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곡성(哭聲)>(영제: THE WAILING, 2016)은 아주 인간적인 영화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인 종구(곽도원)은 인간을 대표하는 존재로 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그의 행동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고, 그의 행동에 공감이 가게 되는 것입니다. <곡성(哭聲)>은 철저하게 관객들의 인간성을 노리고 모두가 쉽게 걸릴수 밖에 없는 미끼를 던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곡성(哭聲)>에서는 기본적으로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기댈 곳을 찾고, 흔들리고, 현혹되는 것입니다. 인간이기에 신을 믿고, 미신을 믿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아 헤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나약한 인간이기에 쉽게 현혹하고 유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인간은 자신이 직접 겪기 전까지는 결코 심각해지지 않는 존재라는 것 또한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한번에 심각해지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종구(곽도원)의 딸인 효진(김환희)가 이상한 증세를 보일때부터입니다. 사실 종구가 '경찰'이지만 계속 제 3자의 입장으로 관찰을 하고 생각을 하고 있다가, 자신의 딸이 변하자 영화는 보다 깊이 있게, 심각하게 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찰'인 종구조차 이런데 (일종의 직업 편견도 포함이 되었지만) 다른 일반인은 어떨지 뻔히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곡성(哭聲)>은 상당히 재미있는 캐릭터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한 존재, 강한 존재, 그 사이에 있는 존재로 나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약한 존재인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게 표현이 되는지가 중요하고, 그것에 따라 영화가 재미있느냐, 아니냐가 결정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한 존재가 나약하면 나약할 수록, 강한 존재(악)가 영화를 휘어 잡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구는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맞는지 무엇이 옳은지 모르는 존재로 비춰지는데, 이런 종구를 안내해주는 약한 존재와 강한 존재 사이에서 길을 놓아주는 존재가 일광(황정민)입니다. 사실 종구는 일광을 전적으로 믿을 수 밖에 없게끔 만들었습니다. 종구는 절박하고, 그 절박한 것을 일광은 알고 있고 절박함을 이용하여 쉽게 현혹하고, 흔들고, 휘어잡습니다. 사실 인간은 선보다 악에 더 현혹되기 쉽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악은 인간에게 거부할 수 없는 여러 달콤한 유혹을 하고, 인간은 그것을 뿌리칠 만큼 강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곡성(哭聲)>에서 종구를 지키려고 하는 존재 (혹은 구원하려는 존재)가 있다면 바로 무명(천우희)입니다. 현혹되고 있는 인간에게 바른 길을 보여주고 그 현혹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최대한의 노력을 가하고 있지만 인간은 선의 말보다 악의 말에 더 현혹되기 쉽다는 것을 보여주듯 현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사실, 악이 상당히 강력하게 나온 면도 있습니다. 

 상당히 빠져 들 수 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보여주고 선과 악을 완전히 뚜렷하게 구분을 처음부터 나누지 않고 모호하게 나누었기에 관객들마저 현혹을 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도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게 아주 잘 현혹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광과 외지인(쿠니무라 준)을 활용하여 상당히 재미있게, 흥미롭게 관객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현혹 될 수 밖에 없고 미끼를 물 수 밖에 없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