) 블로그 이웃 파파베라님 초대로 관람했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베라 언니~ ^^

파파베라님의 블로그 ☞ http://3mjiny.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